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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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중처벌금지
작성일 : 2020-07-19 06:28조회 : 1,635
6월 21일 ·
이중처벌금지
우리 헌법은 대통령의 임기중 형사소추 면제와 국회의원의 회기중 불체포특권 및 국회내 발언에 대한 민형사 면책을 규정한다. 따라서 이것을 폐지하려면 개헌을 해야 한다. 헌법에 대통령의 형사소추 면책을 규정한 나라는 거의 없기 때문에 1948년 제헌 때 잘못 도입한 것이라 하겠다.
국회의원 회기 중 불체포 특권도 다른 나라에 별로 없는 제도인데, 과거 권위주의적 정부 시절에는 야당의원을 보호했지만 이제는 더이상 존치할 이유가 없다고 하겠다.
2012년 총선 때 새누리당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공약을 했다.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 회기 중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새누리당은 보호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그 첫 사례가 정두언 의원이었다. 결국 정 의원은 구속되어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항소심 도중 형기가 끝나서 다시 국회로 복귀했지만 전과 같은 의정활동은 어려웠다. 정두언 의원은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판결을 받았다.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의 대국민 약속이 엉뚱한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고인이 된 정두언 의원을 저는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심에서 무죄판결이 나오면 검찰이 무조건 항소를 해서, 많은 경우 대법원까지 무죄를 세 번 받아야 무죄가 확정되는데, 참으로 불공정한 제도다. 미국 등 영미법계 국가에선 1심에서 무죄가 나오면 그것으로 끝이고 검찰은 항소를 못합니다. 이를 이중처벌금지 Double Jeopardy Rule라고 부른다. 1990년대 중반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O. J. 심슨도 1심에서 무죄판결 받고 그대로 나왔다.
시시콜콜한 사안을 이유로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벌금 80만원으로 끝났다고 하더러도 대법원까지 갔다면 그 의원은 변호사 비용으로 1억 원 이상을 지출했을 겁니다. 의원이 그런 경험을 하면 검찰을 어떻게 보겠나요 ? 지금 검찰을 개혁하겠다고 벼르는 의원들 중에는 그런 경험을 한 경우가 많다. 한번 무죄선고 받으면 무죄가 확정되는 영미식 이중처벌 금지원칙을 우리가 따랐다면 이재명 지사는 이미 무죄가 확정됐을 것입니다.
2016년 국회 본회의 때 당시 법무장관을 상대로 이중처벌금지에 대해 질의했더니 우리 법체계하에선 수용하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1심을 합의제로 해서 신중하게 진행하면 미국처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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