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버락 오바마

작성일 : 2023-01-20 21:20조회 : 546

버락 오바마

“2011년까지 최저임금을 시간당 9.50달러로 올리겠다. 부시 행정부가 도입했던 사립학교 바우처 제도를 없애고 공립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겠다. 교사 급여를 올리고, 우수 교사에 대해 성과급을 지급하겠다. 근로자들이 충분한 급여를 받아서 월마트에서 쇼핑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고 은퇴 후를 대비할 수 있게 하겠다. 민간 의료보험료를 낮추어서 보통 가정은 의료보험료를 연간 2500달러 정도만 내도록 하겠다. 도로 교량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과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로 고용을 늘리겠다. 북미자유무역협정은 `큰 실수`이며, 자동차 무역의 불균형을 가져 온 한ㆍ미 FTA는 실책이다.”

이것은 누구의 말이겠는가? 2008년 대선을 앞둔 오바마의 공약이었다. 아런 공약을 보고, 또 오바마가 시카고 남부 흑인 지역에서 했던 활동을 보고 <기초 경제학>의 저자로 유명한 후버 연구소의 토머스 소웰 교수는 오바마가 위험한 사회주의자라고 선거 전날까지 경고를 했다. 폭스 뉴스도 선거 전날까지 오바마가 사회주의자라고 폭탄을 퍼부었다.

그러면 오바마는 이런 ‘위험한 약속’을 얼마나 이행했나 ? 사실 지킨 약속이 별로 없다. 당선 된 후에 오바마는 서브프라임 문제로 시작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월가(街)에 대한 금융지원이 불가피함을 인정하면서 월가의 부정 부패에 대해 형사책임을 묻겠다고 큰 소리쳤다. 하지만 이런 큰 소리도 허언(虛言)에 불과했다. 국민세금을 탕진케 한 금융사범에 대한 형사소추는 단 한명에 대해서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월가는 국민세금으로 지원을 받았고 불실기업은 연방정부가 떠안았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월가는 2008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것으로 보고 민주당에 많은 헌금을 했다. 2011년 맨해튼을 소란스럽게 했던 월가 점령 시위('Occupy the Wall Street')는 이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것이었다.

오바마가 확실하게 지킨 약속도 있다. 오바마는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부시 정부를 비난하면서 자신의 테러와의 전쟁은 아프가니스탄이라고 선거 기간 중 공언했다. 오바마는 부시 정부의 국방장관 로버트 게이츠를 유임시켰다. 오바마는 2009년 연말부터 지상군 3만 명을 아프가니스탄에 증파하고 공습을 강화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이런 전략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바이든 정부 들어서 미군은 완전히 철수하고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 수중에 들어갔다. 10년 동안 괜히 전쟁을 한 것이다.

사회주의자라는 비난을 들었던 오바마는 월가와 국방부 편을 들었고 무난하게 재선을 하고 임기를 마쳤다. 2019년 12월, 오바마는 부자들이 모여 사는 케이프 코드 앞 대서양의 섬 마샤스 비니어드(Martha's Vineyard)에 1,175 만 달러를 주고 30 에이커에 달하는 저택을 구입해서 정착했다. 재클린 케네디가 좋아 해서 민주당의 성지(聖地)가 되다시피 한 마샤스 비니어드에 시카고 남부 빈민가에서 시민운동을 했던 전직 민주당 대통령이 둥지를 튼 것이다. 오바마는 풍족한 대통령 연금과 경호 혜택을 누리면서 긴 여생을 즐길 것이다. 오바마는 임기 마지막 순간에 상·하원을 통과한 대통령 연금 축소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오바마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혜택을 줄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전직 대통령 혜택을 스스로 사양한 사람도 있다. 낸시 레이건 여사는 레이건이 사망한 후 배우자 연금을 사양하고 12년간 혼자 살고 사망했다. 리차드 닉슨은 번거롭다는 이유로 퇴임 후 10년이 지난 1984년 경호 혜택을 사양해서 마지막 10년은 경호원이 없이 살았다.)

사진 : (1)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오바마. 아프간 전쟁 시즌 2는 ‘오바마의 (헛된) 전쟁’이었다. (2)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병력 증파(Surge)를 비판한 보도 (3) 2011년 9월 맨해튼 'Occupy the Wall Street' 시위 (4) 마샤스 비니어드 오바마 저택. 상당한 규모의 호화 저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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