김구에 관한 인문학도님의 솔직한 글을 읽고 2008-08-01 716 살라딘 이승만이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라서 그의 언행이 정당화됩니까? 왜 미국의 민주주의 접한 분이 사사오입개헌, 발췌개헌, 관제데모,김구암살, 조봉암 사법살인 등을 저질렀습니가? 한국의 초대대통령이 되었다면 조지워싱턴처럼 명예롭게 임기를 물려줘어 독재의 싹을 잘랐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평생 해먹으려고 하다가 쫓겨나서 하와이로 망명한 처지를 생각하면 아무리 좋게 봐줄려고 봐 줄 수가 없네요. 무심님의 글 ------------------------------------ 인문학도님은 언제나 글을 참 편하게 술술 잘 쓰시는 것 같다. 박식하시고. 그런데, 오늘 학도님 글은 너무 재미 있다. 너무 재미 있어서 (순수하게) 웃었다. 지금도 웃고 있다. 무심자가 알고 있던, 김구에 대한 실상을 오늘 학도님으로 부터 들었기 때문이다. 학도님은 순수, 솔직하기도 하신 것 같다. 무심자도 몇가지 생각나는 대로 쓰고 싶다. 무심자는 수년전에, (서울 소재 대학) 어떤 여교수의 김구 연구결과를 들었다. 김구는 물론 민족을 뜨겁게 사랑했지만, 무식하고, 매우 우직하고, 고집스럽고, 표현은 정확히 기억되지 않지만 럭비볼이랄까. 그래서 해방정국에서 김구가 죽었으니 망정이지 살아있었더라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고. 그래서 자신은 그걸 생각하면 아찔 하다고, 했다. 또 어떤 애민족자가 이 말을 가지고 혼을 내주실지 몰라 걱정이다. 허나 이것은 일단 들은 바 그대로를 성실하게 전하는 것이다. 물론 무심자도 깜짝 놀랐었다. 나중에 다른 분으로 부터 김자점의 후손이란 말도 들었다. 물론 이점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하튼, 김구 선생님의 임정에서의 활동에 누가 이의를 달수 있을까. 감사할 뿐이다. 그런데, 해방정국에 들어서면 좀 복잡한 것 같다. 선한 마음, 선한 의지 만으로 모든 것이 변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대한 이익이 걸린 상황에서 무지와 고집과 오판은 죄악이니까. 국운이 갈리는 상황에서는 지도자의 현명한 판단이, 강한 지도력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한다. 들은 풍월밖에 없어 자신은 없지만, 아는 바로는 여하튼 북은 김일성이 주도했고, 남은 이승만이 주도했고, 김구는 민족을 챙긴다고 왔다 갔다 했는데, 손에 남는게 아무것도 없었지 않았나 생각된다. 인간은 누구나 찾는 사람이 없으면 쓸쓸함을 느낀다. 바로 이때인 것 같다, 김일성이 첩자 성시백을 시켜 북에 초청을 했고, 김구는 그만 <감격>해서 성시백을 따라 북에 간 것이, 옥의 티가 되고 말았다. 북에 가서 북한 주민들앞에서 김일성의 위상을 높여주기 위한 병풍노릇을 하다가 돌아왔다. 이상은 북한 노동신문 기사 그대로다. 그리고 서울에 돌아와서 어찌 어찌하며 건국에 걸림돌 노릇을 하다가, 영웅적으로, 죽게 되었다. 김구는 우리에게 어려운 판단을 주고 갔다. 물론 임정에서의 활동은 한 없이 감사할 뿐이지만, 해방정국에서 그는 자유대한에, (적어도 보수 우파 자유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걸림돌이 되었다. 전자를 중시하면, 그는 위대한 애민족자이고, 후자를 중시하면, 그는 자신의 무지로 인하여 국민들을 결국 김일성 공산주의에 넘겨줄뻔 했던 죄인? 이라 할 것이다. 어쩌란 말인가. 평생을 애국애족에 바쳤으니, 잠간 실수는 눈감아 주어야 하는가. 그래야 하겠지. 그러나, 다른 한편, 누구든 99번 잘하다가 1번 실수하면 죄인이 되는 것 아닌가. 이완용도 조선 마지막날 결재서류를 들고간 죄 밖에 더 있겠는가. 하지만, 여하튼 무심자는 김구 할아버지의 애국애족심 만을 바라보고 싶다. 왜, 과거는 지나갔으니까. 왜, 무심자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어쩌면 모든 보수, 우파, 자유주의자 들도 무심자와 같은 생각일지 모른다. 그런데, 그런데, 그러지 못하게 가로막는 사람이 있으니, 누구인가. 김일성 김정일 부자와 남한의 종북좌파 떨거지들이다. 그들이 죽은 김구 할아버지를 수단으로 이용하여 남한의 자유주의를 공격하려 하기 때문이다. 다른 글에서 썼지만, 그들의 전략은 임정의 강조>김구의 민족주의 및 북한에 대한 친밀감 강조>친일파 배격 주장>이승만, 박정희를 친일파로 매도> 남한이 정통성 없다고 비난>미일 배척> 우리민족끼리 통일> 다같이 개같이 못살기 를 기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구를 한 없이 치켜세우고, 이승만 박정희는 틈만 있으면 씹어조진다. 종북좌파의 이런 야욕이 없다면, 무심자는 김구에 대해 훨씬 더 너그러웠을 것이다. 다른 우파 인사들도 그랬을 것이다. 오늘 우리 다수 국민들의 의식속에서, 김구는 영웅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민족이라면 갑짜기 피가 끓어 오르니까. 또 종북좌파의 선전공작이 결실을 맺었으니까. 그의 위인전은 서가에 넘치고, 동상은 우뚝 섰으며, 기념관 기념사업은 빛나고, 고액권 화폐에 그의 얼굴을 올린다 어쩐다고 들었다. 반면, 이승만은 분파주의자, 친미주의자, 친일파, 분단주의자, 독재자다. 그의 동상은 모조리 끌어내려저 어디에 처박혀 있는지 모른다. 얼마전 어떤 학교 교정이 작은 동상을 세웠다가 애족? 교사? 들에 의해 항의 받고 있다고 읽었다. 이승만은 당대 세계 최고수준의 지식인이었다. 지금도 박사가 간단치 않은 것이지만, 그는 90-60 년전에 미국 프린스턴대학? 국제법학 박사였다. 나라 잃은 약소국 애국운동가로서, 대통령감으로서 당시에 국제법을 공부했다는 것은 우리에게 대단한 행운이 아닐 수 없다고 본다. 그가 미국 교포들과 그리고 임정에서 불화가 있었다는데, 무심자는, 그가 공부를 많이 했기에, 생각의 간격때문에 혹시 그러지 않았는지, 추측해 본다. 그가 친미파여서 미국주도로 남한만의 정부를 수립했다는 일부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본다. 당시 그는 자유를 체험했고, 국제정세, 미국내부 사정, 국내 정세를 누구보다도 잘 알았을 것이다. 당시의 공산주의 운동을 누구보다 더 잘 알았을 것이다. 친일파를 척결하지 않았다 하지만, 무심자는, 예컨대 독립군을 적극적으로 괴롭힌 경우가 아니라면, 누구도 탓할 수 없다고 본다. 누가 그런 자격이 있단 말인가. 건국하자마자 625 가 터져서 이러고 저러고 할 형편도 아니었다. 박대통령에 대해서는 모두 잘 아니까, 물론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생략하고, 한가지만 말하겠다. 그는 당시 세계 최강국중 하나인 일본제국에서 엘리뜨 들을 위한 최신식 고등교육을 받았다. 문무를 겸전한. 마지막으로, 민족에 대해서. 민족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럼 기독교도들의 사해동포는 개구라인가, 그럼 무슨 의미를 갖는지. 불교의 가르침에 또 끌어다 쓸만한 어떤 구절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일전에 토로한 바 있지만, 피는 피를 부른다. 동포는 그립지만, 만나면 싸운다. 왜, 이익이 부딪치고, 문화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심자에게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은 각자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공동생활의 지침, 곧 자유주의 이념이다. 다시 말하면, 민족보다 자유와 인권이 훨씬 더 중요하다. 자유와 인권을 지켜주는 체제가 훨씬 더 중요하다. 민족이라는 단어의 주술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생각된다. 이상, 인문학도님께서 재미있는 솔직한 글을 써주셔서, 학도님 때문에 무심자가 몇마디 낙서를 하고 말았다. 인문학도님의 글 ------------------------------------ 해방 이후 김구의 행적 때문에 김구나 임시정부에 대해서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각들이 있는 듯합니다. 그분들로서는 용납하기 힘든 존재인 김일성에게 대화를 시도하고 마지막까지 남북 공동 노선을 꾀했다는 점에서는 아무래도 공격에 노출되기 쉬울 수밖에 없겠지요. 허나 조금만 면밀하게 들여다보면, 이러한 시선은 전형적인 이념 추수주의의 오류에 빠져있음을 엿보게 됩니다. 김구에 대한 평가는 더도 덜도 없이 ＇민족주의자＇라는 한 마디로 요약됩니다. 역사에서는 김구를 민족 지도자 내지는 일생을 헌신한 독립 운동가로 추앙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구라는 인물이 뛰어난 식견과 인품을 지닌 인물이었다고 추측하는 것은 또한 사실과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일단 김구는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운동가에 가까운 성품을 지닌 사람이었고, 때로는 행동이 도를 지나쳐서 과격한 노선을 선택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고등 교육을 받았던 경력은 없으며, 이후 임시정부에서 활동하면서도 이론적인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조금 경박하게 표현한다면, 무식하기에 용감했던 운동가가 바로 김구의 실제 모습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김구를 폄훼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것이 지금 일부 우파 논객들이 김구에게 씌우고자 하는 혐의(?)를 벗을 수 있게 해 주는 요소이기 때문이지요. 김구의 모든 정치적 실천을 지배했던 원리는 단 한가지, 민족주의 뿐입니다. 그것도 이론적으로 철저하게 무장한 민족주의였다기보다는 대체로 심정적인, 혹은 감상적인 선을 넘어서지 않는 수준의 ＇범박한＇ 민족주의였다고 봐야 합니다. 이것이 일종의 원리주의로 기능하면서 ＇민족＇을 제외한 다른 이념적 요소들은 철저하게 무시했던 것이 김구의 기본적인 스탠스라고 보는 게 정확할 것입니다. 이것은 김구가 이승만이나 김정일과 다른 규범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가 됩니다. 이승만이나 김정일은 자신들의 지지 기반이었던 미국과 소련의 정치적/사상적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고, 오히려 이러한 지지기반의 확보를 위해 두 강대국이 견지했던 토대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입장을 취하게 됩니다. 이 결과가 1948년 대한민국의 건국과 1949년 북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성립이지요. 그러나 김구에게는 이러한 이념적 대립, 혹은 냉전 체제의 정치적 대립이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없었습니다. 나쁘게 말하자면 이러한 정치적 구도를 이해할만큼 머리 회전이 빠른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고, 좋게 말하자면 이념의 문제보다 민족의 문제를 앞선 것으로 파악하고 민족을 이념의 윗줄로 넣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던 인물이었기 때문이죠. 민족의 문제를 말하는 데 있어서 소극적인 한국의 우파 논객들로서는 이러한 김구의 성향이 마뜩찮게 보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보수＇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민족 문제를 다루는 데에는 인색한 것이 한국 우파의 특징 가운데 하나니까요. 더군다나 이념적으로 결코 병립할 수 없는 김일성이라는 존재와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를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도 김구는 뭇매를 맞아야 할 인물처럼 보일 겁니다. 그러나 김구의 입장에서는 김일성이 되었든 박헌영이 되었든 항일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인물이라면 그가 택했던 민족 원리주의의 입장에서 하등 거리낄 것이 없는 대상이었을 것이고, 그런 까닭에 별다른 저항감 없이 김일성과 대화를 시도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요는 이렇습니다. 8월 15일을 광복절이 아닌 ＇건국절＇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일반 시민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민족주의와의 정면 대결을 시도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한반도 민족주의의 아이콘과도 같은 김구라는 인물의 행적을 정면으로 걸고 넘어져야 하는 작업이니까요. 그러나 일제 식민치하 36년이라는 경험을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과연 저러한 도전(?)을 쉽게 납득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우파 내에서야 그런대로 합리적인 주장인 것처럼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으나, 민족의 문제에 대해 아직까지도 심정적인 성원을 포기하지 않은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는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겁니다. K리그나 기타 국내 스포츠에는 별 관심도 없으면서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국가대항전＇에서는 폭발할 듯한 기세로 달려드는 것이 한국 국민들의 특성이지요. 그만큼 내면에 작동하고 있는 민족주의의 시스템이 강고하다는 것인데요, 과연 여기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지 의심스럽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