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진짜 바보 손학규의 정말 어처구니 없는 선택
2011-03-26 15:21 1,468 유은선

바보 노무현. 이 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DJ당에 몸 담고 있으면서 부산지역에 연거푸 출마 지역감정에 정면으로 도전했으나 번번이 낙선하는 모습을 보며 그 지지자들이 안타까운 감정으로 붙여준 별명이었다. 한마디로 바보 노무현이란 그의 우직함과 그러면서도 일관된 정치소신에 대한 안타까운 지지의 감정이 그대로 묻어나 있는 반어적 표현이면서 중의적 표현이다. 바보 노무현. 그는 정말 DJ당 후보로 영남에서 연거푸 출마하는것이 무모한 짓이란걸 모르는 바보였던 것일까.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나서서 이와같은 망국적 지역감정의 틀을 깨야한다고 나선 바보인듯 하나 실은 바보가 아닌 ‘똑똑한 바보’였던 것일까.


 바보 노무현의 경우는 그렇다 치고 요즘 정치판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노무현의 경우와는 비교조차 하기 창피한 ‘진짜 바보’ 한 사람을 보게된다. 바로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두고 하는 소리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세 번의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 장관 그리고 경기지사를 역임한 그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 한동안 독자노선을 걷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대통합 민주신당에 합류 정동영,이해찬 후보등과 대권후보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그해 대통령 선거에선 정동영 후보가 대통합 민주신당 후보로 출마했고, 손학규는 민주당 대표가 되어 이듬해 총선을 책임졌다.


 2007년 당시 손학규 후보는 한나라당을 탈당하는 이유로 경선룰 개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 외 한나라당의 이런저런 경직된 시스템등을 문제삼았지만 결국 자신의 대선후보 당선 가능성이 낮아보이자 둘러댄 핑계일수밖에 없다. 현재 손학규를 두고 나오는 비난의 목소리중 대표적이고 가장 높은것이 ‘두번 변절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국회의원이 이당,저당 옮겨다닌 사례야 헤아릴수 없으니, 단순히 그와같은 문제만 놓고보면 손학규 대표의 처신을 문제삼을수는 없다. 그러나 진짜 결정적인 문제는 손학규는 단순한 정당차원이 아닌 ‘이념적으로’ 두 번 변절한 남자이기 때문이다.


 동구 공산권이 붕괴되고, 우리나라엔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어제의 재야 운동권 출신중 적지않은 이들이 김영삼 정부에 투항해왔다. 손학규,김문수,이재오,정태윤 같은 이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마치 20대에 사회주의자가 아니어도 바보고 40이 넘어도 사회주의자면 그 사람도 역시 바보란 말을 입증하듯, 권위주의 정권시절 이 땅의 독재와 구조적 모순에 깊은 회의를 느끼며 민중투쟁의 길을 갔던 이들이 시절이 변하니까 제도권으로 하나하나 편입이 된 것이다.


 손학규도 이때 93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여당(당시엔 민자당) 후보로 출마 당선되고 이후 김영삼 정권과 정권교체이후 야당이 된 한나라당을 거치면서 국회의원,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지사등을 역임한 것이다. 그 손학규가 2007년 대선정국땐 자신의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니까 한나라당을 탈당 민주당에 입당한 것이다.


 만약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라면, 해서는 안 될 금기사항 세가지가 있다. 그 첫째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고 둘째는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이고 세 번째는 색깔론 공세다. 정치권의 이합집산과 특히 철새정치인이 많은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서 만약 어설픈 중도보수 성향의 인사가 민주당 한 구석에 자리잡게 되었다면, 그 사람은 그저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의 심기를 거스를 말은 하지 않고 적당히 눈치봐가며 자기 정치수명만 연장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손학규는 지금 민주당 대표로 있다. 그저그런 중진도 아니고 무려 제1야당이자 50년 민주화 세력의 정통성을 잇는 정당의 대표다.


 그래서일까. 민주당 당대표로 앉아있는 손학규의 정책적 소신의 변절이 이곳저곳에서 눈에 띈다. 아마 손학규의 뒤바뀐 정책소신만 엮어도 대충 소책자 하나쯤은 발간할 분량이 되지 않을까. 어제는 햇볕정책을 비난하던 이가 지금은 햇볕정책을 찬양한다. 어제는 한미 FTA를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했던 사람이 지금은 반대한다. 어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부정하던 사람이 지금은 긍정한다. 뉴라이트 전국연합 1주년 기념식때 축사까지 했던 손학규. 혹시 지금은 뉴라이트까지 비난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참 사람이 망가져도 어떻게 저렇게까지 망가질수 있는지 곁에서 지켜보고 있자니 측은하기까지 하다. 그러고보니 생각나는 일이 또 하나 있는데, 김영삼 정권 시절 박지원 의원이 민주당 대변인으로 YS를 톡톡히 애 먹이고 있을때 민자당 부대변인이었던 손학규 의원은 박지원씨를 이렇게 비난한 바 있다. “박지원씨가 민주당의 몇 안되는 5공 기웃세력중 한 사람이란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


 헌데 지금은 그 박지원과 손학규가 한 배를 타고 있다. 그저 단순히 한 정당안에 소속되어있는 차원이 아닌, 한 사람은 당 대표고 한 사람은 원내대표다. 매일같이 갖은 정치적,정책적 현안과 당 전반에 관한일과 진로 또 지금과 같이 4.27 재보선을 한달 앞둔 시점에선 그와 관련된 모든 문제들을 늘 머리를 맞대고 숙의해야 하는 그런 입장이 되어있는 것이다.


 이제와서 부질없는 상상이지만 만약 2007년 대선 당시 손학규씨가 탈당을 하지 않고 한나라당에서 당당히 경선에 참여하고 3위를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 생각을 잠시 해 보았다. 2007년 한나라당 대권 경선은 이명박과 박근혜의 2파전 구도였다. 거기에 제3의 후보 손학규도 참여 일정부분의 선전과 성과를 보여주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점이다.


 만약 손학규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 3위를 기록하고, 그 뒤 결과에 승복하며 이명박 후보를 적극 지원하고 그 뒤 5년동안 잠룡의 시간을 보냈더라면 지금쯤 손학규는 한나라당내에서 박근혜에 대한 유력한 대항마로 부각될 수 있었을 것이다. 친이계나 뉴라이트나 사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것은 여러 가지로 부담스러울수밖에 없는 일. 헌데 이와같은 상황에서 손학규가 2007년 탈당을 하지 않고 한나라당내 잠룡으로 계속 남아있었다면 지금쯤 어떤 정치적 위상을 차지하고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현재 친이계나 뉴라이트는 박근혜가 여전히 유력 대선후보 부동의 1위인 것을 내심 껄끄러워 하면서도 이에 대적할만한 마땅한 대항마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 하고 있다. 오세훈,김문수등이 종종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역부족이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손학규가 한나라당내 잠룡으로 남아있었다면 ? 2007년 이미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박근혜등과 겨루어서 생긴 정치적 무게감. 거기다 이명박 정권들어 나름대로 적정선을 유지하며 이 정부를 때론 협조하고 때론 간간이 비판도 하며 그렇게 자기 세력을 확보해 나갔더라면 어찌되었을까 하는 점이다.


 무엇보다 손학규는 전향한 재야 운동권 출신이란 점에서 뉴라이트와도 코드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다. 무엇보다 손학규는 뉴라이트 전국연합 1주년 당시 축사까지 했었음에랴. 여러 가지로 손학규는 한나라당에서 5년동안 조용히 자기 세력을 키워나갔더라면 지금쯤 친이계와 뉴라이트의 암묵적 지지를 받으며 박근혜의 대항마로 키워질수 있는 가장 유력한 인사였다.


 하지만 지금이야 이미 손학규는 한나라당을 저버린지 수년이 지났고, 무엇보다 민주당 당대표를 하면서 자신의 이전 정책과 정치적 신념을 모두 바꾸는등 ‘두번 배신한 자’의 처절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음에랴. 한마디로 손학규가 한나라당을 탈당 민주당으로 간 것은 두 번 변절이란 점에서도 모양새가 너무 나빴을뿐더러, 실리적으로도 아무것도 득될것이 없는 ‘진짜 바보짓’이었음을 지적하고자 하는것이다.


 아닌말로 내년에 손학규 대표가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된다 치자. 이후의 야권과 범 진보진영에 질풍처럼 몰아칠 야권후보 단일화 요구를 손학규 대표가 비껴가고 있을까. 그리고 현재 야권의 대선후보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은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다. 박근혜가 대선후보 전체 지지율 부동의 1위를 수년째 유지해오고 있는것처럼 유시민의 야권 후보 1위자리도 지난 수년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리얼미터 자료를 참고해보면 이미 유시민 대표의 지지율은 손학규 대표와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따라서 만약 2012년에 민주당 손학규 후보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의 대선후보 단일화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경우 후보 가능성이 누가 더 높을지는 불을보듯 뻔한것 아닌가.


 그리고 2012년이 지나면 손학규에게도 더 이상 기회가 없다. 2017년엔 손학규도 어느덧 나이 70. 세대교체 대상이다. 그리고 이미 국회의원 세차례와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손학규 대표에게 국회의원 한두번 더 하는건 별다른 의미도 없다.


 한마디로 손학규후보의 한나라당 탈당과 지금 민주당 대표를 하고 있는 모습은 ‘두번 변절’에 게다가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위해 이전까지의 정치적,정책적 신념까지도 모두 바꿔버린 정치철새중에서도 아주 고약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게다가 그나마 대권에 도전 성공할 가능성도 한나라당 잠룡이었을때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그야말로 도덕성도 잃고 실리마저 잃어버린 ‘바보중의 진짜 바보짓’을 한 셈이라 지적하지 않을수 없다.


 손학규. 한때 한나라당의 잘 나가던 대선후보 빅3중 3위였던 그. 물론 인간이야 누구나 한치앞을 내다볼수 없는 존재고, 때론 시행착오나 실수를 겪기도 할수 있는 그게 바로 인간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론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이나 선택으로 영원히 돌이킬수 없는 길을 가는 경우도 수도없이 볼 수 있는 그게 바로 인간이기에. 인간 손학규의 정치인으로서 한번 잘못내린 판단이 지금 얼마나 그 자신을 막장으로 추락시키며 망가뜨리고 있는지를 지켜보며 그저 씁쓸한 감회에 젖어들 뿐이다.

이상돈 11-03-27 08:51
 
나는 손학규 대표의 한나라당 탈당이 정치적으로는 어리석었겠지만 솔직한 결정이었다고 봅니다. 아마도 한나라당원 노릇하기가 힘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탈당을 하고 상당기간 중 무소속으로 반쯤 은퇴하는 생활을 하다가 어떤 계기로 민주당에 입당을 하는 것이 보기 좋았겠지요. 나도 손 대표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크게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에 찰거머니 처럼 붙어서 그것도 알량한 기득권이라면서 버티고 있는 뉴라이트 출신 보다는 정직하다고 봅니다. 어차피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 후 4-19 후 자유당 꼴이 될 것이라서 뉴라이트는 이미 '데드 맨 워킹' 신세이니, 그들 보다는 솔직한 손 대표의 입지가 낫지 않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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