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중이던 KF-5F 동해상에 추락 2010-06-18 525 인문학도 동해상에서 공대지 사격중이던 KF-5F 한 대가 추락했다. 아직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탑승원인 두 명의 조종사는 결국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낙하산이 펼쳐지다가 만 상태였던 것으로 보아 아마도 탈출을 시도하다가 시간이 부족해서 그대로 착수 후 익사한 게 아닌가 추정되는 상황이다. 사고가 난 KF-5F는 율곡사업의 일환으로 도입된 F-5E/F를 일부 개량하여 국내에서 면허생산한 기종이다. 당시 원래 계획상으로는 최신예기종인 F-16A가 물망에 올랐었고, 미국 역시 F-16A를 수출하는 것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돌연 기종을 F-5로 변경, 숱한 구설수를 만들어냈다. 말로는 대북강경책을 내세웠던 전두환 정권이 실질적인 국방력 강화에 대해서는 얼마나 무책임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 가운데 하나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2000년 이후 추락한 F-5E/F는 총 7대, 그 중 무려 '3대'가 2010년에 추락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번에 순직한 박모 중령은 지난번 3월 F-5E와 F-5F 두 대가 동시에 추락했을 때 순직했던 분의 후임 비행대대장이었다. 비록 F-5E/F가 노후화된 기종이기는 하지만 그간 공군은 피말리는 노력을 통해서 기체의 수명을 연장하고 골조를 보강하는 등의 작업을 통해 그럭저럭 운용이 가능한 상태로 유지를 해왔었다. 그러던 것이 2010년 들어서 불과 상반기 동안 3대가 추락하는 상황으로 돌변했다. 이명박 정부는 '정부사업'을 빌미로 - 그 사업이 무엇인지는 不問可知, 물어봐야 입아프다 - 22조원에 해당하는 국방비를 삭감했다. 이것은 당연히 군사장비의 도입 또는 개량에 필요한 비용 상당수가 다른 항목으로 빠져나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덕분에 공군이나 해군이 추진하던 상당수의 신규무기도입 또는 무기개량사업 등이 시행규모가 축소되거나 시행시기를 2~3년 늦추는 수모(?)를 겪게 되었다. 더군다나 아이러니한 것은 '정부사업'으로 인해 축소되거나 연기된 사업 대다수가 '좌파정권'이라 일컬어지는 노무현 정권 당시 수립된 사업들이라는 점이다. 좌파정권인 노무현은 국방력 강화에 힘쓰고, 국가안보를 내세우는 이명박 정권은 원래 있던 파이마저 빼앗아가는 형국이니 이만한 주객전도도 보기 힘들겠다. 조종사의 양성에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그 비용을 능가하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비행대대를 이끌 만큼의 베테랑급 조종사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말로는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노력이 들어간다. 따라서 조종사의 안전은 항상 최우선시되어야 하고, 이런 것을 위해서라도 기존의 전투기를 개량하고 신종 전투기를 도입하는 데 들어가는 돈을 아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사업' 명목으로 22조원 가량의 국방비를 빼버린 이명박 정부는 아직도 입으로는 북한에 대한 '강경대응'을 주장하고 있다. 강경대응 말은 좋다. 무엇으로 강경대응을 하겠다는 말인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 이승만은 틈만 나면 북진통일을 부르짖었다는데, 이승만 흉내내서 '입으로만 하는 강경대응'이라도 할 참인가? 22조원 가량의 국방비를 '엉뚱한 곳'에 낭비해놓고서는 '군대의 기강이 해이해졌다, 정신적인 재무장이 필요하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 후안무치함에 나는 그저 경악한다. 천안함 사태로 46명의 아까운 목숨이 사라졌는데 입으로만 강경대응 주문하면서 국방력 강화는 뒷전으로 돌리는 행태를 조소한다. 꾀병으로 군복무도 기피한 주제에 싱가폴 갔다와서 '거기 사람들은 안보의식이 높더라'며 군복무기간 24개월 연장 추진하는 가소로움에 분노한다. 그래, 국방비에서 빼먹은 22조원으로 열심히 4대강 파헤치거라. 너희들이 파헤친 그 강바닥은 비단 너희 정권의 무덤이 될문만 아니라 대한민국 안보의 무덤이 되기도 할 것이다. 너희는 국가 안보를 송두리째 뽑아 순장시키려 한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