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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의사 ?

작성일 : 2024-08-10 12:31조회 : 380

영국 의사 ?

의대 증원와 이로 인한 의료 대란은 한국 언론의 흑역사(黑歷史)로 평가될 것이다. 언론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은 한국의 보수신문/경제지가 얼마나 바보짓을 했는지를 분석하면 박사학위 논문을 쉽게 쓸 수 있을 것이다. 이 신문들(동아일보는 제외)은 이제는 자기들이 멍청했음을 알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인정하지는 않는다. 대신에 본질적 문제에 대해선 침묵하면서 지엽적인 기사를 발굴하거나 조잡한 외부 칼럼을 통해서 “우리가 한 이야기가 전부 틀린 것은 아니야” 하는 식으로 ‘물 타기’를 한다.

송호근 칼럼 같은 형편없는 기사를 게재해서 의사를 악마화 하는 데 앞장 선 중앙일보가 뜬금없이 영국 전공의 선발시험은 인성 검사를 중시한다는 인터뷰 기사를 내보낸 것도 전형적인 ‘물 타기’다.
"영국선 전공의 시험 절반은 인성 검사…성적만큼 자질 봐야" (중앙일보, 8월 6일자) 남수현 기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8733

대학병원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비상시국에 영국 전공의 선발시험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지만, 이런 기사는 자기를 정당화하기 위한 유치한 의도를 갖고 쓴 것이다. 나는 영국에선 공부하거나 오랫동안 체류한 적이 없지만, 영국 의사들이 저임금과 의료 환경 악화에 실망해서 호주, 뉴질랜드, 미국으로 이민을 나가고 있다는 소식은 나만 들어 본 것은 아닐 것이다. 에이스급(級) 의사는 미국으로 가고 그 다음은 호주와 뉴질랜드로 향한다는 소식은 아는 사람은 모두 알 것인데, 우리나라 기자들만 모르고 있으니 한심하다.

작년 1월 CNN은 영국 의료 시스템이 붕괴하고 있다는 특집기사를 내보냈다.
‘Why is Britain’s health service, a much-loved national treasure, falling apart?‘
By Christian Edwards, CNN (Updated 6:51 AM EST, Mon January 23, 2023)
https://edition.cnn.com/.../uk-nhs-crisis.../index.html

- 기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차 대전 후에 노동당 정부가 도입한 국가의료제((NHS)는 이제 갈수록 악화해서 영국 병원은 환자를 수용할 수가 없게 됐다. 병원 복도에서 진료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사람으로 들어차 있는 등 영국 병원은 전쟁터(war zone)가 돼버렸다. 진료 대기 시간이 12시간이 넘고, 긴급한 응급환자가 앰뷸란스를 부르면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90분 이상 걸리고 응급환자는 평균 4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고 그 동안 죽는 환자가 부지기수(不知其數)다. 이런 와중에 앰뷸란스 구조대원들이 저임금에 항의해서 파업을 하고 있지만 정부는 예산 부족으로 속수무책(束手無策)이다.

영국의 의료체계는 코로나 팬데믹 대처에 완전히 실패했고 이 기간을 거치면서 더 망가졌다. 진료와 수술은 지연되고 예산이 부족한 정부는 의사와 간호사의 급여를 삭감해서 의료진의 사기를 꺾었다. 오늘날 영국은 인구 대비로 MRI와 CT 스캐너 보급이 OECD 평균 보다 많이 부족하다. 1987년에 영국 전체에서 299,000개 이던 병상(病床, bed)은 2019년에 141,000개로 줄어서 인구 대비한 OECD 평균보다 역시 많이 적다. 환자가 퇴원을 하려고 해도 관료적인 병원 시스템 때문에 퇴원하기도 힘들어서 공연히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경우가 허다할 정도로 총체적 기능마비에 빠져있다.

의료 분야 종사자에 대한 보수가 열악해서 의료 종사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고 NHS는 빈자리가 133,000개나 되지만 하겠다는 사람도 없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에 절망한 의사들, 특히 젊은 의사들과 의대 졸업생은 호주 뉴질랜드 등 외국에서 일자리를 구해서 영국을 탈출하고 있다.
https://www.cnn.com/.../uk-nhs-crisis-falling-apart-gbr-in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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