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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마르셀로, 몰락하다
작성일 : 2023-08-05 12:41조회 : 367
마르셀로, 몰락하다
뉴올리언스를 관할하는 연방 검사장 존 볼즈(John Volz)는 마르셀로 외에도 에드워즈 주지사 정부에서 고위직에 있었던 찰스 로머, 워싱턴의 로비스트로 조셉 하우저를 마르셀로에 소개해 준 아이작 데이비즌, 변호사인 빈센트 마리넬로, 그리고 루이지애나 공무원이던 오브리 영을 기소했다. 하지만 모리 시어(Morey Sear 1929~2004) 판사는 오브리 영에 대한 기소는 증거가 박약하다면서 기각했다. 이렇게 해서 1981년 3월 말부터 재판이 시작됐고 평결까지 18주일이 걸렸다. 배심원은 남자가 7명, 여자가 5명이고 그 중 4명이 흑인이었다.
검찰은 도청으로 확보한 녹음 테이프를 법정에서 틀어서 마르셀로의 생생한 육성을 배심원들이 들을 수 있었다. 검찰측의 중요한 증인은 물론 조셉 하우저였다. 피고인 변호사들은 하우저가 사기 전과자로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기소 내용은 마르셀로 등 피고인들이 루이지애나 주 건강보험 계약에 간여해서 사기를 음모했다는 것이며, 연방법 위반을 주장하기 위해 우편·전신을 통한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재판이 진행됨에 따라 아이작 데이비즌과 마르셀로의 변호사인 마리넬로는 혐의를 벗어나는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돈을 받은 찰스 로머는 그 돈이 선거자금이라고 주장했으나 뇌물죄를 피해가기 어려워 보였다. 마르셀로는 피고인으로 증언대에 서지 않았고 변호사 여러 명을 통해 반박하고 변론했다.
마르셀로의 변호사들은 마르셀로가 케네디 암살에 관해 언급한 테이프는 공개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시어 판사는 이 주장은 인용했다. (몇 년 후에 정보공개법에 의해 공개된 문제의 테이프는 마르셀로가 오스월드의 이모부가 자기 조직 부하이고 오스월드는 1963년 여름에 뉴올리언스에 머물 때 자기의 심부름꾼이었다고 말한 내용이었다.) 마르셀로의 변호사들은 마르셀로가 선택적으로 수사 대상이 됐고 테이프 내용이 미리 공개돼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시어 판사는 이런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마르셀로의 변호사들은 가장 중요한, 그리고 거의 유일한 증인인 조셉 하우저를 거세게 밀어 붙였으나 하우저의 증언을 꺾어내지는 못했다.
1981년 8월 4일 오후 4시, 뉴올리언스 연방법원 법정에서 배심원은 그들이 평결을 했음을 재판장에게 보고했다. 마르셀로는 리코법(RICO Act)의 범죄조직 음모, 공갈·협박, 우편·전신을 이용한 사기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로머는 뇌물과 공모죄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나머지 두 사람은 증거 부족으로 무죄 평결을 받았다. 마르셀로는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고, 법정에 나온 부인과 동생들 및 아들과 세 딸들은 마르셀로를 에워쌌다. 존 볼즈 검사는 “오늘의 판결로 루이지애나의 정치가 바뀔 것으로 본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볼즈는 “함정수사는 자신들이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유죄판결을 받고 귀가한 마르셀로는 그 다음날인 8월 5일,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으로부터 자신이 판사를 매수하려고 공모했다는 혐의로 필립 리주토 및 샘 스코티노와 함께 기소됐으며 재판이 11월 말에 시작된다는 통지를 받았다. 마르셀로는 변호사를 새로 선임하는 등 방어에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1981년 12월 11일,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은 마르셀로에게 혐의 내용 전체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뉴올리언스로 돌아 온 마르셀로는 다음해 1월 25일. 징역 7년과 벌금 25,000달러를 선고 받았다. 마르셀로는 30만 달러 보석금을 내고 항소심까지 풀려났다.
1982년 4월 13일,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은 마르셀로에게 판사에게 뇌물을 줄 공모를 했다는 죄목으로 징역 10년과 벌금 25,000 달러를 선고했다. 따라서 마르셀로는 합쳐서 17년 동안 징역형을 살게 된 것이다. 1년에 걸친 항소심에서도 마르셀로는 패배했다. 1983년 4월 15일 시어 판사는 항소심이 기각됐다고 통보하고 그 날로 마르셀로를 구금해서 징역 7년형을 시작토록 했다.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도 항소를 기각해서 마르셀로는 72세 나이에 징역 17년 형을 살게 됐다.
마르셀로는 전에 6개월 동안 있었던 미주리의 연방의료감호소에 수감됐다. 1년 후인 1984년 4월, 마르셀로는 중범죄인을 가두는 텍사스 텍사카나 교도소로 이감됐다. 1986년 2월에는 화이트칼라 범죄인을 가두는 교도소로 이관됐다가 다시 가벼운 범죄인을 가두는 포트워스 교도소로 이감됐다. 1987년 5월에는 다시 텍사카나 교도소로 이감됐는데, 이때부터 마르셀로는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즈음 마르셀로의 동생 새미가 돈 세탁으로 기소됐다. 1987년 대법원이 우편·사기를 적용하는 조건을 엄격히 하는 판결을 내리자 마르셀로의 변호사들은 그 부분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다.
1989년 초 마르셀로는 뇌졸중을 일으켰고, 그해 6월 제5항소법원은 새로운 대법원 판결에 따라서 우편 및 전신 사기죄 부분에 관한 유죄판결을 무효화시켰다. 그해 10월 마르셀로는 석방됐다. 하지만 마르셀로는 알츠하이머로 자기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노인이 돼 있었다. 1993년 3월, 마르셀로는 83세로 사망했고 메테리 묘지에 안장됐다.
사진 (1) : 뉴올리언스 연방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변호사의 부축을 받으면서 법정을 나오는 마르셀로.
사진 (2) : 메테리 묘지에 있는 마르셀로 가족 묘. 지대가 낮은 뉴올리언스는 땅을 파면 물이 나오기 때문에 지상에 석관묘를 만들어서 시신을 안치한다. 마르셀로와 부인 재클린이 안치되어 있고, 앞으로 자식들도 죽으면 같이 안치될 예정이다. 마피아 가족은 죽은 후에도 이처럼 유대가 끈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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