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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1971년 라오스 침공 작전
작성일 : 2022-07-16 11:08조회 : 1,822
1971년 라오스 침공 작전
1971년 봄에 미군과 남베트남군이 펼친 ‘라오스 침공 작전’(Operation Lam Son 719)은 베트남 전쟁 중 남베트남군이 라오스 영내로 진입해서 호지민 루트의 북베트남 기지를 장악하려는 야심적인 공격 작전이었는데, 처참한 실패로 끝났다. 당시 미군은 의회가 통과시킨 법률에 의해서 지상군 투입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남베트남 지상군이 진격을 하고 미군은 포격 지원과 항공지원을 담당했다. 하지만 남베트남 정부 요소요소에 공산 간첩이 많이 있어서 작전 내용이 사전에 누설됐고, 그 결과로 라오스로 진격한 남베트남군은 절반 이상이 전사하거나 실종됐다.
작전 실패를 보고 받은 닉슨 대통령은 비서실장에게 “에이브람스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머리가 잘못된 게 아니냐?”고 물었다고 전해진다. 에이브람스는 당시 베트남 주둔 미국 사령관 크레이튼 에이브람스(Creighton Abrams 1914~1974) 장군이다. 닉슨은 에이브람스를 경질할까 생각했지만 그러면 문책 인사라고 뉴스가 될까봐 참았다.
에이브람스 장군은 1972년 북베트남군 춘계 대공세에도 대비하지 못해서 화가 난 닉슨은 그를 육군참모총장으로 불러드리고 부사령관이던 프레데릭 위언드(Frederick Weyand 1916~2010) 장군을 베트남 주둔군 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위언드 장군은 1968년 북베트남 구정 대공세 때에도 케산 기지가 아닌 사이공이 주된 타깃이라고 생각해서 캄보디아 국경지대에 있던 미군 병력을 사이공 외곽으로 배치해서 사이공에서 북베트남군을 신속하게 몰아낼 수 있었다. 당시 미군 사령관 윌리엄 웨스트모얼랜드(William Westmoreland 1914~2005) 대장은 중부 고산지대 케산에 있는 미 해병 기지를 북베트남군이 집중적으로 공격해서 미국의 디엔비엔푸로 만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북베트남군의 주된 공격 목표는 바로 사이공이었고, 위언드 장군 덕분에 사이공은 함락을 면했다.
미군이 북베트남 군의 구정 대공세를 격퇴한 후 존슨 대통령은 웨스트모얼랜드를 육군참모총장으로 불러드리고 크레이튼 에이브람스 장군을 주둔군 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웨스트모얼랜드의 전쟁 방식이 실패했음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실패한 지휘관을 참모총장으로 임명했으니 미군 내부의 사기가 어땠을지는 충분히 상상할 만하다. 닉슨도 라오스 침공 작전에 실패한 에이브람스를 육군참모총장으로 올려 보냈으니, 같은 일이 반복된 셈이다. 에이브람스 장군은 참모총장을 지내다가 폐암으로 사망했다. (그는 시가를 입에 물고 살았다.) 그의 둘째 아들이 2018~2021년간 주한 미군 사령관을 지낸 로버트 에이브람스 장군이다.
라오스 작전에서 미군 헬기 부대는 실로 영웅적인 전투를 했다. 포위된 남베트남군 병사를 한 명이라도 더 구출하기 위해 위험한 임무를 수행했다. 헬기는 하루에도 7~8회 씩 적진에 들어가서 병력을 구출했다. 북베트남 군 포화로 헬기가 추락하면 다른 헬기가 위험을 무릅쓰고 착륙해서 동료를 구출하려 했고, 그러다가 자신도 피격되곤 했다. 헬기 조종사 중에는 하루에 두 번 격추된 경우도 있었다. 그야말로 사상 최대의 헬기 작전이었다고 할 만 하다. 베트남 전쟁에서는 헬기 조종사들의 희생이 많았다. 베트남에서 피와 땀을 흘린 이들은 그 후 회고록을 펴내는 등 자신들의 기록을 스스로 남겼다. 아무리 잘못된 전쟁이라고 해도 조국의 부름을 받고 그 전쟁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군인들은 최대의 존중을 받아야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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