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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로포드

작성일 : 2023-12-21 08:24조회 : 340

피터 로포드

마릴린 먼로가 언제부터 존 F. 케네디와 관계를 가졌냐는 분명하지 않다. 케네디의 누이동생과 결혼한 영화배우 피터 로포드(Peter Sydney Lawford 1923~1984)가 1954년 여름에 찰스 펠드먼(Charles Feldman 1905~1968)의 LA 저택에서 열린 파티에서 처음으로 두 사람을 만나게 해 주었다고 대체로 알려져 있다. 할리우드를 상대로 변호사 업무를 하던 펠드먼은 자신만의 제작사를 차리고 여러 배우를 데뷔시킨 전설적인 에이전트였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최소한 1951년부터 케네디가 LA에 오는 기회에 두 사람이 만나서 같이 지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1951년이면 모델로서 알려 진 먼로가 조연급 배우로서 활동을 할 때였고 케네디는 하원의원이었다. 케네디는 먼로의 에이전트였던 찰스 펠드먼을 통해서 먼로를 만났다고 한다. 따라서 모델로서 유명해 진 먼로를 만나기 위해 케네디가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1953년에 상원의원이 된 후에도 케네디는 LA에 와서 먼로와 만나 말리부 비치를 같이 산책하고 펠드먼의 저택이나 호텔에서 깊은 관계를 가졌다. 캘리포니아에선 케네디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아서 이목을 사지 않았다. 케네디는 1953년 9월에 재클린과 결혼했으며, 먼로는 1954년 1월에 조 디마지오와 결혼했다. 1954년 가을, 케네디는 척추 수술을 위해 꽤 오랫동안 입원했는데, 다리를 벌리고 찍은 먼로의 큰 사진을 입원실 벽에 붙여 놓아서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케네디는 입원을 핑계로 그 해 12월 초에 있었던 조셉 매카시 상원의원 징계 결의에 불참했다.)

1954년 4월, 케네디의 누이동생인 패트리셔(Patricia Kennedy 1924~2006)가 영국 출신 영화배우 피터 로포드와 뉴욕에서 결혼했다. 케네디의 누이동생 중 가장 미모였던 패트리셔가 배우와 결혼을 한다고 하자 아버지 조셉 케네디는 말렸으나 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피터 로포드는 모든 여성이 반할만한 미남이었고 유명한 배우였다. 로포드 부부는 LA 샌타모니카에 자리 잡았고 1956년에 태평양 바닷가 비치에 지어진 저택을 구매했다.

베드룸이 20개나 되는 이 대저택은 MGM 영화사 창업자인 루이스 메이어(Louis Mayer 1884~1957)가 1926년에 지어 살았던 유명한 부동산이었다. 태평양 바닷가로 걸어 나갈 수 있고 수영장이 있는 로포드 저택은 케네디 형제가 LA에 오면 며칠씩 묵으면서 여자들과 파티를 즐기는 곳이 됐다. 로포드 저택은 케네디가 대선에 나서게 되는 1960년 초부터는 서부 지역 선거 운동의 지휘소 기능을 했다. 케네디가 대통령이 된 후에는 로버트 케네디가 서부를 방문하는 경우에 자주 머물게 된다. LA 경찰국(LAPD)은 로포드 저택을 특별하게 관리했으며 FBI와 마피아는 로포드 저택을 도청했던 것으로 나중에 밝혀졌다.

피터 로포드는 영국의 유력한 부모에서 태어났으나 프랑스 등지로 옮겨 살아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다. 젊었을 때 당한 사고로 팔을 다쳐서 2차 대전 중임에도 병역을 면제 받은 그는 할리우드를 방문하던 중 영화제작진 눈에 띠여서 배우가 됐다. 키가 크고 워낙 인물이 출중한 그는 영국 악센트가 필요한 영국 군인 역할을 많이 했다. 전시이던 당시는 전쟁 영화가 많았고 영국군 배역이 많이 필요했다. MGM과 전속계약을 맺은 그는 조연급으로 많은 영화에 출연했으며 여러 여자와 분방하게 어울렸다. 그가 성(性)관계를 가졌던 여배우 중에는 마릴린 먼로도 있었다. 패트리셔 케네디와 결혼한 1954년은 배우로서 그의 전성기였다.

태평양 비치를 바라보고 있는 그의 저택에선 파티가 자주 열렸다. 케네디 형제가 LA에 오면 로포드는 마릴린 먼로 등 친지들을 불러서 파티를 열었다. 때로는 콜걸을 여럿 불러서 누드 파티를 여는 등 구약성경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가 울고 갈 정도로 난잡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피터 로포드는 프랑크 시나트라, 딘 마틴 등과 가까웠으며 케네디 형제는 로포드를 통해서 이들과 사귀면서 숱한 여성의 몸을 탐익했다. 1959년부터 피터 로포드는 프랑크 시나트라, 딘 마틴 등과 함께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호텔에서 <Rat Pack> 쇼룰 진행해서 인기를 얻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케네디 형제는 카지노를 운영하는 샘 지앙카나, 존 로셀리 등 마피아 보스들과도 교류했다. 케네디가 대선에 나서자 시나트라 등은 케네디를 지지하는 운동을 벌였다.

마릴린 먼로가 사망하던 날 피터 로포드는 로버트 케네디와 함께 먼로의 집에 가서 먼로, 그리고 먼로의 정신과 주치의를 만난 것으로 25년이 지나서 확인됐다. 1984년에 사망하기까지 로포드는 공식적으로는 먼로가 죽는 날 로버트 케네디는 LA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먼로가 죽는 날 저녁 그와 로버트 케네디가 먼로의 집에 다녀갔음은 이제 사실로 확인됐다. 피터 로포드와 로버트 케네디가 먼로의 죽음에 어느 정도 개입했나 하는 점은 확실한 답이 없으나 두 사람이 간여하고 또 은폐한 것은 확인되고 있다.

먼로가 죽은 후 케네디 형제는 로포드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1966년에 로포드는 패트리셔와 이혼했다. 그 후 로포드는 다른 여자와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면서 술로 세월을 보내다가 간이 나빠져서 사망했다. 그는 죽을 때까지 먼로의 죽음에 대해 공식적 기록을 남기지는 않았으나 먼로의 죽음을 파헤치던 앤서니 서머스와 마이크 로스밀러에게 그 날 밤에 있었던 일에 대해 인터뷰를 했다.

- 사진 (1) : 케네디와 로포드(왼쪽), 시나트라, 로포드, 로버트 케네디(오른쪽) 1950년대 말.
- 사진 (2) : 로포드 저택에 모인 프랑크 시나트라와 마릴린 먼로. 시나트라 옆이 패트리셔.
- 사진 (3) : 로포드 부부가 살았던 저택(625 Palisades Beach Rd, Santa Monica)의 오늘날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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