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피터 스와이저, 내가 말한 대로 해 (2005)
2008-02-25 00:20 2,130 관리자


말 다르고 행동 다른 진보주의자들의 두 얼굴

피터 스와이저, 내가 말한 대로 해  (2005, 더블데이)

          Peter Schweizer, Do As I Say (Not As I Do) (2005, Doubleday, 258 pages)


진보주의자들은 자신들이 가난한 사람과 소수인종과 여성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정의로운 집단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또한 보수주의자들이 탐욕스럽고 환경을 파괴하며 비윤리적이라고 비난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고상한 주장을 하는 진보주의자들은 자기 자신을 어떻게 관리해 왔을까?
              피터 스와이저가 펴낸 이 책은 노엄 촘스키, 에드워드 케네디, 글로리아 쉬타이넘 등 11명의 진보주의자들의 진면목을 파헤치고 있다. 책 제목 ‘내가 말한 대로 해(Do As I Say)’가 보여주듯이, 진보주의자들은 남들에게 자기들이 말하는 대로 따라 하라고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다른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전하는 유명한 진보주의자들의 진짜 모습을 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은 자본가와 군대가 움직이는 ‘불량배 국가’이고 이스라엘은 ‘중동의 악(惡)’이라고 비난해서 명성을 얻은 MIT의 명예교수 노엄 촘스키는 전세계 좌파에게 영웅과 같은 인물이다. 그러나 촘스키는 40년 동안 국방부가 MIT에 지원한 암호 개발 프로젝트로 연구비를 받아왔다.
촘스키는 자기가 자본주의의 희생자인 가난한 민중을 대변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그 자신은 매우 영악한 자본주의자다. 강연료와 인세 수입으로 인해 그는 소득이 미국민 전체의 상위 2%안에 들 정도로 부자이다. 그는 보스턴 근교의 렉싱턴이란 부자 동네에 85만 달러가 넘는 호화주택에 살고 있으며, 부호들이 살고 있는 케이프 코드에 별장을 갖고 있다. 촘스키는 흑인과 여성이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평생토록 주장해 왔지만 정작 자기의 연구 스태프로는 백인 남성만 고용했다. 9․11 테러 후에 강연 요청이 많아지자 그는 9,000 달러 받던 1회 강연료를 12,000 달러로 올렸고, 변호사를 고용해서 자기가 낼 세금을 줄이기에 여념이 없다.
‘화씨 911’이란 황당한 영화를 제작해서 유명해진 영화제작자 마이클 무어는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이 노동자 계층과 소수인종을 착취한다고 열을 올리는 진보주의자이다. 그는 자신은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부시와 체니를 석유회사와 방위산업체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정작 무어는 석유회사, 제약회사, 방위산업체 주식에 투자를 해서 돈을 많이 벌었고, 부유한 백인들이 사는 교외의 큰 저택에서 살고 있다. 출장 갈 때에 무어는 항상 최고급 호텔에 묵지만 기자회견은 허름한 모텔에서 하는 등 쇼를 연출했다.
민주당 상원의원 중 가장 진보적 인사는 에드워드 케네디다. 그는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인상해서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야 하며, 석유회사가 지구환경을 망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하지만 케네디가 살아가는 모습은 그의 말과는 거리가 멀다. 케네디 의원이 편안하게 사는 것은 그의 아버지 조지프 케네디가 세운 머천다이스 마트(Merchandise Mart)라는 신탁회사 덕분인데, 이 회사는 미국의 높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피지에서 설립됐다. 이 덕분에  조지프 케네디가 사망했을 때 자식들은 3억‐5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을 상속했지만 상속세는 135,000 달러만 냈다. 케네디 의원은 석유회사가 탐욕스럽고 환경을 더럽힌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케네디家는 석유탐사회사를 갖고 있다. 그는 평소에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태양열이나 풍력 같은 대체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케네디家의 대저택이 있는 히아니스 포트에서 6마일 떨어진 곳에 풍력 발전시설을 세우려 하자 그는 인근의 부호들과 힘을 합쳐 이 계획을 취소하도록 했다. 풍력 터빈이 소음을 많이 내고 자연경관을 해한다고 생각해서였다. 
소비자 운동의 代父(대부)로 뽑히는 랠프 네이더는 ‘공공시민(Public Citizen)’이란 시민단체를 창설해서 소비자 보호, 환경보호 등을 주창해 왔다. 하버드 로스쿨을 나온 변호사인 랠프 네이더는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버리고 시민운동에 앞장서서 연봉 25,000달러를 받으면서 자동차도 갖고 있지 않는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네이더의 실제 모습은 알려진 바와는 전혀 딴판이다.
              네이더는 오랜 전부터 부동산과 주식 투자에 일가견을 갖고 있었다. 강연 장에는 허름한 양복을 입고 나타나는 네이더는 주최측에 대해 항상 고액의 강연료와 최고급 호텔 투숙을 요구했다. 2000년 대선에 후보로 나선 네이더는 순회 강연을 하면서 많은 강연료를 챙겼는데, 선거운동 과정에서 자기가 책과 강연료로 무려 1400만 달러 이상을 벌었음을 인정해야 만 했다.
              네이더는 대기업의 탐욕을 강도 높게 비난했지만 그의 재산관리 수법은 대기업의 그것을 빼어 닮았다. 더구나 그는 소비자 운동을 자신의 富를 축적하는 수단으로 이용했다. 네이더는 1960년대에 GM의 코르베어 자동차가 위험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는데, 그에 앞서 그는 포드의 주식을 대거 사드렸다. 1973년에 자동차 회사들이 에어백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할 때엔 에어백 제조회사의 주식을, 그리고 1976년 파이어스톤 타이어가 위험하다고 폭로할 때엔 경쟁회사인 굿이어 타이어의 주식을 미리 사드렸다가 차액을 남기고 팔아치웠다.
할리우드 스타 중 가장 정치적인 인물은 단연 바브라 스트레이샌드이다. 그녀는 민주당 헌금운동에 적극적이며 부시 대통령을 비난하는 데 앞장섰다. 환경단체에 거액을 기증하고 노동자의 인권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그러면 정작 그녀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 남편과 둘이서 살고 있는 왕궁 같은 그녀의 저택엔 많은 하인들이 있는데, 그녀는 하인들의 처우에 대해 너무 인색해서 소문이 날 정도다. 소수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하는 그녀지만 정작 자기가 운영하는 영화사에는 흑인이 없다. 그녀는 석유회사가 지구온난화를 일으킨다고 비난했지만 석유회사 주식을 갖고 있다. 2001년 여름 캘리포니아에 전력위기가 닥치자 그녀는 에어컨을 끄고 빨래를 햇볕에 말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떤 기자가 그녀의 대변인한테 바브라가 정말 에어컨을 끄고 사느냐고 물었더니 “당신은 바브라가 정말 그러리라고 기대하느냐”고 반문했다. 
여성운동가로 명성이 높은 글로리아 쉬타이넘은 대단히 매력적인 외모를 갖춘 여성이기도 하다. 그녀는 여성은 결혼을 하는 순간에 이미 인간임을 반쯤 포기하는 것이며 “여성이 남자를 필요로 하는 것은 물고기가 자전거를 필요로 하는 것과 같다”고 갈파했다. 그녀는 남녀간에 로맨스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며, 자기가 발행했던 페미니스트 잡지 ‘미즈(Ms)’에 “나는 왜 결코 결혼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논문도 발표했다. 하지만 쉬타이넘은 몇 년 동안 부동산 갑부인 모르트 주커만과 깊이 교제했다. 주커만은 쉬타이넘에게 비싼 보석을 선물해서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쉬타이넘은 임신을 하고 싶어 불임 클리닉을 드나들었다. 주커만과 헤어진 후 스타이넘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사업가 데이비드 베일과 사랑에 빠져 2000년 9월에 결혼했다. 쉬타이넘은 항상 돈 많고 잘 생긴 남성을 선택했던 것인데, 베일과 사귀면서도 그녀는 “여성에게 있어 결혼은 정당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저자는 미국의 진보세력을 대표하는 이들은 평등, 정의, 소비자 보호, 환경보호, 여성해방 등을 내걸었지만 정작 사적 생활에선 철저하게 개인적 이익을 챙긴 위선자들이라면서, 이제 이들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월간조선 200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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