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윤석열과 검찰권 남용

작성일 : 2022-01-01 21:23조회 : 2,317

윤석열과 검찰권 남용

윤석열 후보는 국정농단을 수사하고 기소한 박영수 특검팀에서 수사팀장으로 일했다. 그리고 2017년 5월에 서울중앙지검장이 됐고, 2019년 6월에 검찰총장이 됐다. 그런데 박근혜 최순실 이재용을 수사하고 기소한 박영수 특검은 화천대유 50억~100억 관련자로 지목되어 있다. 그 특검은 이제 도덕성을 의심해 볼 만한데, 아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의 몇몇 고위직은 윤석열이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으로 있을 때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았고 기소를 당했다. 하급심에서 무죄나 집행유예가 나오면 검찰은 항소하고 상고해서 아직도 재판이 진행 중인 데가 꽤 있다. 검찰은 편하게 항소하고 상고하면 된다. 하지만 1심, 2심, 3심을 거치는 동안에 당사자는 막대한 변호사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 고위직들은 재판을 받느냐고 10억 원에서 20억 원 정도는 각자 지출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관진 전 국방장관은 윤석열이 중앙지검장을 지낼 때인 2017년 11월에 구속 기소되어서 2019년에 정치간여로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아직도 재판 중이다. 이병기 전 국정원장은 2018년에 국정원 특활비 제공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 받았고 아직도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조윤선 전 장관은 2017년 1월에 구속됐지만 1심에서 블랙리스트 건은 무죄가 나왔으나 검찰이 항소해서 2018년 1월에 유죄판결이 나왔고 아직도 상고심 계류 중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2019년 1월에 구속 기소돼서 6개월 후 보석으로 나왔으나 아직도 재판 중이다. 고영한, 박병대 대법관과 유해용 전 재판연구관은 직권남용에 대해서 대법원으로부터 최종적으로 무죄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3심까지 가는 동안에 이들도 자신의 변호사 비용으로 수억원은 기본으로 썼을 것이다. 이런 것이 검찰권 남용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우리나라는 1심에서 무죄가 나와도 검찰이 항소를 할 수 있다. 아니, 당연히 항소를 한다. 대법원까지 상고해서 무죄가 나오면 검찰은 대법원의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한다. 영미권에서는 1심에 무죄가 나오면 검찰은 항소할 수 없다. 이것이 이중처벌 금지 원칙이다. 영미권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처럼 검찰이 무조건 항소하고 상고해서 당사자를 완전히 기진맥진하게 하는 나라는 없다. 검찰 개혁을 하려면 엉뚱하게 공수처를 만들게 아니라 이런 것을 손보아야 한다.

이 점에 대해선 이재명 후보가 누구 보다 절실하게 알고 있을 것이다. TV 토론 중 나온 말 한마디를 집어내서 검찰이 기소했지만 1심 법원은 무죄 판결을 내렸다. 검찰이 항소하더니 고등법원이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했다. 그리고 대법원에 상고해서 결국에 무죄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판결이 부당하다고 지적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사건에서 1심에 무죄가 나온 경우에 검찰이 항소해서 2심에서 당선무효 벌금형이 나온 경우는 이재명 후보의 경우가 아마 처음일 것이다. 미국 같으면 이재명 지사 사건은 1심 무죄 판결로 그대로 끝나버리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 있었던 블랙리스트 사건, 국정원 특활비 사건, 그리고 이른바 재판농단 사건을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직권남용죄를 적용한 경우에 무죄가 많이 나온 것을 보더라도 문재인 정권에서의 검찰의 공소권 남용은 도(度)를 넘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이병기, 조윤선, 김관진 등 고위직을 기소하고 또한 양승태 박병대 고영한 등을 기소한 문재인 정권 하의 검찰의 책임자는 윤석열이었다. 나는 그래서 윤석열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한 국민의힘 의원들과 당원들을 선듯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들이 윤석열이 박근혜, 이병기, 김관진을 기소하듯이, 또 조국을 기소하듯이 문재인 대통령을 기소하기를 원하기 때문이 아니라면 무엇으로 설명을 하겠는가. 그러면 대통령은 그런 것을 하는 사람인가? 그렇다고 해도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자존심도 없는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되어서 자유인이 됐기에 몇 자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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