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인사가 언론개혁인가? 2008-07-25 669 인문학도 정연주 KBS 사장에게 문제가 많아서 해임을 시켜야 된다는 것과, 이명박 대통령 측근인사를 KBS 사장으로 앉히는 것은 별개의 논리다. 정연주 사장을 해임시키는 것이 언론개혁이라고 한다면, MB낙하산을 KBS 사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언론개혁을 빙자한 언론장악이다. 이 차이를 제대로 지적하지 않고서 마치 정연주 사장을 해임시키는 것은 정당한 행위인 양 여론몰이를 하는 것이야말로 현 정권과 그에 결탁한 일부 보수 기득권층이 도덕적으로 얼마나 타락해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된다. 만일 정말로 '언론개혁'을 위해서 정연주 사장을 해임하는 것이라면, 현재 YTN 사장으로 들어간 구본홍 씨는 당연히 자진사퇴해야 할 것이며, 정연주 사장의 후임으로 들어갈 사람 역시 이명박 대통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러한 '탈 코드인사'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정연주 사장 해임이라는 것은 결국 언론장악을 위한 신호탄이 될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그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정연주 사장의 해임을 필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즉, 정연주 사장이 이뻐서가 아니라, 그 다음에 들어올 MB낙하산을 막기 위해서다. 언론장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마치 정연주 사장 본인을 옹호하는 것인 양 호도하는 것은 현 정권과 그에 결탁한 보수세력들이 자신들의 언론 장악 의도를 감추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하다. 만일 정연주 사장을 해임시키는 것이 진정 정당한 행위라고 한다면, 후임 사장으로 MB낙하산을 투입하는 행위 역시 부당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철회할 것임을 보장해야 한다. 그러한 추후 처리에 대한 보장 없이 언론개혁을 운운하며 정연주 사장 해임을 정당화시키는 것은 자신들의 사익을 챙기기 위해 공익을 내세우는, 그야말로 양두구육(羊頭狗肉)에 불과하다. 국민들이 양머리에 속아서 개고기를 아무런 저항감 없이 받아들이리라는 '꼼수'부터 거두어야 진정한 언론개혁이 가능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