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안철수 단일화 효과 ?

작성일 : 2022-04-03 18:29조회 : 3,569

안철수 단일화 효과 ?

중앙일보와 정당학회가 흥미있는 조사를 했다. (아래 중앙일보 3월 28일자 기사) 선거 막판에 안철수가 윤석열을 지지하는 단일화가 윤석열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즉, 2월 17~24일 기간 중 안철수를 지지하겠다는 20~50세대 유권자 중 단일화 후에 38.3%는 이재명 후보를 찍었고 37.7%는 윤석열 당선인에게 투표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60대 이상에서 안 후보에 대한 지지가 그리 높지 않다고 추정한다면 역시 막판 단일화 발표가 윤 후보의 당선에 미친 긍정적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몇 번 인터뷰를 통해서 윤석열로 단일화해도 안철수 지지표가 절대로 윤석열 지지표로 그대로 가지 않으며, 기권하는 표가 아니면 윤석열과 이재명으로 비슷하게 갈라진다고 이야기 한바 있다. 당선 가능성이 없는 안철수는 투표일이 다가오자 7% 정도로 고착 됐으니까 단일화는 당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었다. 인터뷰 외에도 나는 이에 대해 물어 오는 양쪽에 대해서 똑같이 이야기 해주었다. 그리고 나는 ‘단일화 비용’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갖 조건을 요구해서 피곤하게 만들테니까 효과도 없는 단일화를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윤석열은 막판에 단일화를 하고 말았다. 윤석열 쪽에서 안철수 지지표의 성격을 몰랐거나 또는 이재명을 포위하는 심리적 효과를 기대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단일화는 윤석열을 도와주기는커녕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안철수가 광주에 가서 윤석열이 당선되면 손가락을 자르겠다고 하면서 바른정당과 합당한 것을 사과한다고 큰 소리를 치고 일주일도 안 되어서 윤석열을 지지했으니 호남 유권자들을 능멸한 꼴이 됐고, 덕분에 막판에 호남에서 이재명에 대한 지지가 높아졌다. 이준석이 호남에서 30%를 득표할 것이라는 자신은 조금은 과장이었겠지만 나름대로 계산이 있었던 것인데, 안철수와 단일화로 이재명 지지가 올라가고 말았다. 민주당도 안철수 단일화 직전에 3~4% 지고 있다고 보았는데, 안철수 덕분에 호남에서 역풍이 불어서 따라 잡았지만 1%가 부족하고 말았다.

나는 ‘공동정부’라는 말 자체가 웃기는 것이라고 본다. 정부는커녕 정당도 공동대표로 운영하면 잘 안된다. 2016년 총선 후에 나는 국민의당에서 최고위원을 몇 달 했는데, 그 때는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체제였다. 솔직히 당시 국민의당 최고위는 숨 막히는 분위기였는데, 결국 별것도 아닌 리베이트 파동으로 두 사람 모두 그만 두고 박지원 비대위원장 체제가 들어섰다. 안철수가 바른정당과 무리하게 합당해서 바른미래당이 생겼는데,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 체제였다. 그 정당이 제대로 굴러갈 리가 없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역대급 참패를 기록했다. 그 때 보궐선거 공천을 두고 이준석은 안철수와 강을 건너 버렸다.

2014년 지방선거는 세월호 때문에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였다. 당시 민주당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였는데, 선거 임박해서 기초단체 선거는 무공천으로 하자고 몽니를 부리는 바람에 선거 대비가 늦어져서 결국 선거는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다. 그 때 무리하게 광주시장으로 공천된 사람이 누구인지를 모두 잘 알 것이다. 공동정부니 공동대표니 하는 것은 한마디로 헛소리다. 그리고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안철수와 단일화해서 공동정부를 수립해야 한다고 사설과 칼럼을 섰던 논설위원이니 선임기자니 하는 사람들은 아래 중앙일보 기사를 보고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58749?fbclid=IwAR0Xnq_dZsLPSZhUio1BoDiJ-vL4KWvWDu3Re3qzh_5JtNjrhgKNfXlRruM#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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