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믿고 자시고 할 것도 없지요. 2010-04-27 620 인문학도 애초에 믿고 말고 할 부분이 없으니까요. 함미와 함수를 연결하면 ㅅ자 모양의 공간이 생긴다는 것이 어뢰설에 대한 근거라고 주장하는데, 그 말대로라면 '물기둥을 보지 못했다'는 생존자들의 증언과 모순이 되는 거구요, 여기에 대해 다시 합조단이 내놓은 '물기둥(폭압)은 옆으로만 퍼질 수도 있다'는 답변을 받아들이면 함미와 함수 사이에 ㅅ자의 공간이 생기는 게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이 말대로라면, 즉 폭압이 수평 방향으로 진행했다면 함체에 남은 상처는 진행 방향에 대해 90도 각도로 솟은 원뿔 형태가 되어야겠지요. 물론 이렇게 되면 폭압에 의한 간접 타격설은 거짓말이 되는 거고요, 이렇게 흔적이 남는 경우는 어뢰가 함체 현측에 직격한 경우밖에는 없습니다. 사실 합조단은 이번 발표를 통해서 스스로를 옭아맨 겁니다. 버블젯을 주장하자니 물기둥이 말이 안되고, 물기둥 방향을 바꾸자니 버블젯이 말이 안되는 격이니까요. 굳이 물리학의 기본 원리를 들이댈 것도 없지요. 이미 내부적으로 모순이니까요. 자신들도 그걸 알았는지 중국제 자항어뢰 어쩌고 하는 의견을 내놓았는데, 사실 이건 버블젯이나 물기둥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항입니다. 아마도 중국제 Yu-7을 탄체로 사용하는 캡터식 기뢰를 말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어차피 캡터식 기뢰든 잠수함용 어뢰든 그 차이는 발사체가 무엇이냐인 것이지, 폭발 방식의 차이는 아니니까요. 그저 현대 해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위해 적당히 전문용어 섞어가면서 자신들의 모순점을 감추려는 시도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합조단 발표 중에서 최고의 코미디는 이거였죠. "침몰 해역에서 암초 등이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암초 가능성은 희박하다." 합조단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명백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애초에 암초 접촉 지점과 침몰 지점이 같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 밖이지요. 암초와 접촉하면 최대한 해당 해역을 빠져나와서 안전한 해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게 보통입니다. 만일 암초 가능성 여부에 대해 타진한다고 했으면 침몰 해역의 암초 여부를 조사할 것이 아니라, 사건 당일날 천안함의 이동경로를 조사해서 경로 주위에 암초가 있는지를 파악했어야 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몰 해역'으로 조사범위를 한정했다는 것은, 애초부터 무엇인가를 '감추겠다'라는 의도가 있었다는 뜻입니다. 일단 암초설이 제기되었으니 뭔가 구색은 갖춰야겠고, 그렇다고 제대로 조사하다가 원치 않는 진실이 드러나는 일만큼은 막아야겠고, 그러다보니 '침몰 해역에 암초 없음'이라는 코미디만 남발하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한심한 것은 합조단의 이런 엉망진창 중간발표조차 듣기도 전에 어뢰설은커녕 북한설 운운하는 일부 정신나간 작자들이라고 하겠습니다. 대체 이 사람들은 머릿속에 안보의식이라는 게 있기나 한건지 의심스러워요. 사고가 나면 왜 사고가 났는지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적당히 의심가는 '남'에게 떠넘겨서 시비나 거는 게 국가안보를 위한 지름길이라고 믿는가 봅니다. 이런 사람들이 언론사 기자랍시고 말도 안되는 기사나 써제끼고 있으니 합조단도 그따위 내용을 조사 결과랍시고 발표할 수 있는 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