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어느 대학생의 생각

작성일 : 2008-06-22 18:26조회 : 2,028

계시판에 올라온, 25세 대학생 분의 글을 보다 많은 분이 볼 수 있도록 여기에 올립니다.
제가 보기에도 이런 생각이 요즘 젊은 세대(대학생)의 의식을 대표하는 것 같습니다. 기성 세대가 읽어 볼만한 글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띄어 쓰기 등 맞춤법을 약간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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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내부로부터 멸망하고 있습니다 (정승환)

2008-06-22

안녕하세요? 서울에 사는 25살 대학생입니다
젊은이들로부터 보수가 외면받고 있다는 교수님의 통탄스러운 글을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교수님이 오해하시는 게 있는 거 같은데, 젊은 세대가 보수에 대해 환멸을 느낀다고 해서 진보좌파적 의식을 갖고 있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사실 말이야 바른말이지 지난 10년 정권이 좌파였습니까? 보수세력의 잘못된 점은 사안을 언제나 이분법적 논리로 규정한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냉전 사고방식의 접근법으로는 젊은 세대로 부터 영원히 매장당할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한국의 보수가 살아남는 방법은 정확한 역사인식 하에 민족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민족주의나 국수주의적인 모습은 자칫 저질 포퓰리즘으로 빠질 수 있지만, 그것을 조율하여 우파적 어젠다를 잃지 말아야 하는 것이 보수의 역할이지요.

젊은 세대가 보수를 외면하는 것은 다른 게 아닙니다. 해방 후 미군정 하에 친일청산을 하지 못하여 친일파가 대거 국가의 중심으로 등용되어 미국에 약점 잡히며 종속되어 '일제 근대화론'이 라는 빌어먹을 논법으로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 시키려는 수작에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행위들이 국가적 로망을 가져야 하는 젊은이들로 부터 민족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바 몇몇 철없는 젊은이들이 주사파 자주국을 외치며 북괴를 찬양(?)하는 악순환 까지 오게 되는 것입니다.

도대체 어느나라 보수단체가 국가기념일에 성조기를 흔들며 미국을 위해 눈물을 짓고 미국만세를 외치며 미국에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요구를 반미운동으로 낙인찍는단 말입니까? 도대체 어느 나라가 식민지 근대화론을 전면에 내세워 일제에게 감사하라하며 독립투사들을 테러리스트로 묘사한단 말입니까? 현 대한민국에 진정 보수가 있다면 그것은 집권세력에 의해 친북좌파 빨갱이라는 묘사되고 있을 겁니다. 교수님도 말씀하셨듯이 우리 젊은이들은 세계화를 너무도 잘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누구도 자본주의를 부정하지 않으며 주사파들의 반미 슬로건에 놀아나지도 않습니다. 공산주의라는 휴머니즘은 역사적 코미디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더러운 독재자 김정일은 패망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순간 주석궁을 탱크로 밀어 버리는 것 보다는 한국의 자본과 인력으로 체재 개방을 유도하고 중국의 북한 침탈 야욕을 저지하는 게 최우선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자칭 보수라는 세력들은 이런 민족주의적 공조를 친북으로 낙인찍고 좌파 빨갱이라는 모욕을 서슴치 않고 해대고 있습니다.

보수우파라는 작자들이 민족주의를 부정하고 탈국가주의 마인드를 갖자고 종용하고 있습니다. 통일의지도 없이 경상도 패권에 안주하여 탈민족주의를 주장하며 미국 만세를 외치고 있는 세력들이 어떻게 보수이고 우파입니까? 교수님께 감히 말씀드리지만 이 나라는 좌파가 정권을 잡고 좌파적 정책을 취한 적이 없음을 알려 드립니다. 지난 10년은 역대 어느 정권보다 시장친화적이었고 사회주의의 ‘사’ 자도 나올만한 정책이 없었습니다. 있었다면 오로지 북한 문제에 대한 자칭 우파들의 집단궤변 뿐이었으며. 해방 후 현대사를 다시 조명하자는 의지에 대한 자칭 우파들의 집단 히스테리였을 뿐이죠. 보수는 내부로부터 멸망하고 있습니다.

해방 후 잘못 끼워진 단추를 다시 채우려는 노력이 없는 한 이러한 노력을 반미와 친북 주사파라는 논리로 억누르려고 하는 한 보수는 그저 ‘수구꼴통 매국노’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 충분합니다(물론 오명입니다)

지금처럼 뉴라이트와 개신교 집단의 인지 부조화 속에선 보수는 내부로부터 멸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칭 보수라는 세력들은 이명박 정부를 촉매제로 하여 그 실상이 낱낱이 밝혀질 것이며 국민들의 손에 의해 새로운 보수가 탄생할 것이라는 걸 예언 합니다. 말씀하셨듯이 현재 한국의 보수세력은 더 이상의 명분도 당위성도 없습니다. 끝으로 교수님의 좋은 글을 읽으며 진정한 보수란 무엇인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상해임시정부)을 지키며 헌법을 준수하는 정통 보수세력이 집권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훌륭한 원로교수님께 무례가 되지 않았음을 바라며 철없는 혈기만 가득한 무식한 학생이 적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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