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LEESANG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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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근혜 정부 1년차 평가와 2년차 전망 (원음방송)
작성일 : 2014-01-02 21:34조회 : 3,573
원음방송 2013년 1월 2일 □ 원음방송 시사프로그램 [민충기의 세상읽기]
박근혜 정부 1년차 평가와 2년차 전망
[생생토크]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 1월 2일 (목) 오전 7시 34분 ~ (12분간)
□ 주파수 : 서울경기 89.7MHz, 부산경남 104.9MHz, 대구경북 98.3MHz
전북충남 97.9MHz, 광주전남 107.9MHz
☎ 민충기 (진행) : 이제 정말 허니문이 끝났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2년차가 시작이 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기대가 이제는 냉정한 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오늘 이 시간 집권 2년차 박근혜 정부에 대한 얘기 함께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새누리당의 비대위원을 지내신 분이죠. 이상돈 중앙대학교 명예교수를 연결하겠습니다. 이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상돈 : 안녕하십니까?
☎ 민충기 :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 이런 것이었는데요. 어떻게 보셨나요?
☏ 이상돈 : 일단 일 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평가가 나오지 않습니까? 일 년이 지나도록 대통령 선거 때 내세운 공약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전과 같지 않은 것 같습니다. 중요한 공약들이 지켜지지 못했고 또 특히 대통령께서 내건 대통합, 경제 민주화, 정치 쇄신 같은 상징성 있는 약속이 퇴색한 것 같아서 안타까운 면이 있습니다.
☎ 민충기 : 경제 민주화라든지 복지 공약 이런 것들이 후퇴논란이 커지면서 공약 이행이 미흡했다는 지적들이 많이 있지요?
☏ 이상돈 : 네, 사실 대선 공약을 임기 첫 해에 다 지켜야 된다, 그것은 아닙니다. 임기 동안 가지고 가면서 꾸준하게 논의하고, 보완하고, 이행을 해야 하는데, 또한 그런 과정에서 도저히 지킬 수 없는 것은 양해를 구하고 철회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중요한 공약 이행을 서둘러서 종결시켜버렸습니다. 이것이 과거 정권과는 좀 다른 일인데요. 저도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 민충기 : 대통령은 소통을 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민들이 느끼는 것하고는 좀 방식의 문제가 다른 듯 합니다. 왜 그런가요?
☏ 이상돈 : 지금 대통령께서 소통을 잘 하고 있다는 말은 주로 청와대 홍보쪽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마는, 그게 과연 뭘 의미하는가 이해가 어렵죠. 현재 과연 대통령과, 말하자면 총리, 또는 내각이 소통이 잘 되느냐, 대통령뿐 아니라 내각, 총리, 부총리, 각부 장관들과 국민과 소통과 대화가 있느냐, 이런 데에 대한 비판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심지어 ‘불통 정부다.’ 이런 비난까지 나오는데요. 정치는 결국에는 국민과 대화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론을 통한 겁니다. 신문뿐 아니라 지금 청취자께서 들으시는 이런 방송도 국민 설득에, 국민과의 대화의 도구인데 대통령뿐 아니라 현 정부가 그 점에 굉장히 소홀하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 민충기 : 박근혜 대통령은 100%의 대한민국을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오히려 진영논리에 갇힌 대한민국의 정치권, 사회 혼란만 부추기지 않았나. 이런 평가들도 합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 이상돈 : 사실 중요한 정책 이슈는 이른바 보수, 또는 진보. 그런 정치 철학에 따라서 다를 수 있고 또 달라야만 그것이 정상입니다. 예를 들면 ‘세금을 올려서 광범한 복지를 하는 것이 좋냐’, 아니면 ‘세금을 올리기보다는 개인의 가처분 소득을 증가시키는 게 그 사회에 건전한 발전을 돕느냐.’ 이것을 두고서 진보와 보수 철학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는 이런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법치주의, 또는 원래 보수 진보와 관계없는 문제를 두고서 이른바 현재 야권의 입장은 무조건 진보고, 현재 집권 세력의 입장은 보수고, 매사에 그걸로 잣대를 대서 서로 싸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그렇게 되면 정부나 정치권뿐 아니라 논객이나 언론이 거기에 동참을 해서 이 사회가 혼란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저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오면 그런 것이 불식될 줄 알았는데 제가 기대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 민충기 :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올해를 비정상을 정상화로 하겠다.’ 이런 하나의 이슈를 내걸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공공기관에 대한 개혁, 앞으로 박 대통령의 2년차 성패 관건이라고 봐야 되겠죠?
☏ 이상돈 : 그렇죠. 여기서 비정상화의 정상화가 과연 무엇을 뜻 하느냐도 사실은 분명히 나온 것은 없습니다. 아마 대통령께서는 이른바 집단 이기주의 같은 것, 또는 응당 잘못된 관행이 계속 지속되는 것. 이런 것을 고치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비정상화 된 것을 정상화해야 될 가장 시급한 개혁의 대상은 정치권과 바로 정부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은 대통령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죠. 그것은 국민들이 선거 때 심판으로서 결정하는 겁니다. 대통령으로서는 일단은 공공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개혁과 쇄신을 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나라 현재 공공분야가 너무 방만하고 특히 거슬러 볼 것 같으면, 우리나라에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공공분야 부채의 상당 부분, 어쩌면 반 이상이 이른바 비리, 의혹과 관련된 큰 실패에서 비롯된 겁니다. 그건 실패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의도됐다고 볼 수 있는 이런 사안들이 많습니다. 이런 것들을 대통령이, 선거로 들어선 새 정부가 과감하게 개혁해야 되는데, 지난 일 년 그것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런 분야에 대한 광범한 개혁과 쇄신을 하지 않으면 이 정부 자체가 좌초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민충기 :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의 여러 가지 중에서 지지했던 사람들 가운데서도 실망하는 부분이 바로 인사부분입니다. 어떻게 저런 사람을 써서 저렇게 발탁을 해서 썼느냐. 대표적인 예가 청와대 대변인 아닙니까? 두 사람 다, 일 년도 채 못 채워서 그만두고 말았는데요.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어떻게 좀 바뀔 수가 없을까요?
☏ 이상돈 : 제가 뭐라고 말씀 드릴 수 있는 사안도 아니고, 제가 그런 말씀 드리는 것도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런 상황을 보는 것 자체가 저로서 곤혹스럽습니다. 현재 청와대에서 나오는 메시지 같은 것도 과거에 비해서 굉장히 수준이 낮습니다. 어떻게 대변인이 ‘나는 내시가 아니다.’, ‘자랑스러운 불통이다.’ 이런 말을 하겠습니까? 그런 것들도 굉장히 실망스럽고, 그리고 또 청와대 수석들은 웬만하면 언론에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따금 의견 표명할 필요도 있지요. 그런데 제가 기억한 일 년 동안에 청와대 수석 비서관이 국민을 향해서 말을 한 적이 딱 한 번 있었습니다. ‘세금이란 국민의 깃털을 뽑는 것이다.’ 대형 사고죠. 정치적인 감각도 없고 과연 국정에 대해서 대통령을 보좌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지 회의가 드는 대목입니다.
☎ 민충기 : 수석 비서관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장관들은 그야말로 국민들 앞에 나서서 소신을 충분히 밝힐 필요가 있지 않습니까? 수석 비서관들이야 비서관이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내부적으로 힘은 갖고 있다 하더라도 대외적으로 국민들 상대로 하는 것은 어차피 국무위원, 장관들이 해야 할 일 아닌가요?
☏ 이상돈 : 그러려면 장관을 비중 있는 인사를 임명했어야 되는 것이죠. 대부분 느끼고 계십니다마는, 이번 정권 들어와서 임명된 장관치고서 국민이 이름 석 자를 변변히 기억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어떤 정치 문제 또는 공적인 문제에 대해서 평소의 소신이나 경험 이런 것을 가진 사람이 없다는 게 하나의 특징이죠. 그래서 처음부터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민충기 : 박 대통령의 인사 폭이 너무 좁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 이상돈 : 그런 말도 많이 나오죠. 현재 문제가 된다고 사람들이 얘기하는 분들은 처음부터 납득이 안 되는 인사였습니다. 그런 것은 인정이 되고 있지요.
☎ 민충기 : 어떤 분야에서든 간에 발탁을 하려면 그 분야의 전문가 그룹에 물어보면 금방 알거든요.
☏ 이상돈 : 예, 그렇습니다. 사람의 평가는 그 사람이 속해왔던, 일해 왔던, 경력을 쌓아왔던 그 분야에서 평이 중요합니다. 그런 세간의 평을 참작하면 되는 건데요. 대부분이 그 사람들이 속해있던 분야에서 크게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 없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것이죠.
☎ 민충기 : 저도 언론인 생활을 30년 넘게 하고 있지만 언론계에서도 대충 ‘누구’ 그러면 다 알거든요. 다른 사의 기자들도 ‘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다’ 하는데 보통 언론계 사람들이 진출하는 것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많이 갔는데, 청와대 대변인 두 사람 보면서 저는 정말 실망을 금하지 못 했거든요. 주변에 있는 제 동료 기자들도 그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 결국 낙마를 하고 말더라고요.
☏ 이상돈 : 그렇습니다. 현 정권이 문제라고 보는 것은, 아무래도 언론계에 오래 있었던 분들이 정치적인 판단도 있고, 사물을 객관화해서 볼 수 있는 자격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런 제대로 된 언론인이 이렇게 전혀 한 명도 없었던 정부가 우리나라에 처음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무의 실패가 거기에서도 크게 비롯됐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민충기 :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2년차가 시작됐습니다. 가장 큰 숙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이상돈 : 저는 지난 일 년 동안에 새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많이 상실했다고 봅니다. 이런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것인데, 신뢰라는 것이 한 번 상실하면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일 년 동안에 대통령 뿐 아니라 전 내각이 국민과의 대화, 국민을 향한 설득을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크게 문제가 되고 있죠. 그리고 또한 현재 박근혜 정권은 굉장히 살림살이가 위태롭습니다. 전 정권에서 막대한 국가 부채, 공공 부채를 넘겨줬기 때문이죠. 그러나 과연 여기에 대한 경각심이 있는가, 하는 것이 제가 걱정하는 바입니다. 이러저러한 위기가 많이 올 텐데 거기에 대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정권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우리 국민 전체의 민생이 굉장히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 민충기 : 이 교수님은 신뢰 상실을 제일 큰 문제로 지적을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신뢰 상실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이상돈 : 신뢰 상실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에 대해서 왜 그런 신뢰 상실의 문제가 나오는가, 그 원인을 해결해야 됩니다. 제일 큰 것은 뭐니뭐니해도 지난번 대선 때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문제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조치를 해야 합니다. 단순하게 수사를 기다리는 것으로 부족하다고 봅니다. 그것도 중요하고요, 또한 이번에 수서발 KTX 자회사 같은 것도, 사실 대체로 아는 사람들은 철도가 경쟁한다는 것은 일종의 거짓말이라는 것은 다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대통령이 휘말렸는지 어쨌는지 알 수 없지만, 정부가 정직하지 않은 이런 정책을 내놓고, 파업이 생기니까 파업 근로자들한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도 정부의 신뢰를 저해했다고 봅니다.
☎ 민충기 : 정부가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보다 더 정직해야 된다. 이런 말씀으로 귀결이 되는군요.
☏ 이상돈 : 네, 그렇습니다. 정직한 정부만이 국민의 신뢰를 살 수 있습니다.
☎ 민충기 : 오늘 아침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 이상돈 : 네, 감사합니다.
☎ 민충기 : 네, 지금까지 중앙대학교 명예교수로 계신 이상돈 교수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2년차에 대해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짚어봤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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