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디스 캠벨 (6)

작성일 : 2023-11-12 09:58조회 : 406

주디스 캠벨 (6)

케네디와 주디스 캠벨은 1961년 한 해 동안 백악관과 뉴욕 등 다른 도시의 호텔에서 자주 만났다. 그해 8월에만 주디스는 케네디와 몇 차례 만났고, 그 중 한번은 호텔 방으로 지앙카나가 찾아와서 주디스는 케네디와 지앙카나가 대화를 하도록 화장실로 피해 주었다. 8월 말에는 케네디가 다이아와 루비가 박힌 브로치를 선물로 주었고 기분이 좋은 주디스는 그날 백악관 침실에서 케네디와 오랫동안 성관계를 했다. 주디스는 백악관이 보내 준 검은 승용차로 관광객들이 들어오는 이스트 게이트에 도착해서 백악관의 거실로 안내되면 케네디를 만나서 칵테일을 하고 침대에 들었고 저녁을 같이 했다. 주디스는 1977년에 나온 책에서 항상 자기가 “이제는 가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고 케네디는 “더 있다가 가라”고 했다고 썼다. 이듬해 2월, 에드가 후버가 백악관에서 케네디를 만난 후에도 주디스는 케네디를 백악관에서 만났다.

1962년 5월 19일,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케네디 생일 파티에서 마릴린 먼로는 ‘Happy Birthday to You, Mr. President'를 격정적으로 불러서 주목을 샀다. 8월 5일 밤, 마릴린 먼로는 LA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10월 14일, 쿠바 미사일 위기가 발생해서 미국 전역에 핵 전쟁 공포가 감돌았고 위기는 28일에 해소됐다.

1962년 가을부터 주디스와 케네디와의 관계가 식어갔다. 주디스가 1977년에 펴낸 <My Story>에는 읽기도 낯 뜨거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주디스는 언제부터인지 케네디가 자기와의 관계에 성의가 없어지는 것을 느꼈다. 케네디는 허리가 아프다면서 아래에 눕고 자기한테 위에서 노동을 하라고 해서 주디스는 자기가 단지 케네디를 즐겁게 하는 것 뿐이라고 느꼈다는 것이다. (책 244~245 쪽). 그리고 그 해 10월부터 주디스는 시카고에 아파트를 임시로 얻어서 시카고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 지앙카나는 주디스를 자기가 운영하는 클럽으로 초대해서 쇼를 보여주는 등 친절을 베풀었다. 그 무렵 지앙카나는 주디스한테 정부의 단속 때문에 경영이 어렵다면서 케네디의 배신에 대해 이야기했다. 주디스가 케네디와 마지막으로 성관계를 한 시점은 1962년 12월이었다.

주디스는 <Vanity Fair> 1997년 1월호에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했는데, 자신의 임신과 낙태에 대해 이야기했다. 1963년 1월, 주디스는 자기가 임신했음을 알고 케네디와 통화했다. 케네디는 아이를 낳으려면 낳아서 기르라고 했지만 주디스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다. 케네디는 주디스에게 낙태는 지앙카나와 의논해 보라고 했다. (당시는 낙태는 불법이었다.) 주디스가 지앙카나에게 이 문제를 이야기 했더니 지앙카나는 자기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자고 했다. 주디스는 이를 거절하고 지앙카나의 도움으로 낙태를 했다. 주디스는 지운 태아가 케네디와의 관계에서 생겼다고 말했으나 지앙카나의 아이일 수도 있다고 보기도 한다. 이 일을 계기로 주디스는 케네디와 완전히 멀어졌고, 지앙카나와 가까워졌다. 지앙카나는 부인이 일찍 죽어서 자유로운 몸이었으나 당시 인기 절정이던 여성 3인조 보칼 <The McGuire Sisters> 중 한 명인 필리스 매과이어와 동거하고 있었다.

1962년 봄부터 주디스에 대한 FBI의 감시는 강해 졌고 1963년 들어서 FBI와 IRS(국세청) 요원이 LA에 살고 있는 주디스를 찾아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등 주디스를 괴롭혔다. FBI 요원은 낙태를 하지 않았냐고 물어 와서 주디스는 큰 소리로 욕을 했다. 당시 낙태는 불법이었지만 낙태를 한 여자를 특별하게 처벌하지는 않았고 낙태 자체는 연방범죄가 아니었다. 지앙카나는 존 로셀리의 변호사인 지미 캔틸론으로 하여금 주디스를 돕도록 했다. 주디스는 여전히 지앙카나를 사랑했고, 존 로셀리와도 가까이 지내면서 LA와 라스베이거스의 클럽을 자주 드나들었다. 그 해 4월 15일, 베벌리 힐스의 한 클럽에서 주디스는 영화배우 앤지 디킨슨(Angie Dickinson 1931~ )을 만났다. 디킨슨은 주디스한테 “네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주디스는 존 로셀리가 그랬다는 의미로 알아들었는데, 케네디가 그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주디스는 “왜 케네디는 자기 이야기를 앤지에게 하고 앤지에 대해선 나에게 말을 전혀 하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했다. (<My Story> 280쪽)

1963년 11월 22일 댈러스에서 케네디가 암살되던 날, 주디스는 평소 습관대로 늦잠을 잤다. 어머니가 전화를 하고 TV를 보라고 했다. 주디스는 믿을 수가 없었다. “My God, Jack is dead !" 주디스는 그 충격으로 며칠 동안 먹지를 못하고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 책 287쪽에서 주디스는 ”That woman handles herself so magnificently"라고 썼다. 재클린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한 달 후 주디스는 베벌리 힐스로 이사를 했으나 FBI는 계속해서 그녀를 감시했다. 공포에 사로잡힌 주디스는 장전을 한 권총을 옆에 두고 살았다. 그 해 연말 존 로셀리는 주디스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파티에 초대했다 그 때서야 주디스는 정상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1964년 10월 12일, 케네디의 또 다른 연인이었던 매리 핀초 메이어(Mary Pichot Meyer)가 조지타운 자택 부근 산책로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마릴린 먼로에 이어 또 다른 케네디의 연인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것이다. 매리는 남편 코드 메이어와 이혼한 상태였다. 케네디와 하버드 동창인 코드 메이어는 CIA 고위 간부였으나 케네디를 경멸하고 싫어했다. 매리 메이어 살인은 미제(未濟) 사건으로 남아 있다. (코드 메이어의 CIA 동료의 아들인 피터 제니는 오랜 연구 끝에 CIA 간부들이 죽였다고 주장하는 책('Mary's Mosaic')을 2013년에 펴냈다.)

1965년 1월, 주디스는 뒤늦게 임신을 했음을 알았다. 5월, 주디스는 남자 아이를 2개월 앞선 조산(早産)으로 출산했다. 주디스는 아이를 키울 엄두가 나지 않았고 주디스의 부모는 건강이 나빠서 손자를 돌볼 수 없었다. 아이는 입양기관을 통해서 유대인 가정에 입양됐다. 주디스의 부모는 그 후 암으로 각각 사망했다.

1965년 6월, 샘 지앙카나는 연방 대배심에서 진술을 거부해서 법정모욕죄로 구속됐으며 1년 후 대배심 기간이 만료되자 석방됐다. 감옥에 있는 동안 지앙카나는 시카고 마피아 보스 자리를 잃어 버렸다. 1년 후 그는 멕시코로 출국해서 머물다가 1974년에 귀국했다.
1975년 5월, 주디스는 2년 동안 동거해 온 프로 골퍼 댄 엑스너(Dan Exner)와 결혼했다. (1988년에 이들은 별거에 들어갔으나 정식 이혼은 하지 않았다.)
1975년 6월 19일, 샘 지앙카나가 시카고 자택에서 살해됐다.
1975년 12월 15일, 윌리엄 사파이어의 칼럼으로 주디스의 존재가 알려지게 됐다.
1975년 12월 17일, 주디스는 기자회견을 했고, 전국적으로 보도가 됐다.
1976년 8월 9일, 존 로셀리의 부패한 토막 시체가 마이애미 부근 바다에 떠다니는 드럼 통 속에서 발견됐다.
1977년 6월, 주디스는 책 <My Story>를 출간했다.
1988년 2월, 주디스는 <People>지와 인터뷰를 했다.
1990년 4월, <Vanity Fair>에 주디스가 아들과 만난 스토리에 대한 인터뷰 기사가 났다.
1997년 1월, 주디스는 <Vanity Fair)와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했다.
1997년 11월, 시무어 허시 기자의 <The Dark Side of Camelot>이 출간됐다. 제18장, 294~325쪽은 주디스와의 인터뷰에 근거한 내용이다.
1999년 9월 25일, 주디스는 65세 나이로 LA에서 사망했다.
이렇게 해서 주디스는 파란만장한 삶을 마쳤다. 그녀가 깊이 알았던 세 남자, 존 F. 케네디, 샘 지앙카나, 그리고 존 로셀리는 모두 살해됐다. 케네디의 다른 연인이었던 마릴린 먼로와 매리 핀초 메이어는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하지만 주디스 캠벨은 살아남아서 케네디 백악관에서 있었던 황당하고 어이없으며 위험했던 나날을 역사의 양지(陽地)로 끌어낼 수 있었다. (끝)

사진 (1) : <People> 1988년 2월호 기사.
사진 (2) : <Vanity Fair> 1990년 4월 호 기사. 주디스가 입양기관에 보낸 아이는 양부모 아래서 잘 커서 캘리포니아 주립대를 나와서 사진기자를 하던 중 생모(生母) 주디스를 찾아서 만났다. 주디스는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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