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민의힘과 윤석열

작성일 : 2023-12-15 12:28조회 : 342

국민의힘과 윤석열

요즘 며칠 동안 국민의힘 쪽을 지지하는 신문에 나오는 사설과 칼럼을 보면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매우 어려운가 보다는 하는 생각이 든다. 대표 등 다선의원들이 퇴진을 하고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는 공약을 하고 또 선거를 한번 치러보지 않은 특정인이 총선을 지휘해야 한다고 주문을 하기도 한다. 사실 신문이 사설과 칼럼을 통해 이런 주문을 하는 경우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듯하다. 집권당 당적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 집권당과 대통령은 사라져야 할 ‘악(惡)’이라면서 하루가 멀다고 큰 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대표와 직전 대표가 유죄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야당을 상대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집권 여당의 사정이 이렇다니 황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에 치른 보궐선거, 대선, 그리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이 이렇게 된 주된 책임이 대통령한테 있음은 누가 보아도 명확하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르는 선거는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승리한 최근 세 차례 선거 중에서 대선 승리가 가장 초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지경에 이른 것이 이해가 갈 것이다. 취임 몇 달 만에 대통령 지지율을 35%로 고착됐고,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60%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니, 능력과 경험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도 일단 대통령이 되면 주변의 도움으로 잘 할 것으로 믿는 사람은 어리석은 것이다. 윤석열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하고 대통령으로 만든 정당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여당에 하는 주문을 보면 웃지 않을 수 없다. 국회의원 특권 포기 약속을 하라, 현역 국회의원 평가를 해서 하위 20%는 공천을 배제하라, 다선의원들은 기득권을 버리고 용퇴하라는 등이다. 이런 것들은 총선 때면 나왔던 꼭 같은 식상한 이야기다. 총선을 눈앞에 두고 국회의원 숫자 감축을 공약으로 내세우라고 하는 것도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정치 혐오 현상이 하늘을 때리고 국회의원 욕하는 것이 ‘국민적 스포츠’가 된 판국에 제대로 된 사람이 자신의 커리어를 버리고 선거판에 뛰어들겠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러니까 그저 그런, 또 역시 그런 사람들만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아닌가.

국민세금으로 유지되는 정당 시스템, 그런 구조에서 기존 정당이 향유하는 부당한 기득권, 그리고 그 정당이 행사하는 공천권 등 우리의 정당/선거 제도가 갖고 있는 문제는 조금도 개혁하지 못하고 4년 마다 선거를 치르니까 똑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것이다. 강성 당원들이 장악한 정당은 대다수 국민 눈 높이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대통령 후보를 내고 그 중 한 명이 대통령이 돼서 목소리가 큰 진영 세력이나 바라보고 국가를 이끌어 가는 것이 오늘날의 우리 정치다. 그런 것은 모른 체하고 있다가 총선이 눈앞에 닥치면 '쇄신과 혁신'을 하라고 주문하는 것도 한심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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