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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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북에 대한 비난 수위를 더 높여야 할 이 대통령
작성일 : 2008-07-12 22:39조회 : 1,983
北에 대한 비난 수위를 더 높여야 할 이 대통령
이상돈 (2008년 7월 12일)
오늘(12일)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긴급 장관회의에서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사건에 대해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고 한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대통령으로서 적어도 이 정도의 발언은 해야 하는 법이다. 1983년 9월, 소련이 대한항공 007편을 격추시켜 수백 명을 죽게 하자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 대통령은 이를 ‘야만적 행위’라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레이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100분의 1이라도 본받았으면 한다.
금강산 관광 중이던 여성이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한 사건은 그 사건 자체도 보통 사안이 아니지만, 그것 못지않게 그에 대한 이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초기 대응도 보통 문제가 아니라 할 것이다. 이에 대해선 조선일보가 적절한 사설을 내보는 등 많은 논평이 이루어 졌다. 내가 특히 놀란 부분은 이 대통령이 이 사건을 처음 언급하면서 사용한 표현이다.
조선일보 12일자 1면 기사에 의하면,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오후 특보 임명장 수여식에서 "국민의 생명이 희생된 데 대해, 특히 관광객이 피격 사망한데 대해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비서실에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 같은 첫 발언은 어처구니없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국민의 생명이 희생돼서 안타깝다”고 안이하게 볼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에 테러리스트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그들에 의해 잡혀 있던 우리 인질이 사망했다면 인질이 '희생되어서 안타깝다’고 말 할 수 있다. "특히 관광객이 피격 사망한 데 대해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던 부분도 이해하기 어렵다. '안타까운 죽음'이 되기 위해선 관광객이 되어야 하는 것으로 해석되니 듣기에 거북하다.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안타까워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대통령은 불같이 분노하면서도 차갑게 대처해야 만 한다. 이번 상황은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로 근로자가 죽은 경우와는 엄연히 다르다. 이번 사건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북한군에 의한 명백한 살인행위인 것이다.
대한항공 007편 격추사건에서 보듯이, 공산체제의 군 지휘체계 아래에 있는 군인은 무고한 민간인의 생명에는 관심이 없고, 상부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경우에 닥쳐올 책임 추궁을 더 무서워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고한 민간인을 저격해서 사망하게 한 북한군의 소행을 ‘이해’해서는 안 된다. 그 점에서 이번 사건의 책임을 북한 측에 묻기보다는 남북 양쪽에 모두 잘못이 있다는 식으로 얼버무리려는 집단이 있다면 다시 보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북한에 대해 어떤 조치를 요구하고 또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도 지켜보아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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