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해군으로 하여금 조사토록 하자

작성일 : 2010-04-04 16:42조회 : 1,950

해군으로 하여금 조사토록 하자

이상돈(2010년 4월 4일)

오늘(4일) 아침에 쓴 글을 데일리안이 보도했는데, 제목을 ‘왜 육군이 조사하나’라고 뽑았다. 그것은 나의 의도와는 다른 것이다. 나는 국방장관과 합참이 주된 당사자가 되어 발표하는 것을 지적했을 뿐이다. 기자회견에 나오는 합참 처장이 육상전투복을 입어서 육군인지 해군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지금 전군에 비상이 걸렸는지 어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사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꼭 전투복 차림을 해야 하는지, 그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천안함 사태가 사고가 아니라 안보상황임을 은연 중 비치기 위함이라면 그것도 좀 그렇다.

내 생각은, 이 사건이 ‘해군 사건’이기 때문에 해군이 일단 자체적으로 조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그것이 함정 구조로 인한 것이었든, 또는 일각이 제기하는 북한의 침투로 인한 것이었든 간에, 해군이 당한 사건이니 해군이 명예를 걸고 진상을 파악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번에 언론에 등장한 여러 사람 중 해경 당국자가 가장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것도 그들은 현장에서 본 대로 말하기 때문이다. 위로 올라갈수록 정보가 가공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선체 인양을 할 때까지는 아무 것도 잘 모르니 조용해야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천안함을 둘러싼 혼란은 처음에 천안함 함장이 한 말을 합참이 뒤집었고, 해경은 합참과 다른 말을 했고, 국방장관과 합참은 시시각각 말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사정이 그러하니 언론이 의구심을 갖고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Wag the Dog"이란 영화가 있다. 정치적 스캔들에 시달리는 대통령이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다는 일종의 코미디 영화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경계해야 하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이다.

(c) 이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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