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LEESANG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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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홍보수석이 할 수 있는 발언 아냐" (평화방송)
작성일 : 2013-12-20 16:57조회 : 7,099
평화방송 2013년 12월 19일
이상돈 "이정현 발언, 홍보수석이 할 수 있는 발언 아냐"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 인터뷰
[주요 발언]
"임기 첫해 비전 주지 못한 정권, 성공하기 어려워"
"박 대통령이 내걸었던 약속, 형해화 되고 있어"
"이명박 정권, 굉장한 갈등 야기 정권..."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있는지 국민들은 잘 몰라... 존재감 없어"
"이정현 발언, 할 수 있는 말 아냐... 그런 말 자체가 감점을 주는 것"
"언론을 적대하는 정권, 절대 성공할 수 없어... 열린 마음 가져야"
"철도파업 문제, 공론화 과정 없었어..사회적 합의 이렇게 생략하고 정책을 결정할 수 있나"
"오히려 정부가 갈등을 야기한 게 아닌가"
"정권을 상징하는 인물들이 너무 없는 것 아닌가"
"경제민주화 담론 임기 내내 갖고 갔어야... 조기에 정리한 것은 미숙한 것"
"큰 틀에서의 공공개혁 중요"
"북한 변수, 과거와는 다른 상황"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가볍게 볼 일 아냐"
[인터뷰 전문]
박근혜정부 출범을 가능케 했던 18대 대통령선거를 치른 지 오늘로 꼭 1년이 됐습니다.
화해와 탕평을 통한 국민대통합, 상생과 공생을 통한 경제민주화, 튼튼한 안보와 신뢰 외교, 안정 속의 개혁 그리고 맞춤형 복지라는 화두를 제시했던 박 대통령의 당선인사가 새삼 닿닿는데요.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으로 박근혜정부의 개국 공신으로 평가 받는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전화로 연결해 대선 1년에 대한 평가와 견해 들어 보겠습니다.
- 이상돈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18대 대통령선거를 치른 지 오늘로써 딱 1년이 됐는데요. 먼저 집권 1년을 맞은 박근혜정부의 성적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제가 1년 동안 나름대로 일조를 했다면 했는데, 대통령 취임한 지 1년이 됐죠. 사실 1년 가지고 대통령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러나 임기 첫해에 새 정부가 나아가는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죠. 경험에서 얻는 교훈입니다. 제가 보기에 제일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는 것은 대통령의 한 해 동안 내걸었던 약속이 있습니다. 경제민주화, 정치쇄신 등 이런 것들이 지난 1년 동안 어떻게 보면 형해화되고 있지 않나 이런 걱정을 하게 되죠. 그래서 그러한 점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1년 동안 내걸었던 약속들이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았다는 말씀이시죠?
▶ 그렇습니다. 물론 첫 1년이니까 앞으로 기회는 많이 있다고 봅니다. 한 두 번의 기회는 더 있다고 보는데, 그러나 선거가 겹겹이 있기 때문에 첫 1년 동안 새 정권이 뭔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어렵다고 보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지난 1년 동안 이런 저런 사건사고가 많았습니다. 거기에 대해 여당에서 좀 더 대화와 타협 보다는 오히려 정쟁을 불필요하게 확산시킨 감이 있죠. 무엇보다도 정권 초기부터 불거진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이 지금까지도 발목을 잡고 있다고 봅니다.
- 조금 전 박근혜 대통령이 내걸었던 약속이 형해화라는 것이 무슨 말입니까?
▶ 껍데기는 있지만 속은 비어있다는 것을 형해화라고 하죠. 대통령께서 1년 전에 약속을 했으면 그 내실을 채워 나가야 하는데 오히려 빈 것이 됐다면 문제라고 보고, 또 하나는 경제민주화는 김종인 전 경제수석이 상징을 했고, 정치쇄신 안대희 전 대법관이 역시 상징을 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다들 대통령으로부터 멀어진 것도 기여했다고 봅니다.
- 임기 첫 해에 비전을 주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하셨는데요. 박근혜 정부가 1년 동안 비전을 제시했다고 보십니까?
▶ 지난 1년 동안 사건사고가 많았어요. 무엇보다도 솔직히 말씀드려서 국정원 개혁에 집권당과 청와대가 발목을 잡혔는지 별로 진전을 못했다고 봅니다.
-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몇 가지 화두를 제시했었는데요. 박 대통령이 약속한 국민대통합 1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일단은 이명박 정권이 갈등을 굉장히 야기했습니다. 이명박 정권에서 야기된 갈등이 그대로 이월됐습니다. 몇 개만 들어보자면 4대강 문제는 이미 알려진 것이고, 밀양 송전탑 문제도 그렇죠. 그리고 덜 알려졌지만 경상북도 영주댐 등의 갈등이 그대로 있고, 새 정부가 이것들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국민통합위원회를 설립한 것이 어떻게 보면 대통합을 위한 유일한 정책인지 모르겠어요. 그러나 그런 위원회가 있다는 것인지 국민들은 잘 모릅니다. 위원장이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이런 문제들도 많은 국민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다고 봅니다.
- 어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1년 동안 가장 억울한 게 불통 지적입니다. 저항세력에 굽히지 않는 것이 불통이라면 임기 내내 불통할 것이다”라고 얘기했거든요?
▶ 그건 대통령 홍보수석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청와대에 감점을 주는 겁니다. 특히 대변인이나 홍보수석 같은 사람들은 대통령을 대리한 사람들 아닙니까. 언론을 적대하는 정권은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성공한 대통령, 성공하는 총리는 무엇보다도 소통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른바 보수 정권 중에는 미국의 80년대 대통령, 레이건 대통령은 별명이 Great Communicator였습니다. 그야말로 소통의 달인이죠. 자신들의 상대당인 민주당과도 격 없이 대화와 토론을 했고, 수시로 기자들과 격이 없는 질문과 답변을 해서 곤란한 질문은 농담으로 넘기기도 하고 해서 국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고, 많았습니다. 공화당인 레이건 대통령을 좋아했던 민주당원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성공한 겁니다. 그리고 진보쪽을 보면 영국의 토니블레어 전 총리죠. 노동당이지만 제3의 길을 내세우고 오랜 기간 집권을 연속했습니다. 블레어 총리가 야당 의원들과 토론하고, 그것을 영국 국민들이 많이 봐왔죠. 그런 것이 국민을 설득하는 겁니다. 이런 점들을 우리가 배워야 한다고 봅니다.
- 이상돈 교수께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는 갈등조정 능력이 전혀 없다”고 하셨죠?
▶ 제가 그렇게 못 박아 이야기한 것은 아닌데 그렇게 표현이 된 것 같은데요. 제가 걱정하는 것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철도 파업 같은 것도 처음 시작은 수서발 KTX 정책결정인데요. 너무 빨리 결정된 것 같아요. 결정을 이루는 공론화 과정이 지나치게 짧았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서 구성원들이 반대하니까 파업을 갖다가 실정법 잣대로 볼 때 불법이다, 그건 맞는 말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합의를 일체 생략하고 정책을 결정하고 나서 갈등이 발생하게 되면, 오히려 갈등을 야기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않지 않을까요. 그런 점을 정부가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청와대의 기능 자체가 지난 1년 동안 어떠했다고 보십니까?
▶ 사연이 많았죠. 대변인 사퇴부터 비서실장이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일도 있었고. 그래서 아직까지도 그런 점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인사 실패가 어떻게 보면 지금도 어떻게 보면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것 같고, 과거의 경우는 서울대 교수였던 노재봉 교수나 이런 분들이 상징을 했는데 굉장히 실력도 높았던 분들이지요. 하지만, 현 정권에서는 보기 어려운 측면들도 있습니다.
- 청와대 참모들이나 각부의 장관들, 이렇게 내각의 색깔 측면에서 뚜렷하게 존재감이 보이지 않는 1년이 아니었나 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 제가 돌려 말했던 것이 그런 겁니다. 그래서 그 정권을 상징하는 인물들이 너무 없는 것 아닌가 그런 말이 많이 있죠.
- 당선 당시의 최대 이슈하면 경제민주화였고요. 결국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를 선점했기 때문에 대선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는 평가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당시 경제민주화를 추진했던 김종인 전 행복추진위원장이 새누리당과 탈당의사를 벌이면서 멀어진 감이 있는데요. 경제민주화 공약 파기 주장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경제민주화를 어디까지 하면 됐다 아니면 아니다 말 할 수 없는 것이고, 제가 생각할 때는 경제민주화라는 이 담론을 임기 내내 꾸준히 갖고 가야 했다고 봅니다. 성급하게 일단락됐다고 처리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것이 저는 미숙했다고 봅니다. 이 문제와 경제 살리기는 결코 대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양립해서 가져가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간과했기 때문에 김종인 박사께서 이 정권과 멀어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정부한테는 별로 좋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결국 경제민주화가 사실상 폐지되고 새로운 정책을 지금 정부에서 설계하고 있다고 보시는 거죠?
▶ 아니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정부가 뭘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공기업 개혁도 얘기가 나오는데 그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큰 틀에서의 공공개혁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대처 전 영국 총리도 방만한 공무원들을 개혁했고, 그 다음에 공기업을 개혁했지요. 그 다음에 탄광 노조 문제도 국민들이 확실하게 지지하고 나서 제압을 했습니다. 워낙 그 당시에 탄광은 사양 산업이었도 했고요.
- 공기업 민영화보다는 공공개혁이 큰 틀에서 더 중요하다는 말씀이시죠?
▶ 현재 민영화를 한다고 정부가 말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현재 방만한 부채가 많기 때문에 강도 높은 공기업 개혁이 필요하고, 더불어서 공공개혁도 공무원들이 너무 방만하다고 볼 수 있죠. 이런 것을 개혁하지 않으면 선진국 대열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하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인데, 처음에는 대북리스크를 잘 관리했는데요. 최근 보면 반공식별구역 논란이라든가 북한의 권력구도 변화 등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섣불리 말씀드릴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현 상황을 볼 때 아무리 신뢰를 준다고 해도 신뢰가 되겠습니까. 북한의 과거와는 다른 상황이라고 봅니다.
- 대학생 대자보 ‘안녕들하십니까’가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지 않습니까? 고등학생들도 의사표현을 하고 있는데요. 이것이 합법인지 불법인지의 논란 등이 속출하고 있는데,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고등학생이 어느 정도 정치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 표현할 수 있느냐는 것이 고등학생의 헌법상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 허용되느냐, 이건 확답해서 말하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1969년 미국 대법원은 고등학생도 교내에서 정치적 의사표현을 할 자유가 있다고 판결한 적이 있어요. “고등학생은 폐쇄회로의 수신기가 아니다”라는 유명한 판결이었죠. 벌써 반세기 전 판결이죠. 그런 것들을 우리가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1968년 유럽에서 열린 프랑스에서의 학생 시위는 기숙사 문제를 보고 촉발된 겁니다. 결국에는 국민투표에서 패배해서 드골 대통령이 임기 중 사퇴했죠. 사실 정치적 변혁 같은 경우는 작은 것에서부터 촉발될 수 있습니다. 정치권에서 저는 이런 것에 대해 굉장한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 지난 대선 때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 바람이 일지 않았습니까? 그때 당시는 이런 대자보 같은 것이 없었거든요. SNS를 통해서만 전달되고 했는데 대자보가 갑자기 나타난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 안철수 현상과 대자보 현상과 상당한 관계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안철수 의원이 서울시장으로 갑자기 등장하기 전부터 북콘서트라고 하나요, 많은 대학생들이 열광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그것이 젊은 세대들의 불만이랄까, 사회적 욕구 이런 것을 표출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12년 대선과 총선 동안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안철수 현상에 부응해서 많은 공약을 내고 제스처를 취했습니다. 그랬는데 안철수라는 사람을 통해 청년들이 기대를 걸었지만, 사실상 그 기대에 부응하고 있지 못하죠. 그러니까 욕구는 있고 어딘가 분출될 때를 기다리다가 이번에 터트리게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과거 몇 년 동안 그런 것이 잠잠했던 것은 안철수 현상이 그것을 담고 있다가 이번에 그것에 부응하지 못하니까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PBC 서종빈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3-12-1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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