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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은 보수의 '자기모순'

작성일 : 2024-04-18 12:41조회 : 966

윤석열은 보수의 '자기모순'

내가 이따금 만나는 사람들은 대체로 이야기해서 온건한 보수 성향이다. (그 외에도 10여 년 전부터 교류해온 환경 분야 사람들도 있으나 그들과는 정치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이들에게 내가 요즘 이렇게 말하곤 한다. “그거 봐라. 그 때 차리리 홍준표로 했어야지.”

내가 윤석열을 부정적으로 보았던 이유는 정치 경험이 없기 때문에 불안하다는 것 외에도 윤석열은 검찰권을 남용해 온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민주당과 진보 쪽 사람들은 윤석열이 조국과 이재명을 부당하게 가혹하게 다루었다고 생각하지만 윤석열로 인해 부당하게 고생한 사람은 보수 쪽 사람이 더 많다. 박근혜, 이재용 회장, 조윤선, 이병기, 김관진 등 박근혜 정부 고위직, 양승태 등 고위법관... 한국의 보수를 상징했던 분야를 대표했던 인물들이 윤석열 검찰의 철퇴를 맞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헌재로 가지 않고 스스로 물러나고 재단은 사회환원을 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더라면 이재용 회장이 수난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잘못된 선택을 해서 불행을 자초했다. 두 사람을 수사하고 기소한 박영수 특검은 본인이 중범죄로 기소가 됐는데, 그 아래에서 일한 사람이 윤석열이다. 이런 윤석열을 대선후보로 영입한 한국의 보수정당을 도무지 정상으로 볼 수 있는지,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기모순(自己矛盾)이고 자가당착(自家撞着)이 아닌가 ?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앞장섰다가 지금은 윤석열을 비난하는 김종인, 이준석도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것이 기회주의가 아니면 무엇인가 ?

직권남용죄란 형법전에서 잠을 자던 조항을 끄집어내서 박근혜 정부 인사들과 고위법관들을 무리하게 기소한 장본인이 윤석열이다. 이들에게 적용된 직권남용죄는 대부분 무죄판결이 나왔다. 이처럼 검찰권을 남용한 사람을 한국의 보수라는 집단이 대선 후보로 영입했으니, 나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보수집단과 보수언론은 윤석열이 검찰권을 동원해서 문재인 정권 인사와 진보 인사들을 화끈하게 손보아 주기를 기대한 것이 아닌가 ?

이재명과 조국이 이끄는 정당이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는 것을 보고 우리 사회의 기준이 무너졌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면 한 시절 한국의 보수를 상징했던 인물들을 때려잡은 윤석열을 대통령 후보로 영입한 보수라는 사람들은 도무지 어떤 기준을 가진 사람들인가 ? 한국의 보수는 이것부터 반성해야 하지 않겠나 ? 이것이야말로 문제의 본질이 아니면 무엇인가 ? 이른바 보수 신문에 실리는 칼럼들을 보고 하도 한심해서 몇 자 적었다.

- 사진 : 윤석열이 직권남용으로 구속기소했으나 결국 무죄판결을 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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