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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손튼, 쇠퇴와 몰락 (2007년)
작성일 : 2009-12-20 00:40조회 : 1,894



브루스 손튼, 쇠퇴와 몰락 (2007년, 엔카운터 북스, 161쪽, 21.95달러)

Bruce Thornton, Decline and Fall (2007, Encounter Books, 161 pages, $21.95)

캘리포니아 주립대학(프레스노)의 인문학 교수로 유럽 역사에 대한 여러 권의 저서를 낸 브루스 손튼은 두껍지 않은 이 책에서 문화적 프라이드를 상실한 유럽이 쇠락의 길을 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기독교 정신문명을 상실한 유럽은 세속적 전체주의에 쉽게 복종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무슬림의 압력에 굴복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한다. 존 케리 상원의원, 폴 크루거만 교수 같은 미국 진보파들이 유럽의 경제사회 외교정책 등에서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브루스 손튼은 일축한다. 미국은 몰락의 길을 가고 있는 유럽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는 손튼 교수의 거대한 담론을 보기로 한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엘리트와 대중 사이에 사회문제를 보는 격차가 크다. 유럽에선 동성 결혼과 사형제 폐지 등에 대한 견해가 엘리트와 대중 사이에 차이가 크다. 엘리트 계층은 유럽통합에 적극적이지만 대중은 내셔널리즘 정서를 갖고 있는 것도 역시 다르다. 같은 유럽이라도 프랑스는 공공연하게 무신론(無神論)을 주장하지만 폴란드 등 동유럽에는 교회를 나가는 사람이 많다.

모리스 듀베르제, 장 자크 세르방-슈라이버 등 프랑스의 지식인들은 일찍이 미국이 유럽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20세기 말이 되자 역사학자 토니 유트는 “21세기는 유럽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자크 데리다와 유르겐 하버마스는 미국과 다른 유럽의 정체성을 여섯 가지로 설명했는데, 정치와 종교 분리,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 자본주의 사회병리 현상 축소 복지국가와 사회연대의 확보 등이다. 이들은 이런 점에서 유럽이 미국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렇게 정체성을 자랑하는 유럽이지만 보스니아와 코소보 사태에서 보듯이 유럽은 미국이 없이는 정작 자신들의 문제도 처리하지 못했다. 보스니아와 코소보에서의 대학살을 막기 위한 세르비아에 대한 공습은 거의 전적으로 미 공군에 의해 이루어졌다. 유럽은 정보능력도 없었고 적절한 항공력도 갖고 있지 못했다. 한편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려고 하자 독일과 프랑스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했다.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던 자크 시라크가 사담 후세인의 절친한 친구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21세기에 들어선 유럽은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인 1914년의 유럽과 닮았다. 당시 유럽은 나라간이 왕래와 교역이 왕성해서 글로벌한 세상이 오는 줄로 알았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이 발생했고, 군인과 민간인 2000만 명이 죽고 2100만 명이 부상당했으며, 종전 후에는 스페인 독감이 유행해서 또 다른 2000만 명이 죽었다. 전쟁 중 젊은 세대의 1/3이 죽어서, 한 세대가 사라졌다는 말마저 나왔다. 이 비극적인 전쟁은 나치즘과 볼세비키 혁명을 불러일으켜서 또 다른 비극을 초래했다. 조지 웨이겔은 유럽이 19세기에 세속화된 것이 이런 비극을 초래하는데 일조했다고 본다. 니체가 “신(神)은 죽었다”고 선언한 것이 1887년이었다.

오늘날 유럽인들은 신(神)을 추방해 버렸다. 런던의 캔터베리 대성당 등 유럽의 유서 깊은 성당이나 교회는 관광객이나 드나들 정도이다. 성당이 팔려서 나이트 클럽으로 바뀌는가 하면, 십자가는 패션 액세서리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유럽연합은 유럽이 기독교에게 지고 있는 문화적 부채를 부인하고 있다. 오늘날 유럽은 유럽연합에 살고 있는 1500만-2000만 명의 무슬림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다. 프랑스는 무슬림 여성들이 하고 다니는 스카프를 공립학교에서 하지 못하게 하는 법률을 제정했고, 이탈리아는 얼굴을 가리는 하지브 착용을 금지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는 유럽의 전반적 흐름을 결코 바꾸지 못할 것이다. 2000년에 유럽의 평균 출산율은 1.5인데, 스페인은 1.2, 이탈리아가 1.4, 그리고 프랑스가 1.7이다. 프랑스의 출산율이 그나마 조금 높은 것은 프랑스에 살고 있는 무슬림들이 아이들을 많이 낳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2050년의 유럽인의 평균연령은 53세가 될 것이고, 전체 인구의 60%가 은퇴해서 연금을 받고 생활하게 될 것이다. 조지 웨이겔은 유럽에서 종교가 몰락해서 백인들은 현세의 쾌락만 생각하고 2세를 갖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반면 유럽에 정착한 무슬림들은 훨씬 젊을 뿐더러 아이들을 많이 낳고 있어서 유럽은 이제 유라비아(Eurabia)가 되어 가고 있다. 2050년이 되면 무슬림은 유럽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할 것이다.

유럽의 노동시장과 복지제도는 미국의 경우와는 정반대이다. 이민정책연구소의 캐스린 뉴랜드는 “미국은 복지제도를 폐쇄하고 노동시장을 개방했는데, 유럽은 복지제도는 개방하고 노동시장을 폐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즉, 유럽은 이민자들에게 일할 기회는 주지않고 복지혜택을 주고 있어 2세 무슬림들의 실업률이 매우 높다. 이들은 정부의 복지수당을 먹고 살면서 무료한 시간을 때우고 있다. 2005년 여름에 런던의 지하철과 버스를 폭파한 네 명의 무슬림 젊은이들이 타먹은 복지수당이 50만 파운드나 되니, 영국은 국민세금을 들여 테러리스트를 양성한 셈이다. 오늘날 독일이나 프랑스의 교도소에는 무슬림 젊은이들이 득실거리고 있으니 무슬림 인구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2005년 여름, 프랑스 전역에서 차량 수천 대를 불태운 무슬림 폭동은 그 폭발성을 잘 보여주었다. 

유럽은 과격 이슬람을 조장하는데 많이 기여했다. 프랑스는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이스라엘 선수들을 학살한 ‘검은 9월단’ 주모자가 프랑스에서 살 수 있도록 허용했다. 프랑스는 아야톨라 호메이니에게 망명생활을 허용해서 이란에 이슬람 신정(神政)이 들어서도록 했다. 무슬림 여성이 겪는 인권유린을 다룬 영화를 제작한 테오 반 고호는 2004년 8월 한낮에 암스테르담 대로에서 무슬림 청년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됐다. 이슬람을 비판한 저술자들이 생명을 위협받고 있음에도 유럽의 지식인들은 이런 현실에 눈을 감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서 유럽의 고질병인 반(反)유대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반유대주의의 배후에 아랍 이슬람이 있음에도 유럽은 이런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유럽의 좌파는 이스라엘이 건국해서 반유대주의가 생겨났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슬람이 유대인을 저주하기 시작한 것은 최소한 14세기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제2차 대전 당시 아랍이 유대인을 박해하는 나치와 손을 잡았고, 오늘날에도 이슬람의 선동기구는 유대인을 그들의 편리한 속죄양으로 삼고 있다.

또 다른 유럽의 고질병은 반미(反美)주의이다. 유럽에서의 반미주의는 미국이 두 차례 세계대전에서 자신들을 구해주었고, 또 제2차 대전 후에는 미국이 현재 돈으로 1조 달러를 퍼부어서 자신들을 재건해 준데 대한 질투와 무력감의 발로(發露)이기도 하다. 장 폴 샤르뜨르가 1953년에 아무런 근거도 없이 “미국은 미친 개”라고 비난한 것도 그런 정서의 표출이다. 21세기 들어 더욱 강해진 유럽내의 반미주의는 이슬람을 향한 유럽의 유화주의(宥和主義)이기도 하다.

              1683년 유럽의 기독교 군대가 비엔나에서 이슬람 군대에 맞서 싸울 때 그들은 자신들의 신(神)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신(神)과 국가를 버린 지금의 유럽인들은 지켜야 할 자신들의 문명을 갖고 있지 않다. 싸워서 지킬 각오를 할 능력이 없는 유럽은 육체적 안락과 일시적 안전을 위해 협상에서 작은 양보를 거듭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러한 트레이드 오프는 일종의 슬로 모션 자살(slow-motion suicide)일 뿐이다.

- 책 표지는 첨부를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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