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가치를 개발해야; 2008-08-07 599 방랑객 보수의 구매력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과 보수를 표방하는 정치인들의 경쟁력 없음은 일단 구분하고 싶습니다. 먼저 한가지, 보수의 구매력없음을 안타까워 하는 분들께 여쭙고 싶습니다. 보수개혁이란 것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저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YS 재임시절 최고의 개혁세력이 누구였는지만 떠올려도 제 의견에 동의하실 것입니다. 법치주의를 외쳤던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당시 감사원장)은 거의 국민적 지지를 받던 개혁주의자였습니다. 하지만 이 분이 당시에 공산주의에 입각한 개혁을 외치거나 체제 전복을 논의한 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를 외쳤죠. 법과 원칙. 존경받는 보수, 젊은이들의 박수를 받는 보수의 가능성은 이미 충분하지 않습니까? 보수가 젊은이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이 구매력 없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지키려고 하는 것이 '가치'가 아니라 '기득권'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극우파들도 미국 대통령들이 온다고 길거리에서 환영집회를 열거나 하는 작태는 연출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어느 나라 보수주의자가 식민지를 연상하게 하는 집회를 개최합니까? 보수는 정체성이 확고해야 합니다. 보수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그때 그때의 세력에 따라 기득권을 옹호하는 홍위병으로 전락하면, 이 사회는 중심을 잡지 못하게 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진정한 보수주의자라면, 삼성그룹의 편법 상속에 대해 엄벌을 내릴 것을 주장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편법상속에 의한 세금탈루는 그야말로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이기 때문이지요. 자유시장경제가 지향하는 바는 자유로운 개인들의 공정한 경쟁입니다. 자유시장경제의 자유를 정글의 자유로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자유시장경제의 최대의 적은, 공산주의도 아니요 사회주의도 아닌, 규칙을 어기는 사람입니다. 시장경제의 규칙을 어기는 사람은 경제활동 주체의 의욕을 저하시키고 체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립니다. 따라서 자유시장경제의 최대의 적은, 불법적인 부의 상속, 시장 지배적위치의 남용, 독과점과 같은 규칙을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이른바 지금의 보수진영에서 이런 관점에서 개혁을 주장하거나 원칙을 고수한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고 김재익 수석이나 전 민주당 국회의원인 김종인씨가 이런 보수주의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보수가 보수다울 때 보수는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제 주장이 아니라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수가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앞서 이회창씨의 사례를 다시 생각해봅니다. 한창 법과 원칙에 입각한 (보수)개혁세력으로 각광받던 이회창씨는 정치적 세를 확장하기 위해 구 민정계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구태 정치인으로 인지됩니다. 법과 원칙을 버리고 현실 세력과 결합한 것이지요. 그 결과 대한민국 헌정사상 유일무이하게 천만표이상을 득표하고도 대통령이 되지 못한 정치인으로 등극했습니다. 역사에서 우리가 배우지 못한다면 역사가 우리에게 복수할 것입니다. 이상 졸렬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