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평화방송 이석우 '열린세상 오늘' 6월 8일 대담

작성일 : 2009-06-09 00:12조회 : 1,816

<평화방송 이석우의 ‘열린 세상 오늘’ 2009년 6월 8일 인터뷰>

이상돈 교수 "임 전 총장 '노코멘트' 발언은 외압을 묵시적으로 시인한 것"

<주요 발언>

"임채진 전 총장 발언- 광고주 협박사건 사실상 깜이 안된다고 보았는데 법무부 지시때문에 하게 됐다는 말로 들려"

"임 전 총장의 노코멘트 발언은 외압이 있었음을 묵시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봐야"

"임 전 총장의 광고주 협박 사건 관련 발언에 대해 해당 언론사들 현재로선 아무런 논평이 없는 것 같다.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

" 법무부 해명- 은밀하게 지휘하면 실무진이 알 수가 없죠. 물러나는 검찰총장이 거짓말 했겠나?"

" 이쪽에서 흔들고 저쪽에서 흔들고...현 정권들어서 외압이 과거 정권보다 더 심했다는 의미가 아닌가 생각.."

-------------------------인터뷰전문------------------------------

-임 채진 전 검찰총장이 지난 5일 퇴임식에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법무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강정구 교수 사건 1건밖에 없었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라면서 " 작년 6월 조중동 광고주 협박사건"을 그 예로 들었는데요. 이 광고주 협박사건은 촛불시위와 연계돼서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불러왔던 사건이었는데 이런 사건에 대해서 법무부가 수사 지휘를 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일단 강정구 교수 사건은 노무현 정부 시절에 검찰이 강 교수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이제 구속 수사하겠다고 하자 당시 법무부 장관이 불구속 수사를 하라고 지시해서 결국은 검찰총장이 그냥 사임하게 된 큰 사건이죠. 임채진 검찰총장이 물러나면서 사실 상 그런 발언을 한 것은 현 정권이 검찰에 대해 관여를 많이 했다 이렇게 사실 상 고백한 거나 다름 없습니다. 사실상 임 총장 말에 의하면 볼 것 같으면 , 뭐 검찰은 이 사건이 수사할만한 깜이 안 된다고 봤는데 뭐 법무부 지시 때문에 수사하게 되었다 뭐 그렇게 들리지 않습니까? 그리고 사실상 법무부 지시라면 이것이 뭐 청와대 의중이 있는 게 아니냐 그런 말 할 수 있겠죠.

-지금 조중동 광고주 사건 이야기하시는 겁니까?

▶네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되면 MBC PD수첩 사건도 뭐 그런 맥락이 아니냐, 뭐 그런 논란이 일 수 있겠죠. 결국은 정권이 검찰을 어떤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이용한 거 아니냐 하는 뭐 그런 비판도 있겠습니다.

-강정구 교수 사건은 공개적으로 그 당시 법무장관이 이야기를 했던 것이고 나머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니까 그걸 기준으로 법무부가 이야기한지는 모르겠는데요…

▶네

-임 채진 전 총장 발언 가운데 또 하나 관심을 끄는 대목은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 수사지휘 여부에 대해서인데 이에 대해서는 “ 노코멘트다”라며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아서 더욱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상돈 교수께선 어떻게 느끼셨습니까?

▶그렇죠. 뭐 그런 상황에서 노코멘트라는 것은 뭐 묵시적으로 시인을 한 것으로 봐야겠죠. 뭐 그런 일이 없었다면 없는 게 원칙이니까 없었다고 당당하게 말하지 않았겠습니까? 이건 뭐 사실 누가 들어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게 아니냐, 이렇게 봐야 할 거 같습니다.

-그런데 임 전 총장의 폭로성 발언이 파장이 일자 법무부가 6일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 “박연차 사건 수사는 지휘한 적 없다”, 또 광고주 협박 사건 관련해서도 " 일반적 수사지휘인『인터넷 유해환경 단속에 관한 특별지시』를 서면으로 한 후에 진행된 사건일 뿐“이다 라고 해명했는데 이 해명이 어떠하다 보십니까?

▶그건 뭐 법무부 대변인의 해명인데요, 그런 걸 보면 어떻게 보면 그런 해명을 한 법무부 실무진들이 내용을 잘 모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사실상 은밀하게 지휘하면 실무진이 알 수가 없죠. 물러나는 검찰총장이 뭐 거짓말 했겠는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조금 전의 광고주 협박 사건 관련해서는 그 당시의 주요 해당 언론사인 조중동에서 사설까지 쓰면서 상당히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임채진 전 총장 발언이 나온 이후로는 어떤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십니까?

▶현재로서는 거기에 대해서 아무런 논평이 없는 거 같습니다. 그 당시에는 뭐 그런 신문 사설뿐만 아니라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들도 아주 이거 검찰권 침해라고 맹렬하게 비난을 했죠. 사실 그것도 맞는 겁니다. 현 정부에 몸을 담고 있는 분들, 그 당시로서는 뭐 시민단체 대표였던 변호사였지만 지금은 청와대 법무 비서관 등등으로서 정권에 몸을 담았던 분들도 뭐 신문 칼럼이나 뭐 단체 성명 등을 통해서 이것을 굉장히 비판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와서는. 사실이 확정된 게 없으니까 그렇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마는 일관성이 좀 없다고 보겠죠.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

▶네.

-임 전 총장은 "지난 1년6개월 동안 수없이 흔들었다. 이쪽에서 흔들고, 저쪽에서 흔들고 참 많이도 흔들었다"는 말도 했습니다. 이 말 들으면서는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네 이것이 뭐 특히 이번 정권 들어와서만 그랬다고 볼 수 있는 건지 그건 참 알 수 없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과거의 예를 보더라도 대체로 볼 거 같으면 대통령이 이제 검찰총장을 자기 사람을 임명하기 때문에 이런 것이 표면에 나타나지 않았겠죠. 그런데 이제 특히 현 정권 들어와선 그런 것이 좀 도가 심했던 게 아닌가. 그래서 총장이 그런 말을 한 거 같습니다.

-과거 검찰 독립성에 대한 중요 사례가 있으면 소개해주시죠?

▶오히려 이런 검찰의 독립 문제가 불거진 것은 우리나라 건국초기였다. 임용신 초대 상공부 장관을 검찰이 부패혐의로 기소하려고 하자 이승만 대통령이 법무부장관을 통해서 기소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은 적이 있었다. 당시 최대교 서울지검장은 소신껏 기소하고 사표를 내서 그야말로 대한민국 검사의 표상이 됐다. 1949년 6월부터 대략 1년 동안 검찰총장을 지낸 김익진 2대 총장도 이승만 대통령의 일종의 비선조직을 기소해서 대통령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그런 면에서 역시 김익진 총장은 검찰총장의 지위를 확립했다고 보겠다 .그 후로는 대체로 대통령이 자기 사람을 총장으로 임명해서 그런 일이 불거지지 않았다. 다만 김대중정권 들어와서는 검찰이 정권주변에 약하다고 해서 특검도 몇 차례 했다. 노무현 정권 들어와서는 정권의 성향과 검찰의 본성이 맞지 않아서 강정구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이래저래 검찰이 상처를 많이 입었습니다.

-지금 그래서 검찰권 독립성과 또 아울러 남용으로 인한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여러 방안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상돈 교수께선 생각하시는 검찰 개혁의 바람직한 방안 또는 방향이라면 어떤 것을 꼽으시겠습니까?

▶일단은 제도 개혁보다도 일단은 말이죠 검찰은 정치 기구가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일종의 사법기구다 하는 그런 인식을 국민과 정치권이 다 해야 하겠습니다. 그게 제일 중요하고요, 제도적으로 볼 때는 참 제일 좋은 것은 미국에 있는 대배심 같은 게 좋은데요. 미국에서는 기소권은 대배심에 있고, 검찰은 대배심을 설득하는 데에 그칩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나라 사법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대배심 제도를 우리나라에 도입하기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여러 가지로. 일단은 법무장관의 수사 지휘권 조항을 좀 삭제해야 하지 않나 합니다. 일본법에도 그런 조항이 있지마는 사문화 되어있지만 우리는 이게 살아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것을 차제에 폐지해야 할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또 하나 문제는 특히 은밀한 수사 지휘인데요. 그것은 그런 일이 밝혀지면 엄중한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 그렇게 해서 재발을 방지해야만 하겠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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