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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개(dog)를 모욕하지 말라
작성일 : 2020-09-26 20:44조회 : 1,765

9월 12일

개(dog)를 모욕하지 말라


정의당이 김홍걸 의원을 호부견자로 표현했다. 즉 아버지는 범 같이 훌륭한데 자식인 본인은 개처럼 못나거나 평범하다고 빗댄 것이다.

유식한 척하고 사자성구를 인용했지만 이 시대에 적절한 표현은 아니다. 개 또는 강아지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인구가 거의 천만 명에 달한다는 이 시대에, 애비 보다 못난 인간을 개에 비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당대의 국문학자이며 시조시인이었던 가람 이병기 선생은 "때로는 개도 사람보다 낫다"는 휘호를 남긴 바 있는데, 사실 사람이 개 보다 못한 경우도 허다하다.

우리가 흔히 쓰는 "x새끼"라는 욕도 사람 보다 열등한 개의 새끼라는 데서 유래했다고 하나, 개나리 개살구 등과 같은 맥락에서 막되먹은 자식이라는 의미라고 보는 학설이 더 유력하지 않나 한다.

 이에 해당되는 영어 욕은 son of bitch로, 여기서 bitch는 원래는 암캐를 의미했으나 점차 행실이 나쁜 여자를 지칭하는 단어로 쓰이게 됐다. 그러니까 그 자체가 여성비하적인 표현이라고 하겠다.

전투기끼리 붙는 공중전을 dog fight라고 부르는데 1차 대전 때 처음 등장한 복엽기 전투기들이 서로 얽혀서 기관총을 쏘아대는 모습을 그렇게 부른 것이 유래라고 한다. 하지만 요새는 공중전도 먼 거리에서 레이더로 포착해서 미사일을 쏘니까 그런 표현은 더 이상 걸맞지 않다.

여하튼 동물권 운동이 활발한 이 시대에 그런 사자성구를 구태여 끄집어 쓰는 행태는 적절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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