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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6. 12.1~12.9 국민의당
작성일 : 2020-09-29 14:15조회 : 1,665
2016. 12.1~12.9 국민의당
2016년 11월 들어서 야3당은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각각 탄핵소추준비단을 발족시켰다. 11월 말이 되자 각 정당이 준비한 탄핵소추안을 취합하여 본회의에 회부할 수 있게 되었다. 민주당은 12월 1일에 발의해서 2일에 표결을 하자고 주장했고, 정의당도 이에 동조했다. 국민의당은 박지원 원내대표 사회로 의원총회를 열어서 이 문제를 다루게 됐다. 몇몇 의원은 12월 2일에 하자고 했고, 안철수 의원도 그런 쪽이었다. 대부분 의원들이 발언을 하지 않자 박지원 대표는 2일보다는 확실하게 탄핵을 할 수 있도록 9일에 표결을 하고, 주말에 김무성 의원을 만나보겠다면서 의총을 마무리했다.
민주당도 처음에는 야3당 중심으로 2일에 표결하는 방안과 새누리당 비박계 동참을 이끌어서 9일에 표결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했으나, 12월 1일에 추미애 대표가 김무성 의원과 단독으로 만나는 바람에 혼란을 빚어서 2일 표결로 결정한 것으로 보였다. 당시 민주당 대변인이던 금태섭 의원은 9일 표결이 오히려 부결 리스크가 크다면서 2일 표결을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당이 9일 표결로 결정하자 2일 표결은 물 건너갔다. 그러자 이에 항의하는 문자와 전화가 국민의당에 쇄도했고, 그 날 리얼미터 조사에선 국민의당 지지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심상정 의원은 국민의당이 새누리당 비박계의 결재를 받느냐고 표결을 늦추었다고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난했다.
2일 표결이 무산되자 그 주말 촛불집회엔 최대 인파가 몰렸다. 그 주말을 거치면서 김무성 의원 등 새누리당 비박계가 표결참여와 탄핵가결로 의견을 모았다. 야3당 171명 의원이 제출한 탄핵소추발의안은 12월 8일 본회의에 보고되었다. 다음 날인 12월 9일 오후 표결에 들어가서 4시 조금 넘어서 찬성 234표, 반대 56표, 기권과 무효 9표로 가결되었다. 검표위원인 채이배 의원이 손가락으로 2, 3, 4를 가르치자 국민의당 의석에서 “아!”하는 소리가 들렸다. 박지원 원내대표였다.
이렇게 해서 탄핵은 헌재로 넘어갔다. 만일에 2일에 표결을 강행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200명 선을 넘지 못해 부결됐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2일 표결을 주장했던 이유는 내부사정 때문이 아닌가 한다. 재야 촛불세력의 압력도 있었을 것이고, 추미애 대표가 김무성 의원을 단독으로 만난 것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2일에 표결해서 부결됐다면 촛불이 횃불로 바뀌는 등 파급효과는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어쩌면 민주당과 정의당은 탄핵안이 부결돼도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헌정중단 리스크를 감수하고 2일 표결을 주장했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민주당이 이렇게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당이 9일 표결로 기울기 때문에 어차피 2일 표결은 안 되니까 표면적으로만 2일 표결을 주장해서 명분을 세우려 했던 것이다. 여하튼 민주당, 국민의당, 그리고 새누리당 비박계는 치열한 수 싸움 끝에 9일 표결을 결정했다고 나는 본다.
2일에 표결을 해서 부결되었더라면 야3당 의원들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촛불시위대의 맨 앞에 서서 청와대로 향하는, 4.19와 비슷한 사태가 벌어졌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김무성 유승민 등 탈당파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다고 보는 보수 일각의 시각은 잘못됐다고 본다. 오히려 헌정중단 없이 탄핵을 통해 대선을 치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후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12월 2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표결했다면 부결이었을 것이고, 오늘 9일 표결해서 가결될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 국민의당의 전략이 성공했다고 자랑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당은 이렇게 국민과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역량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내가 보기에, 그것은 박지원 개인의 역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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