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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케네디 형제와 마릴린 먼로
작성일 : 2023-12-17 20:19조회 : 359
케네디 형제와 마릴린 먼로
대통령과 가까운 법무장관이 그 대통령의 임기 중에 정치 일선에 나설 모양이다. 미국 역사상 대통령과 가장 가까웠던 법무장관은 로버트 케네디(Robert Kennedy 1925~1968 6. 6)였다. 케네디 대통령 보다 9살 어린 로버트는 하버드와 버지니아대학(UVA) 로스쿨을 나오고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형의 상원의원 선거를 도운 후 조셉 매카시 상원의원의 보좌관을 지냈고, 이어서 상원 특별조사위원회의 법률자문(General Counsel)을 지내면서 조직범죄 문제를 다루었다. 형이 대통령 선거에 나서자 로버트는 선거를 일선에서 지휘했고, 케네디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형이 대통령이 되자 로버트는 국방차관을 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로버트 맥나마라가 대통령의 동생을 차관으로 둘 수는 없다고 하자 로버트는 난감해 졌다. 이 때 아버지 조셉 케네디는 로버트를 법무장관으로 임명하라고 강력하게 주장해서 케네디는 로버트를 법무장관으로 지명했다. 당시 35세이던 로버트는 법률가로서 별다른 경력이 없었고 더구나 대통령의 동생을 주요 각료에 임명하는데 대해서 비판이 일었지만 케네디는 그대로 밀고 나가서 로버트는 법무장관이 됐다. 아버지 조세프 케네디는 케네디 대통령 본인과 자신을 포함한 가족과 관련된 사법적 문제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로버트를 법무장관으로 밀었던 것이다.
로버트 케네디는 법무장관으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정권의 2인자로서 인사, 외교, 국방 등 모든 분야에 간여했다. 대통령은 백악관 수영장과 침실에서 여자들과 즐기고 국정은 로버트가 좌지우지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로버트 케네디는 케네디 행정부 초기에 있었던 피그스 만 침공 등 모든 중요한 결정에 간여했다. 쿠바 침공으로 초래된 미사일 위기 때에도 케네디는 동생으로 하여금 막후 채널을 통해 흐루시쵸프와 협상을 하도록 했다.
핵 전쟁 위기 국면이 해소됐기 때문에 로버트 케네디가 평화를 지켜냈다고 알려져 있으나 당시 사정을 깊이 연구한 학자들은 외교 안보에 경험과 지식이 없는 로버트가 흐르시쵸프에 의해 놀아났다고 평가한다. 로버트 케네디는 자신이 상원 조사위원회 법률고문을 지낼 때 자기를 모욕한 샘 지앙카나, 칼로스 마르셀로 등 마피아 보스와 팀스터 노조위원장 지미 호파를 상대로 복수에 나섰다. 하지만 이로 인해 케네디 대통령은 댈러스에서 암살되고 만다. 대통령이 동생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하더니 결국 그로 인해 대통령이 비극적 최후를 맞은 것이다.
이런 부작용을 경험한 의회는 대통령의 배우자와 가까운 친인척이 정무직에 취임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로 인해 아무런 직위를 가질 수 없었던 힐러리 클린턴은 건강보험 개혁안을 작성하는 작업을 주도했으나 퍼스트레이디가 그런 일을 한다는 자체에 대한 반감이 커서 ‘Hillary Care'는 실패했다. 그 후 힐러리는 이런저런 행사와 외부 일정으로 시간을 보냈다. 힐러리가 백악관에 있으면 불편함을 느꼈던 클린턴은 무슨 일정이라도 만들어서 힐러리를 백악관 밖으로 내보냈고, 그 때를 이용해서 젊은 여자 인턴과 서재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그것이 언론에 의해 폭로돼서 클린턴은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탄핵 심판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로버트 케네디가 법무장관을 지내면서 일으킨 최대의 흑역사(黑歷史)는 마릴린 먼로 사망 사건이다. 당대 최고의 여배우이자 섹스 심벌이던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1926~1962. 8. 4)는 1962년 8월 4일 자정을 앞둔 시점에 로스앤젤레스 자택의 침실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수면제 과용으로 인한 ‘자살 가능성’이라고 밝혔다. ‘Probable Suicide'라는 이상한 용어가 잘 표현하듯이, 그녀의 죽음을 두고 많은 의문이 제기됐다. LA 검찰은 20년이 지난 1982년에 먼로의 사망을 다시 조사했으나 별다른 증거가 없어서 그대로 종결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당시 상황을 목격한 사람들이 증언을 하기 시작했고, 먼로의 죽음을 파헤친 주목할 만한 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1990년대 들어서 노년에 접어든 당시의 목격자들이 커밍아웃을 하고 증언을 하기 시작했다. 몇 년 전에는 행방이 묘연했던 먼로의 일기장(Red Diary) 사본이 LA 경찰국의 비밀문서실에서 보관되고 있음을 발견한 사람이 이를 토대로 책을 펴냈다. 먼로가 사망한 지 60년 만에 새롭게 밝혀진 진실은 로버트 케네디가 먼로의 죽음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으며 로버트 케네디와 LA 경찰국이 진실을 은폐했다는 것이다.
- 사진 (1): 먼로의 죽음을 알린 LA 타임스.
- 사진 (2): 먼로의 일생을 다룬 영화 <Blonde>(2022년). 넷플릭스에 올라 있다. 먼로의 일생의 충실하게 사실 그대로 다루었다. 등장인물은 모두 실명이다. 전반부는 다소 지루하지만 후반부는 템포가 빠르다. 마지막에 먼로가 대낮에 백악관 침실로 불려가서 누워있는 케네디에 대해 열정적으로 오럴 xx를 하는 장면이 나오고 LA 자택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케네디 형제와 먼로의 죽음이 관련이 있음을 암시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 사진 (3): 먼로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다룬 넷플릭스 도큐먼트 영화. <Goddess>(1985년)를 펴낸 앤소니 서머스가 내러이터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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