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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심야토론, 우파 매체

작성일 : 2008-06-21 23:57조회 : 2,092

촛불, 심야 토론, 우파 매체
(2008. 6. 21)

쇠고기 협상 결과가 발표됐지만, 그것의 국민적 수용(public acceptance)는 미지수로 보입니다.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된 촛불 집회의 규모도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어제 밤 실로 오랫만에 TV 심야토론(SBS)을 보았습니다. 내가 잘 아는 전원책 변호사와 제성호 교수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전 변호사는 이 대통령을 비판하는 입장이어서 비교적 큰 목소리를 냈지만, 한나라당 프레임에 매어 있는 제 교수는 특별히 할 말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 심상정 대표, 이석현 의원, 성한용 한겨례 기자는 여유있게 토론을 리드했습니다. 공성진 의원은 처음부터 자세를 낮추어 나왔으니 별달리 토론할 것도 없었습니다. 아무리 지식이 훌륭하고 토론 실력이 좋아도 구도가 안좋으면 한계가 있는 법입니다.

쇠고기와 대운하는 보건과 환경문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보건과 환경은 과학적 문제일 뿐더러 도덕적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즉 이 문제에 대해선 보건과 환경을 주장하는 측이 일단 우월한 지위에 서는 것입니다. 보수 진영은 이 문제를 국가안보와 대북정책 다루듯이 접근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설득력을 잃어 버린 것입니다.

아무리 이명박 대통령이 무능해도 촛불을 동원하는 무시무시한 좌파 세력과 싸우기 위해선 그를 지지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보는 사람이 아직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동반자살이 되기 때문입니다.

조 중 동이든, 인터넷 신문이든간에 재정 자립이 되지 않으면 독립적 목소리를 낼 수 없습니다. 조선일보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대단히 냉정한 논조를 내보는 것도 재정 자립에 자신이 있기 떄문입니다. 뉴욕타임스와 폭스뉴스도 수익성이 있기 때문에 자기 나름대로의 정론을 펴는 것입니다. 인터넷 신문도 그것이 언론의 구실을 하기 위해선 살아있는 권력을 겨냥할 줄 알아야 합니다. 좌파를 견제한다는 이유로 권력을 싸고 돌 바에야 아예 접는 게 좋습니다. 수익성 모델도 되지 않는 상태에서 구차하게 운영할 바에는 문 닫는게 좋다는 것이 내 생각입니다. 우파 매체가 갈구하던 우파 정권이 들어섰는데 그렇게 힘들여 운영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수익 모델이 안되면 과감하게 접는 것, 그것이 바로 우파가 지향하는 시장경제 원칙입니다. 인터넷 신문이 몇개 사라져도 카페와 블로그가 그 역할을 해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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