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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CCR과 반전(反戰) 노래
작성일 : 2021-12-29 22:36조회 : 2,305
CCR과 반전(反戰) 노래
1969년 8월 우드스톡 페스티벌에서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젊은이들이 장발(長髮)과 히피 복장을 하고 마리화나를 피어가면서 평화와 사랑을 희구했다. 우드스톡 페스티발은 ‘반란(Revolt)의 1960년대’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엄청난 사건이었다. 우드스톡에는 당시 인기 절정이던 CCR(Creedence Clearwater Revival)도 참가했다.
1968년부터 73년경까지, 그러니까 나의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에 활동한 CCR은 백인 4인조로 이루어진 록그룹으로 우리에겐 ‘Proud Mary'(1969년)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가사에는 멤피스에서 무얼 하고 뉴올리언스에서 일하다가 유람선을 타니까 도시가 보이더라는 구절이 있다. 훗날 내가 그 뉴올리언스에서 공부를 하게 될지는 당시에는 물론 몰랐다.
CCR이 활동했던 시기는 베트남 전쟁 후반기였다. 이들은 베트남 전쟁에 관한, 또는 이를 비판하는 가사를 담은 노래를 여러 개 냈는데, 모두 빌보드 수위를 장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Run Through the Jungle', 'Who'll Stop the Rain', "Have You Ever Seen the Rain', 그리고 ‘Fortunate Son'이 그러하다. 여기서 정글은 물론 베트남의 정글을 말하는 것이고, 비(Rain)도 시도 때도 없이 비가 내려서 병사들을 괴롭힌 베트남을 빗댄 것이다.
특히 ’Fortunate Son'의 가사에는 ”나는 상원의원의 아들도 아니고 백만장자의 아들도 아니다. 나는 은수저를 들고 나온 행운의 아들이 아니다‘는 구절이 나온다. 상류층은 베트남 전쟁을 피해 나가고 그렇지 못한 젊은이들이 베트남에 간다는 것을 직설적으로 꼬집은 것이다.
이런 노래를 베트남에서 미군 병사들이 들으면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한다. 베트남 전쟁은 흑인이 백인과 동등하게 전투에 참가했던 전쟁이었다. 당시 미국 인구 중 10%만이 흑인이었는데, 베트남에 나간 보병 중 30%가 흑인이었고 전체 전사자 중 25%가 흑인이었다. 베트남 전쟁은 대학 재학생과 주 방위군에 들어간 우수인력은 모두 빠져나가고 고등학교를 중퇴한 흑인들이 대거 참전해서 대거 전사한 불공평한 전쟁이었다. 닉슨 행정부 들어서 학력 경력 등에 무관하게 추첨제(draft lottery)로 징집을 해서 전사자 중 흑인 비율은 15% 수준으로 떨어졌다. 병역 자원이 실제로 필요한 수요 보다 많아서 그런 제도가 필요했던 것이다. 징집 추첨에 당첨되면 재수가 더럽게 없었던 것이다.
1969~73년 시절에 우리나라 라디오 음악 프로는 CCR의 이런 노래를 자주 틀었다. 우리나라도 베트남에 군대를 보내서 전사자가 나오는 상황이었고, 박정희 정권은 ‘아침이슬’을 불온가요로 정해서 금지시켰지만 더욱 노골적인 미국산 반전(反戰) 가요는 우리 전파를 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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