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결과가 씁쓸한 이유 2010-06-04 520 유은선 지난 천안함 사태 당시 제가 게시판에 올렸던 글을 기억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선거결과가 천안함 역풍이란 이야기도 기왕 나오고 있으니...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죠. 천안함 사태 직후, 이명박 정부가 이상하리만치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접근을 기하고 있고, 조갑제류 극우진영에선 이 일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데 대해 닦달을 해대고 야당과 시민단체 그리고 인터넷의 각종 좌파매체와 젊은 네티즌들이 오만 의혹제기를 하고 있을때...전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만약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다가...북한의 소행이라는 ‘ 결정적 증거 ’가 선거를 코 앞에 둔 시점에서 드러난다면 ? 그때, 제가 쓴 글의 요지도 대충 그러하였습니다만, 그렇습니다. 전 이명박 정부가 처음부터 북한의 짓이라 단정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점. - 심지어 국회에선 장관에게 ‘북한소행으로 몰아가지 말라’는 메모가 전달된게 들키는 해프닝까지 벌어지면서 - 우선 전 이명박 정부가 과거 군사정권처럼 무조건 북한 소행이라 몰아붙이지 않고, 무척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점. 그 점에 대해 확실히 이 정부는 과거 군사정권과는 많이 다르구나. 특히 대북문제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이. 그리고 그 점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론 어떤 섬뜩한 전율을 느꼈습니다. 과연 천안함은 북풍(?)인가. 또는 이 정부는 북풍을 일으키려 하는가. 솔직히 북풍이란 표현 자체가 넌센스입니다. 어차피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것이 우리의 현실인 이상 북한문제는 어떤 형태로든 국내정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비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천안함 사태 대응방식...이명박 정부는 참 착했습니다 - 진심으로요 - . 과거 군사정권때 같으면 이미 북한규탄 궐기대회가 수백번도 더 일어나고도 남았겠지요.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 결정적 증거 ’가 나올때까진 아무런 단정도 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갔고, 그동안 특히 인터넷의 좌파진영에선 수많은 의혹과 음모론이 무성하였습니다. 특히 천안함이 인양된후엔 그 파손된 선체를 놓고 그야말로 KAL 858 사건 의혹제기를 방불케하는 오만,천만 의혹이 제기되었죠. 천안함 사태 관련 지난 두달 아무말없이 침묵만 하며 지켜보기만 한 제 그때 솔직한 속마음은. 매우 이중적이면서도...안타까왔습니다. 정말 저렇게 의혹제기만 하고 있다가 선거직전에 ‘북한소행’이란 결정적 증거가 나온다면...그 폭발력은 가공할 수준을텐데... 이중적 감정...참 제 마음 나도 모르겠다는 고백이 스스로 나올 정도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부를 어느정도 견제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는데...그러면서도 진보진영의 오만 의혹제기를 바라보면서 드는 마음...“ 얘네들 지금...망하려고 제대로 작정을 했구나... ” 솔직히 전 한편으론 혹시 이명박 측근중 굉장히 노련하고 치밀한 북풍 지략가가 있는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 지경이었습니다. 글쎄요, 제가 이명박 측근이라면...천안한 사태 직후에 바로 그런 생각까진 안 했겠지만...시간이 지나면 한번 이런 건의 해봤을것 같긴 하네요. “ 대통령님, 우리 과거 군사정부완 다르다는걸 보여줍시다. 어차피 우리 아직 정확한 사건의 진상은 모르는것 아닙니까 ? 지금 야당과 특히 인터넷에서 오만 의혹제기가 자꾸 나오는데...진상조사는 진상조사대로 하고...다만 (정확한 사건의 진상이) 확실해질때까지 아무말도 하지 맙시다. 어차피 침몰한 선체 인양하고 진상조사하고 그러는데 걸리는 시간 최소한 한달 이상일겁니다. 그러다 보면 지방선거 날짜 다가옵니다. 헌데...만약 그때가서 ” 북한의 소행 “이란 결정적 증거가 나타난다면.......... ” 네, 어쩌면 제 속마음까지도 꿰뚫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섬뜩한 생각이 들 정도로...그런 유능하고 노련한 지략가가 이명박 측근중 있는것 아닌가 그런 상상까지 해봤을정도로...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사태에 대응해가는 방식. 잘하고 있다는 박수는 치고 있으면서도, 웬지 무섭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만약 이러다 정말 북한의 소행이란 증거가 드러나면. 이명박 정부는 제대로 승기를 잡는거였습니다. 그동한 닦달해대던 조갑제류 극우진영에겐 ‘ 그러게 잘하고 있는사람 왜 자꾸 독촉해대냐 ’고 한번 제대로 쏘아붙일수 있는 호기가 되었을거고, 오만 의혹제기를 하난 야당과 시민단체, 좌파진영 특히 인터넷에서 의혹제기하는 철부지 네티즌들을 제대로 아작낼수 있는...절호의 기회가 올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야당의 계속되는 의혹제기를 보면서 - 솔직히 차라리 내가 민주당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서 민주당 선거전략을 바꿔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 안습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 얘네들, 제대로 망하는길로 들어가는구나... ” 그러면서 한편으론 “ 하지만 이렇게 되면 이명박 정부를 중간평가할 기회가 사라져버리는데... ” 이 복잡한 이중적 감정을 숨긴채 침묵으로 일관하며 천안함 사태 이후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모두 알다시피 이와같은 지방선거 결과가 나와버리고 말았네요. -.- 하지만 그래서 되려 더 착잡하고 씁쓸합니다. 왜냐 ? 확실히 이번 선거 젊은층 투표율이 부쩍 늘어났음이 확인되었고 거기엔 트위터등 인터넷이 많은 영향을 미쳤음도 입증되었습니다. 확실히 요즘 인터넷 여론은 무시할수 없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그래서 씁쓸하다는 겁니다. 그렇게 투표장에 나간 2,30대 네티즌이나 진보성향 네티즌 대다수가...사실 그네들중 상당수는 그동안 인터넷에 떠도는 천안함 관련 수많은 유언비어,괴담등을 접했을겁니다. 그리고 그게 투표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겠죠. 차라리 이명박 정부의 깊은(?) 속을 제대로 꿰뚫어보고 나타난 투표양상이라면 제가 이런 소리까진 안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실제 되려 선거결과가...그동안 떠돈 수많은 천안함 관련 루머들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더군요. 괴담 유포자들 덕분에 목에 힘 좀 들어가게 생겼죠. 그래서 씁쓸하다는겁니다. 이명박 정부의 오만에 제동을 걸게된건 다행이지만, 그 견제를 위해 투표를 한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심을 한번 파악해본다면...-.- 솔직히, 이명박 측근중에 그렇게 뛰어난 북풍지략 - 야당이 오만 의혹 제기하는동안엔 가만 있자. 그러다 선거 직전에 결정적 증거가 나오면 우리가 이긴다 - 을 꺼낼만한 인재가 있을것 같지도 않고 -.- 또 그런 정부의 속셈을 제대로 꿰뚫어보고 투표했을만큼 요즘 젊은 유권자들이나 네티즌들이 그렇게 현명할 것 같지도 않더군요. 한마디로 이명박 정부도 정부지만...인터넷에 떠도는 말도 안되는 루머,괴담을 그대로 믿고 표를 던진 네티즌도 딱 그 수준이란 이야기입니다. 천안함...역풍이 불긴 불었습니다. 만약 정말 앞에 제가 말한것 같은 그러한 북풍전략이 제대로 간파되어 역풍이 분것이라면, 그건 차라리 다행입니다. 그야말로 우리 유권자들의 현명함이 정부의 술책을 제대로 꿰뚫어본게 된거니까요.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은...정말이지 속된말로 안습이네요. 끝으로...이번 선거결과에 대한 제 심정을 한줄로 요약하자면 이와 같습니다. “ 노무현 대통령, 당신이 이기셨습니다...하지만 천안함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