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로 뽑은`대통령, 물러가라고 해야 할까요 ? 말까요 ? 2008-08-08 727 식은 커피 (게시판에 올리신 글을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오타, 맞춤법 등을 약간 손보았습니다. 그 점 필자분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이상돈 올림.) ------------------------------------------------------------------------------------------------------------------------- 선거로 뽑은 대통령 물러나라고 해야할까요? 말까요? 식은커피 2008-08-08 개인적 정치적 성향을 먼저 말해야 글의 맥락을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정치조직 생활을 한번도 한적 없고 진보신당 게시판 정도에 얼쩡거리고 막연히 평등과 연대라는 관념에 따라 생각하는 정도 입니다. 노무현씨 찍었다가 내 손가락 잘라버리고 싶다고 술먹으면 반 농담삼아 예기하곤 했지요. 이명박씨 대통령 당선되고 촛불 집회 초기에 <이명박 Out> 이야기가 조금씩 나올때 선거로 뽑힌 대통령인데 물러나라고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지요. 물론 이명박 씨가 이뻐서가 아닙니다. 일부 좌파라고 하는 사람들이 좀 폄하하는 경향이 있는 이 절차적 민주주의라는게 우리 사회가 얻은 소중한 싸움의 성과이고 또 꼭 지키고 발전시켜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군사정권 거쳐 민간정부로 넘어오고 정권까지 바뀌고 이제 대통선거라는 권력 교체문제는 절차에 따라 잘 이루어지는 것 같고. 선거도 점점 깨끗해 지는 것 같고 정치하는 사람들이 책임질 일은 법 규정에 따라 책임지고 하는 미시적 절차들 까지 잘 발전시키면 되는 거 아닌가. 군, 검찰, 경찰, 안기부 이런 권력 기관들 여전히 이런 저런 문제는 많지만 더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게 되었고 문제점들은 차차 고쳐나가면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었지요. 물론 비정규직 문제에서 보듯 노동계의 입장에서 보면 국가권력은 여전히 공포의 대상이었지요. 노무현씨 집권시에도 노동자 들에 대한 권력행사는 한나라당 쪽 정권이나 다를바 없었으니까요 (원천봉쇄, 해고, 파업등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이것들과 부안에서 폭력성 보고 노무현 찍은 제 손가락 잘라버린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자본 대 노동의 싸움은 언디든 있는 것이고, 절차적 민주주의라는 것은 좌파와 노동운동 진영에 도움이 되면 됐지 나쁠건 없다는 생각이었지요. 그리고 노무현 정권에서도 있었던 일부 권력기관의 폭력성은 서서히 사라져가는 잔재 정도다 생각했구요. 하지만 요 근래 이명박 정부의 행태를 보면서 요즘 유행하는 말로 급당황 하고 있습니다. 검찰, 경찰, 군대에 감사원 까지 마치 총 동원령이 내려진듯 "이명박"이라는 특정 정권 보호하고 반대파 부수기 위해 저렇게 동분서주하는 모습에 그야말로 30년 전으로 돌아간 듯 합니다. 더 문제인 것은 이 사람들은 도대체 자신들의 의도를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시위자 체포에 현상금 까지 거는, 이런 듣도 보도 못한 행태까지 보이고 있으니 전두환 보다 더 나쁘다라는 진보좌파라고 하는 사람들의 비판이 과장은 아닌 것 같구요. 지지율 20% 정권이 앞으로 4년 6개월 정도를 더 유지하려먼 이러한 폭력은 점점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좋아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거기다 거대여당에다 노골적으로 정부기관 동원하는 것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 이 정부 행태를 볼때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 대선에서 무슨 짓을 어떻게 할 지 그림이 그려지구요. 선거위원회, (중앙, 지방)공무원, 검경, 국가정보원 총 동원해서 모든 선거에서 이기려고 하겠지요. 서서히 사라져갈 과거의 잔재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시 활개치는 그런 나라가 된 듯합니다. 이렇다 보니 요즘 생각이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 처럼 "정권 타도" 투쟁을 또 해야하는 거 아닌가. 일반적인 민주주의적 절차나 가치를 지킬 생각이 전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은 이 정부에 대해서 선거로 뽑았으니 내려오라고 해선 안된다라는 저의 이전 생각은 유효하지 않은 것 같구요. 노무현 황석영 최장집 교수 등을 이상돈 교수님 께서 언급을 하셨는데 노무현, 황석영씨는 모르겠고 최장집 교수에게 저 질문을 다시 묻는 다면 어떤 대답을 하실까 궁금합니다. 저 분들이 선거로 뽑은 대통령 물러나라고 해선 안된다라고 하셨을 때는 단순히 나중에 민주당 집권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은 아니실 겁니다. 절차적 민주주의 또는 일반적 민주주의라는게 그만큼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무지 마음에 안들어도 함부로 어째서는 안된다는 신념이 있었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하지만 다시 물어본다면? 물러나라고 해야할까 말아야 할까 라는 질문은 따지고 보면 쓸데없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 "정권타도" 투쟁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지방선거 전후로 정부에서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한다는 인상을 주게 되면(노골적으로 개입을 할 거라 봅니다.) 정권타도 투쟁이 강해지리라 봅니다. 물론 선택은 국민들이 하겠지요. 제가 생각할 때 우리 국민들 소위 "민주화" 이후 많이 '탈 정치적'이 되었지만 민주주의라는 게 위협받을 때는 그걸 지키기 위해 싸우고 동조해줄 준비가 되어있다고 봅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한나라당이 많은 타격을 입었지요. 이건 단순히 "노빠"나 "진보"라는 사람들만 한나라당 공격해서도 아니고 보수신문이 믿고 싶어하듯 KBS가 선전성동 해서도 아니라고 봅니다. 많은 수의 국민들이 민주화의 결과물인 선거로 뽑힌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한나라당의 행태에 막연하게나마 위협을 느껴서 한나라당을 처벌한 것으로 믿습니다. 그럼 앞으로 일어날 정권타도 투쟁을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 거냐가 관건이겠지요. 이명박 정부 자체가 민주주의에 위협이다 하면 동조해 줄것이고 (노무현 탄핵때 처럼), 정권타도 투쟁 자체도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다 니들이 뭔데 물러나라 마라 하냐...하면 소수 "극렬좌파 운동권"의 떼쓰기 정도로 끝날 것이구요. '87년 체제'라는 말이 있지요. 신지호씨 같은 사람이나 많은 진보좌파도 이제 민주 대 반민주 라는 대립 구도로 이루어진 87년 체제는 이제 종말을 고했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신지호씨 같은 사람은 이제 민주 반민주 넘어서 선진국으로 가야된다는 것이고, 일부 좌파들은 민주주의의 정착, 공고화를 위해 노력하되 이제 신자유주의 하에서 대안을 내 놓아야 한다는 주장을 했구요. 그런데 이런 87년 체제 또는 민주-반민주 구도에 대한 논쟁이 요즘 상황에서 그리고 앞으로 전개될 상활에서 어떻게 다시 전개될 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신지호 같은 이명박 사람이야 당연히 '민주-반민주는 아니다'고 이야기를 할테니 관심 대상이 아니고, 좌파 사람들은 어떻게 논쟁을 할까. 민주-반민주 아직 유효하다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진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이회창 씨나 이상돈 교수님 같은 분은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하실까 궁금하기도 하구요. "법질서 수호"를 외치실 건가 아니면 이명박 정부 반 민주성을 비판할 것인가. 참 입장이 난감해 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법질서 수호"를 외치자니 "진정한 보수"도 아니고, 보수의 얼굴에 먹칠하는 이명박 정부에 동조하는게 되고 민주화를 말하자니 "진보좌파"에 동조하고 그들의 집권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되고.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