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빌 오라일리, 멍청이와 애국자 (2010)
2010-11-08 00:07 2,466 이상돈


빌 오라일리, 멍청이와 애국자 (2010, 윌리엄 모로우, 255쪽, 27.99달러)

Bill O’Reilly, Pinheads and Patriots (2010, William Morrow, 255 pages, $27.99)

폭스 뉴스의 빌 오라일리가 펴낸 이 책은 부제 ‘오바마 시대에 당신은 어디에 서있나’가 보여 주듯이 2010년 중간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 틀림없다. 2010년 11월 초에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오바마의 민주당이 크게 패배한 것은 공화당의 승리라기보다는 티 파티 운동과 폭스 뉴스의 승리라고 할 만하다.

                빌 오라일리는 폭스 뉴스가 방송을 시작한 이래 자기 이름을 딴 ‘오라일리 팩터’(‘O’Reilly Factor’)라는 시사 프로를 이끌어 오고 있는데, 시사 프로 중 시청률 1위를 견지하고 있다. 또한 그는 ‘오라일리 팩터’ ‘노 스핀 존’ ‘문화전쟁’ 등 여러 권의 책을 냈는데 모두 베스트 셀러였다. 뉴스 채널로는 단연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보수성향의 폭스 뉴스의 간판인 그는 오바마 정권에 대해 대단히 비판적이다. 빌 오라일리는 자신의 출신에 걸맞게 전통적 가치에 기반을 둔 보통 사람들의 정서를 잘 대변하고 있어 반(反)엘리트 성향의 티 파티 운동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책의 제목 ‘멍청이와 애국자’는 ‘오라일리 팩터’ 프로 중 좋을 일을 하는 자를 ‘애국자’, 바보 같거나 나쁜 일을 하는 자를 ‘멍청이’로 지칭하는 부분에서 따 온 것이다.

오라일리는 오바마가 링컨 이후 미국 사회를 가장 분열시킨 대통령으로 평가한다. 2008년 경제위기 속에서 미국인들은 막연한 생각을 갖고 검증이 되지 않은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뽑았지만 지나고 보니 보통 미국인들과는 유리된 외계인 같다는 것이다. 오바마는 ‘사회정의’를 세우겠다고 나섰는데 그것은 정부가 개인의 모든 생활에 간여하는 ‘내니 국가’(‘nanny state’)를 추구하는 꼴이라는 주장이다. 오바마 정부는 자신들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이 폭스 뉴스 때문이라고 보고 폭스 뉴스를 흠집내기 위한 공작을 했는데, 폭스 뉴스의 시청률은 오히려 상승했다.

오바마 정권이 저지른 대표적인 멍청이 짓으로 9-11 테러를 주도한 칼리드 모하메드와 다른 4명의 알케이다 테러리스트를 뉴욕의 연방법원에서 재판하겠다고 결정한 조치를 든다. 모하메드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다니엘 펄 기자를 직접 참수(斬首)한 장본인으로 파키스탄에서 체포되어 관타나모 기지에 구금되어 있었는데, 오마바 정부의 에릭 홀더 법무장관이 테러리스트도 헌법의 보호를 받는다면서 뉴욕으로 데려 온 것이다. 그러나 전투에서 사로 잡힌 적(敵) 전투원을 민간법원에서 재판한 적은 없었다.

오라일리는 NBC 등 진보성향 매체가 티 파티 운동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모욕적으로 표현해서 그 운동을 심하게 폄하했는데, 사실은 이렇게 티 파티를 모욕한 언론인들이 멍청이라고 지적한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란의 이슬람 독재에 항거하는 이란인들은 국제사회가 지지해야 한다”고 한데 비해, 오바마는 “미국은 이란의 주권을 존중하며 이란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면서, 이점에서 매케인은 애국자이며 오바마는 역시 멍청이라고 오라일리는 말한다.

오라일리는 미국인들이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상실해 가고 있고, 이에 따라 여론을 조작하는 카리스마적 정치인이 권력을 장악하기 쉬워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미국의 청소년들이 TV 시청, 비디오 게임, 음악 등에 빠져 있고 책을 읽지 않는 풍조를 우려했다. 오라일리 자신은 책, 잡지, 신문 등 많은 것을 읽으며 숲이나 해변을 걸으면 정신이 맑아지며, 그러면 강력한 생각이 머리에 들어 온다고 했다.

오라일리는 로널드 레이건은 강하고 전통적인 미국을 주창해서 성공했으며, 대통령으로서 레이건은 세부사항을 챙기지 않았으며 미국의 기본적인 선(善)이란 가치를 상징했다고 본다. 레이건이 추구했던 가치는 오바마가 추구하는 가치와는 정반대라면서 “당신은 레이건 사람인가 아니면 오바마 사람인가”를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또한 2010년 1월에 있는 매사츄세츠 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티 파티의 지지를 얻은 공화당 후보 스콧 브라운이 당선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오바마는 민주당 후보 마샤 코클리를 위해서 선거 이틀 전에 보스턴을 방문했으나 스콧 브라운이 큰 표차로 민주당의 아성인 매사츄세츠에서 당선된 것이다. 오라일리는 브라운이 오바마에 대항해서 이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책의 마지막 장(章)은 중요한 인사들을 오라일리 자신의 잣대로 애국자와 멍청이로 구분해서 설명했는데, 오라일리는 그것이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오라일리에 의하면, 앤드류 잭슨은 멍청이고 링컨은 애국자이며, 로널드 레이건과 로버트 케네디는 애국자, 지미 카터, 조지 소로스, 존 에드워드 등은 멍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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