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현대 엑셀

작성일 : 2021-12-18 17:19조회 : 2,268

현대 엑셀

현대 엑셀 1987~88년 신차 가격은 5,000달러 대였다. 오토 미션, 에어컨 등을 추가하면 6,000 달러 수준이었다. 같은 연도의 도요타 코롤라(Corolla)는 기본 모델이 11,000 달러였고 오토미션, 에어컨을 추가하면 12,000 달러를 훌쩍 넘었다. 토요타는 코롤라를 10,000 달러 이하의 엔트리 카로 미국 시장에 내어놓았으나 1985년 9월 플라자 합의(The Plaza Accord)로 엔화가 절상됨에 따라 10,000 달러 선을 지킬 수 없었다. 그러니까, 현대 엑셀은 토요타 코롤라의 절반 가격이었다. 현대차 광고는 다른 차 한대 값으로 두 대를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엑셀은 고속 주행이 많은 미국에서 기대만한 성능을 보여주지 못했다.

현대 엑셀은 LA 폭동을 야기한 흑인 로드니 킹 구타 사건에서 로드니 킹(Rodney King 1965~2012)이 탔던 차로 뉴스를 탄 적이 있다. 1991년 3월 3일 자정을 넘어서 로드니 킹은 친구 집에서 술을 먹고 자기 차 엑셀에 다른 친구 두 명을 태우고 집에 가기 위해 하이웨이를 달리던 중 과속을 해서 경찰의 추격을 받았다. 경찰은 로드니 킹이 하이웨이에서 최고 117mph(188km/h)로 달렸고 하이웨이를 벗어 난 후에도 과속과 신호위반을 하고 달리다가 경찰차에 포위된 후 체포됐다고 밝혔다.

현대 엑셀을 따라 잡느냐고 고생을 한 경찰관들이 차 밖으로 나온 로드니 킹과 일행을 두드려 팼는데, 이 장면을 지나가던 아마츄어 비디오 작가가 찍어서 언론에 공개함에 따라 세상에 알려졌다. 경찰은 체포에 저항해서 제압했다고 주장했으나 비디오 테이프는 구타 장면을 보여주었다. 가석방 중이던 로드니 킹은 음주단속에 걸리면 가석방이 취소될까봐 도주했다고 진술했다. 구타에 가담한 경찰관들이 LA 서북쪽 백인 거주지역인 시미 밸리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자 LA에서 폭동이 일어나서 흑인 거주지역과 가까운 코리아 타운이 불타는 등 한인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과연 현대 엑셀이 승객을 두 명이나 태우고 시속 117 마일(188 km)로 달릴 수 있는가 하는데 대해 의구심이 일었다. 현대 미국 지사는 엑셀은 그런 속도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명해서 화제가 됐다.

이전글재키 케네디와 패트 닉슨

다음글1980년대 한국경제

리스트로

이상돈닷컴

이상돈

LEESANGDON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