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설명하지 못하는 게 문제죠. 2010-04-20 335 인문학도 솔직히 국방부나 정부나 민군조사단 그 어느 쪽도 북한의 개입 여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만일 확신하는 입장이었다면 이미 북한 소행이라고 발표하고도 남았겠죠. 그러나 국방부나 정부가 공식적으로 그런 발표를 해버리게 되면 그때부터는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남북관계가 경색되는 거야 당연한 일이니 그러려니 하겠지만, 이때부터는 그야말로 '분쟁'이 되기 때문에 사안 자체가 국제 단위로 넘어가버리지요. 국내에서야 적당히 친정부언론 동원해서 어뢰 가능성 솔솔 흘리고, 북한 특수공작원이 물 속에 있었다는 둥 자살어뢰단을 조직해서 돌격했다는 둥 어뢰가 일으키는 폭압의 방향을 컨트롤할 수 있는 신무기를 동원했다는 둥 온갖 개소리를 늘어놓아대면서 무지한 사람들을 현혹 - 개중에는 C일보, D일보에서 '그렇다'고 말하면 '그렇다'고 철썩같이 믿어버리는 어르신들도 꽤 됩니다 - 하는 데 충분하겠지만, 국제적인 단위로 번지게 되면 그런 식의 협잡질은 먹혀들지 않게 되겠고요. 무엇보다도 섵불리 북한설 주장했다가 제대로 된 근거도 찾지 못하면 국제사회에서 그야말로 '웃음거리'로 전락할 공산이 큽니다. 오히려 북한설 강변하겠다고 UN안보리 등에 제소라도 했다가 거꾸로 다른 사건 원인이 밝혀지기라도 한다면 그만한 망신도 없겠지요. 따라서 현재로서는 '영구미제'로 넘겨버릴 공산이 큽니다. 친정부 언론 총동원해서 사람들이 '북한 어뢰'라고 믿게 만들만한 온갖 루머는 열심히 흘리면서도 정작 국방부나 정부의 공식발표는 '그런 말 하지 않았다'고 발뺌하는 식으로 핑퐁을 치겠죠. 그게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입니다. 그리고 한동안 그런 식의 태도를 유지하다가 결국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영구미제' 처리를 할 겁니다. 물론 뒤에는 '북한의 공작'이라는 여운을 잔잔히 깔아둘 거고 말이죠. 적어도 6월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