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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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 웨스트, 진정한 영광은 없다 (2005)
작성일 : 2008-03-02 08:46조회 : 2,632



팔루자 전투에 참가한 美 해병대 장병들의 맨 모습


  빙 웨스트, 진정한 영광은 없다 (밴텀 북스, 2005, 380쪽, 35 달러)
  Bing West, No True Glory (Bantam Books, 2005)

이라크 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팔루자 전투를 다룬 이 책의 제목 「진정한 영광은 없다」('No True Glory')는 “전사(戰士)는 시(詩)로 기억되기 전까지 진정한 영광을 누리지 못한다”는 그리스 神話(신화)의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이며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방차관보를 지낸 저자는 이라크 참전 장병을 戰士가 아닌 희생자로 묘사하는 언론을 비판하는 취지에서 이런 제목을 달았다.

바그다드로부터 70km 떨어진 팔루자는 사담 후세인 체제의 지배세력이던 순니派(파)의 본거지이다. 2003년 4월 팔루자는 美 82공수사단에 의해 저항이 없이 접수되었지만 주민들은 미군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순니파 지도자들은 주민들에게 외곽에 자리 잡은 미군에 항거하라고 부추겼다. 주민들이 폭력 시위를 벌이다가 미군에 의해 사살되는 일이 발생했다. 도심은 叛軍(반군)의 아지트가 되었고, 叛軍은 도로 곳곳에 폭발물을 설치해서 미군에 피해를 입혔다. 대공포로 미군 헬기를 격추하기도 했다. 이즈음 악명 높은 테러리스트 알 자르카위가 팔루자에 잠입해서 叛軍을 지휘하기 시작했다.

2004년 3월24일 82공수사단은 팔루자 지역을 해병 제1원정군에 인계하고 이라크를 떠났다. 해병 제1원정군의 주력은 해병 1사단인데 제임스 매티스 소장이 사단장을 맡고 있었다. 팔루자에는 4개 대대 병력이 배치되었다.

3월31일 叛軍은 미국의 민간보안업체 직원 4명을 붙잡아 처형한 후 시체를 팔루자로 향하는 다리 위에 매다는 만행을 저질렀다. 해병 1사단은 시 외곽을 포위하고 이 만행에 가담한 叛軍을 색출하는 작전을 폈는데, 그 과정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미군은 대민관계를 고려해서 새로 조직된 이라크 방위군에게 수색을 맡기려 했지만 叛軍의 공격과 협박 앞에 이라크 방위군은 와해되고 말았다.

매티스 소장은 군사적 해결 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라크 임시정부 수반이던 알라위는 순니파 지도자들과 협상으로 사태를 해결하려 했고, 이라크 군정장관 브레머도 대규모 작전을 지지하지 않았다. 아브 그라이브 수용소의 포로학대 사건 등으로 反戰 정서가 팽배해진 상황에서 인구가 많고 100개나 되는 이슬람 사원이 있는 팔루자에 대해 전면 작전을 벌이는데 주저한 것이다.
             
                5월 말에는 김선일씨가 납치되어 참수되는 등 팔루자는 세계의 주목을 샀다. 반군은 자폭 테러 등 온갖 방법으로 미군을 공격했고 미군도 치열하게 응사했다. 매티스 소장도 세 차례 부상을 당했고, 그의 부관은 전사했다. 그런 중에도 해병 저격수들은 叛軍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8월말 매티스 사단장은 중장으로 진급되어 본국으로 돌아갔고 라차드 나톤스키 소장이 후임으로 팔루자에 부임했다. 그 해 11월 재선에 성공한 부시 대통령은 드디어 팔루자 탈환을 명령했다. 이렇게 해서 「귀신의 분노 작전」이 시작됐다.
           
                11월 7일 밤부터 시작된 작전은 13일에 종료됐다. 미 해병 4000명이 참가한 이 전투는 베트남戰 당시 후에市 전투 후 미군이 처음 벌인 대규모 시가전이었다. 일주일에 걸친 치열한 전투 끝에 팔루자의 건물 중 절반이 파괴됐고 해병 70명이 전사했으며 609명이 부상당했다. 미군은 팔루자의 도심에서 叛軍 본부와 拷問室(고문실) 및 무기고를 발견했지만 알 자르카위는 이미 도망간 후였다. 한 해 동안 팔루자에서 미군 151명이 전사했고 1천명 이상이 부상당했으니 미군 피해도 큰 편이다. 미군이 팔루자를 장악해서 다음해 3월 이라크에선 선거가 치러 질 수 있었다.
               
                저자는 현지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4월에 팔루자를 장악했더라면 미군의 피해가 훨씬 적었을 것이라면서, 정부가 군대를 외국에 보내면 군대가 임무를 다하도록 맡겨야 한다고 따끔하게 정치인들을 비판한다.
               
                침착하게 부대를 지휘해서 시가전을 치룬 그레이프스 중위, 위험을 무릅쓰고 叛軍이 탈취해간 戰友(전우)의 시체를 찾아 온 코너스 병장, 머리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다가 몸을 일으켜 叛軍이 던진 수류탄을 안고 散華(산화)해서 동료를 구한 페랄타 하사 등 뭉클한 스토리가 끝없이 이어진다. 코너스 병장은 叛軍 지도자 하디드를 사살하는 戰果(전과)도 올렸다. 젊은 병사들이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현장에서 그토록 침착하고 의연할 수 있는 지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 책에 근거한 영화가 현재 제작 중인데 해리슨 포드가 매티스 소장 役을 맡았다 한다.
(월간조선 2006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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