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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딕 체니
작성일 : 2021-07-06 10:41조회 : 1,720
딕 체니
닉슨이 사임함에 따라 대통령에 취임한 제럴드 포드는 백악관 비서실장에 도널드 럼스펠드를 임명했고, 럼스펠드는 자기가 데리고 있던 딕 체니(Dick Cheney 1941~ )를 비서실 차장으로 임명했다. 이렇게 해서 딕 체니라는 사람이 워싱턴 정가에 등장했다.
딕 체니의 일생은 두 여인과 한 남자에 의해 결정됐다. 두 여인은 부인 린(Lynn Cheney 1941~ ) 여사와 큰 딸 리즈(Liz Cheney 1966~ )이고, 한 남자는 그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준 도널드 럼스펠드이다. 체니는 공부에 소질이 없어서 예일대에서 퇴교를 당해서 대학도 못 나올 뻔 했는데, 부인 린의 격려 덕분에 와이오밍 대학을 다녔고, 역시 부인 린과 함께 위스콘신 대학(매디슨)에서 대학원을 다녔다. 린 여사는 남편보다 훨씬 공부를 잘해서 위스콘신 대학에서 인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 후 책도 여러 권 펴내는 등 훌륭한 학자로 아직도 활동하고 있다.
체니의 연배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는 세대였다. 체니는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을 빨리 한 덕분에 징집 연기를 받았다. 1965년 10월 미국 병무청이 기혼자를 징집하고 다만 아이가 있고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경우만 징집연기를 받도록 규정을 바꾸었다. 체니는 부인이 임신 중이라는 이유로 징집연기를 받았고, 큰 딸 리즈가 1966년 7월 28일에 태어났다. 이듬해 1월 30일, 체니는 26세를 넘어서 징집연령을 벗어났다. 빌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그리고 조 바이든 역시 베트남 참전 세대임에도 설명이 안 되는 이유로 병역면제를 받아서 나중에 논란이 됐는데, 딕 체니는 규정을 철저하게 이용해서 병역을 면제 받았다는 점에서 설명 자체가 안 되는 클린턴 등과는 다르다.
그래서 큰 딸 리즈 체니(Liz Cheney)는 아버지를 베트남에 가지 않게 해준 징집연기 아이(deferment baby)라고 불렸다. 징집 연령이 지나가자 체니는 하기 싫은 박사학위 공부를 집어 쳐 버렸다. 여하튼 이렇게 태어난 딸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이고, 리즈 체니는 그 후 잘 자라서 시카고 대학 로스쿨을 나오고 조지 W. 부시 행정부 국무부에서 일한 후 고향 와이오밍에서 하원의원으로 당선되어 현재 3선 의원이다. 그런데 리즈 체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이어서 금년 5월 공화당 당직에서 추방되고 말았고, 내년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올 수 있을지가 주목되고 있다.
대학원을 포기한 딕 체니는 변변한 직장을 구할 수 없었고, 간신히 어느 하원의원실에서 인턴을 지냈다. 체니는 여러 곳에 자기소개 서신을 보냈는데 닉슨 행정부 경제기회국(OEO) 국장이던 럼스펠드의 눈에 들어서 일자리를 갖게 됐다. 체니는 럼스펠드의 마음에 꼭 들었는지, 그 후 럼스펠드는 백악관 자문관 등으로 자리를 옮길 때에도 체니를 데리고 다녔고 그 때마다 직급을 높여 주었다. 그러더니 백악관 비서실장이 된 럼스펠드는 체니를 차장으로 기용헀는데, 그 때 체니의 나이는 겨우 33살이었다. 명문 대학 출신 변호사와 박사가 판을 치는 워싱턴 정가에서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얼마 후 더 획기적인 일이 발생한다. 1975년 11월 4일 할로윈 데이에 있었던 충격적인 개각 조치인데 그 주역이 럼스펠드와 체니였다.
- 사진은 백악관 비서실 차장 시절 딕 체니와 럼스펠드 및 포드 대통령 (1975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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