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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로버트 케네디와 처가 스케이컬 가문
작성일 : 2024-01-25 21:55조회 : 294
로버트 케네디와 처가 스케이컬 가문
로버트 케네디(Robert Francis Kennedy 1925~1968)는 존 F. 케네디(1917~1963) 보다 8살이 어리다. 케네디와 로버트 사이에는 누이가 넷 있었다. 큰 딸 로즈마리는 20살이 넘어서 정신적 이상 증상이 나타나자 부친 조셉은 검증되지 않은 뇌수술을 하도록 했고 결과적으로 모든 기억을 상실한 식물과 같은 인간이 되어 평생 동안 요양원에서 살다가 2005년에 사망했다. 둘째 딸 캐슬린은 1948년에 프랑스에서 비행기 사고로 28세 나이로 사망했다. 셋째 딸 유니스(Eunice 1921~2009)는 딸 중에서 공부를 제일 잘해서 스탠포드 대학을 나왔고 예일대를 나온 사전트 슈라이버(Sargent Shriver 1915~2011)와 결혼했다. 슈라이버는 평화봉사단 총재와 프랑스 주재 대사를 지냈고 1972년 대선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다.
넷째 딸 패트리셔(1924~2006)는 영국 출신 배우 피터 로포드(1923~1984)와 결혼했다. 패트리셔 바로 다음이 로버트 케네디이고 그 다음이 막내 딸 진(Jean 1928~2020)이다. 진은 사업가인 스티븐 스미스(1927~1990)과 결혼했다. 스미스는 케네디 가문의 재산을 관리했고 진 스미스는 클린턴 행정부에서 아일랜드 주재 대사를 지냈다. 그 다음이 막내인 에드워드 케네디(1932~2009)로, 큰 형의 자리를 물려받아 죽을 때까지 상원의원을 지냈다.
로버트 케네디는 하버드를 나오고 변호사가 되려 했으나 학부 성적이 나빠서 하버드 로스쿨을 가지 못하고 버지니아대학(UVA) 로스쿨을 다녔다. 로스쿨을 다니던 1950년에 로버트는 에셀 스케이컬(Ethel Skakel Kennedy 1928~)과 결혼했다. 에셀은 로버트의 누이동생 진(Jean)과 같은 대학을 다닌 친구였다. 로버트와 에셀은 아들 일곱, 딸 넷을 두었다. 둘째인 조셉 2세(1952~)는 1987~1999년간 하원의원을 지냈고, 셋째가 금년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로버트 2세(1954~)다. 로버트 2세는 하버드와 버지니아 로스쿨을 나오고 환경법 변호사로 활동했다.
일반 대중이 로버트 케네디와 부인 에셀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는 존 F. 케네디와 재클린과는 많이 다르다. 형이 암살된 후 법무장관을 그만 둔 로버트 케네디는 뉴욕 주에서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상원의원으로서 그는 법무장관 시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캘리포니아의 멕시코 이주 노동자들을 만나고 뉴욕 할렘과 브루클린의 열악한 흑인 지역을 방문했다. 그래서 대중에게 로버트 케네디는 흑인과 빈민들을 생각한 정치인으로 각인되어 있다. 재클린은 화려한 패션과 미모로 대중에게 각인되어 있지만 로버트의 부인 에셀은 아이를 많이 낳아 기른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단편적인 이미지일 뿐이다.
로버트가 법무장관이 됐을 때 나이는 35세였다. 부친 조셉은 로버트가 법무장관을 해야 대통령인 큰 아들은 물론이고 자기를 상대로 연방기관이 수사를 하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상원 조사위원회 법률고문을 지내면서 지미 호파, 칼로스 마르셀로 등 마피아 보스들과 싸우고 형의 선거를 도운 것 외에는 해 본 것이 없는 로버트 케네디는 정권 초부터 인사는 물론이고 자기가 알지 못하는 안보 외교 사안에도 간여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케네디 임기 초인 4월 17~20일에 있었던 피그스 만(灣) 침공이었다. 케네디는 대통령 선거 당시 쿠바를 해방시키겠다고 공약했고 그것을 실천에 옮겼는데, 원래 CIA가 작성했던 계획 보다 규모를 축소하고 상륙지점도 달리하도록 했다.
이 어설픈 침공작전은 케네디 대통령과 로버트 법무장관이 밀어 붙인 것이었다. 원래의 침공계획을 기안했던 리차드 비셀(Richard Bissell 1909~1994) CIA 부국장은 수정된 계획의 문제점을 대통령한테 제대로 브리핑을 하지도 못했다. 회의에서 난색을 표명한 체스터 보울스(Chester Bliss Bowles 1901~1986) 국무차관에 대해 로버트 케네디는 “우리는 침공한다”면서 말문을 막아 버렸다. 체스터 보울스는 로버트보다 나이도 24살이나 많고 주지사와 하원의원을 지낸 사람이었고, 리차드 비셀은 CIA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 출신이었다. 그 결과는 대재앙이었고 카스트로는 승리를 만끽했다. 의원 내각제 같으면 그 날로 내각이 총사퇴할 상황이었으나 케네디는 자신의 책임을 인정함으로써 위기를 넘겼다.
카스트로는 미국의 또 다른 침공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소련에 미사일을 배치해 달라고 했다. 소련이 핵 미사일을 쿠바에 배치하자 1962년 10월에 미사일 위기가 발생했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케네디 형제가 자초한 것이다. 로버트 케네디는 아이젠하워 행정부에서 육군 참모총장을 지낸 맥스웰 테일러 장군을 좋아해서 그를 현역으로 복귀시킨 후 합참의장으로 임명토록 했다. 맥스웰 테일러는 군사고문단이란 명분으로 그린베레 병력 1만 명을 남베트남에 보내서 미국이 베트남의 수렁에 빠지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
로버트 케네디의 부인 에셀 여사은 재클린에 비하면 매우 검소하고 수수해 보인다. 하지만 에셀의 아버지는 당시 부유한 미국인 랭킹에 오를 정도로 부자였다. 에셀의 아버지인 조지 스케이컬(George Skakel 1892~1955)은 시카고의 빈한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여러 가지 일을 하다가 석탄 세일즈 맨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1919년에 그는 동료 몇몇과 함께 The Great Lakes Coal and Coke Co.라는 석탄공급회사를 차렸다. 이 회사는 폭풍성장을 해서 스케이컬은 1920년대에 이미 부유한 개인기업가로 이름이 났다. 그는 자신의 재산 규모를 철저하게 비밀에 붙였다. 그 가족은 호화로운 저택에서 살았고 부인 앤(Ann)은 당시 시카고 쇼핑가를 휩쓸던 여자로 이름이 났다. 스케이컬 가문은 대공황에 영향을 받지 않았고, 전쟁으로 철광과 알루미늄 생산이 늘어나자 석탄과 코크의 수요가 폭발해서 재산을 더욱 불릴 수 있었다.
로버트 케네디의 부인 에셀 여사는 스케이컬 부부의 6남매 중 다섯 번째였다. 조지 스케이컬 부부는 1955년 10월 그들의 자가용 비행기가 추락해서 함께 죽었고 사업은 아들들이 물려받았다. 스케이컬의 회사는 그 후 The Great Lakes Carbon Company (GLC)로 명칭을 바꾸었다 GLC의 가장 큰 고객은 정제된 탄소를 많이 쓰는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ALCOA)였다. 케네디가 대통령이 되던 시점에 GLC는 ALCOA에 투자해서 지분을 갖고 있었고, 지금은 LA의 부유층이 사는 란초 팔로스 버디스(Rancho Palos Verdes)에 넓은 땅을 갖고 있었다. (GLC는 1992년에 독일의 다국적 화학회사와 햡병해서 SLG Carbon Group이 됐다.)
1962년 6월 8일, 마릴린 먼로가 20세기 폭스사에 의해 해고됐을 당시 20세기 폭스사의 이사회는 알코아를 대리하는 월가(街)의 투자자와 변호사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이들은 케네디가 대통령으로 취임하자마자 폭스사가 로버트 케네디의 책 <The Enemy Within>을 영화화한다는 명목으로 판권을 사들이도록 했다. 그리고 이들은 폭스사가 소유하고 있던 방대한 토지를 ALCOA에 매각했고 그 지역은 화려한 부도심 Century City로 개발돼서 ALCOA는 막대한 이익을 남겼다. 이 거래로 인해 로버트 케네디의 처가인 스케이컬 가족은 혜택을 보았을 것이다. 로버트 케네디가 대통령의 동생이고 법무장관이어서 이런 거래가 가능했을 수도 있다.
마릴린 먼로는 자기가 해고되자 자신이 잘 알고 있던 시프로스 스쿠라스(Spyros Skouras 1893~1971) 사장과 통화를 했다. 두 사람의 통화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스쿠라스는 먼로를 해고하고 자신을 몰아내려는 이사들이 ALCOA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해 주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 스쿠라스는 로버트 케네디가 관련이 있다고 먼로에게 이야기 해 주었을 수도 있다. 먼로가 케네디 형제와 관계가 있음은 할리우드에선 이미 알려진 일이기 때문이다. 만일에 먼로가 자기를 해고한 사람들이 로버트 케네디와 관련이 있음을 알았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지는 상상해 보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마릴린 먼로가 8월 4일에 죽기 전인 그 해 6월에서 7월에 이르는 두 달 동안 먼로와 로버트 케네디 사이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
- 사진 (1) : 로버트 케네디 가족사진. 아이들이 많아서 로버트는 'Family Man'이라고 불렸다.
- 사진 (2) : 로버트 케네디 처가 소유인 GLC의 철도 수송차량.
- 사진 (3) : Rancho Palos Verdes,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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