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천안함 대담(5월29일)

작성일 : 2010-05-30 09:45조회 : 2,146

열린세상, 오늘! - 인터뷰 전문보기

이상돈 교수 "안보 선거 이용 닉슨, 수치스럽게 퇴진, 교훈삼아야"
2010년 5월 29일 (토)

'열린세상 오늘' 인터뷰 전문 방송

<주요 발언>

안보 선거 이용 사례-"197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헨리 키신저 “평화가 손에 잡혀 있다”고 말해, 닉슨 대통령 압도적으로 선거에서 승리한 후 키신저는 “평화는 가까울 수 있다, 그러나 - - ”하고 말을 바꿔., 그 이후 닉슨 대통령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임기 도중 수치스럽게 퇴임“

"정부가 그간 여러 오락가락한 사정과 그 수 많은 말들, 혼란스러웠던 점에 대해 왜 그랬나에 대해 분명하게 해명하여야만 정부의 신뢰가 살고 각종 추론과 루머를 잠재울 수 있을 것"

"이런 비판자들을 무턱대고 고소 고발하는 것은 오히려 정부가 무언가를 숨기기 위해서 그런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렇기 보다는 정부가 그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서 좀 더 확실하게 해명하고 해명이 안되는 것은 왜 안되는지 정부가 진솔하게 밝히는 자세를 가져야"

지휘관 책임 문제-"1987년 5월에 페르시아 만을 경계하던 4000톤급 미 프리게이트함 스타크 호가 이라크 공군기가 발사한 공대함 미사일 2기를 맞고 크게 파손되었습니다. 당시 경계 항해 중이었지만 미사일 방어 체제가 전혀 기능을 하지 못한 것입니다. 미 해군 조사위원회는 함장과 작전장교를 징계정도가 아니라 군법회의에 회부할 것 건의"

"천안함 사건은 스타크 호 사건에 가깝다. 천안함은 대잠 초계함이다. 당시 최전선 경비를 하다가 당했기 때문에 변명할 여지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소나가 30% 밖에 못 잡아 낸다는 국방장관의 말은 참 당혹스럽다"

---------------------중앙대 법대 이상돈 교수 인터뷰 ----------------

-지금 지방선거 상황은 당초 예상과 달리 천안함 사태로 인해 4대강 문제가 상당히 후순위로 밀려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국민 여러분들이 천안함이란 국가 안보와 국내 정책의 큰 문제인 4대강 문제를 현명하게 분리해서 판단하실 것으로 믿고 또 그렇게 해주시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천안함 사태를 정부가 만든 것은 아니고 불행한 사건인데요. 시기가 시기니만큼 정부 여당이 천안함 사건으로 지방선거 앞두고 정국 운영면에서 유리하게 운영하는 그런 측면이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습니다. 사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천안함 문제가 아니었다면 정부와 여당은 적극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아젠다가 거의 없지 않습니까 ? 이번 선거는 정부 여당이 심판을 받는 수세적 입장이었는데 천안함 문제로 인해 안보문제가 정부 여당의 주된 이점이기때문에 그런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천안함 사태 관련해 좀 더 자세한 말씀 듣겠습니다. 지금 선거가 코앞인데 천안함이란 북풍 이슈때문에 정책 선거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그래서 야당에선 천안함 조사 발표나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선거 이후 발표했어야 한다고 비난하고 있고 여기에 대해 여권이나 보수층에선 국가 안보에 관한 것인데 왜 선거와 연관짓느냐는 반론입니다 이에 대한 교수님 견해는 어떻십니까?

안보도 국정 아젠다이니까 선거 쟁점이 됩니다. 문제는 그것을 선거에 이용하는 경우이지요. 제 기억에 1972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안보보좌관이던 헨리 키신저는 “평화가 손에 잡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공화당이 계속 집권해야만 베트남 전쟁이 평화롭게 빨리 끝난다는 시그널을 주었기 때문에 닉슨 대통령은 압도적으로 선거에서 승리했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나서 키신저는 “평화는 가까울 수 있다, 그러나 - - ”하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실제로 평화협정은 한참 후에 체결됐지요 .그렇게 해서 72년 선거때 미국인들은 닉슨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워터게이트 사건을 알고서 닉슨에 대해 엄정한 판단을 하고 닉슨은 수치스럽게 임기 도중에 퇴임해야 했습니다. 우리도 그 점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천안함 침몰에 관한 정부 공식발표가 있었습니다만 거기에 대해서 납득하지 못하는 국민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하겠습니까 ?

어떤 여론을 보니까 35% 정도 일반 국민들은 아직도 정부 발표가 미심쩍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제가 볼 때 정부 자체가 말을 하도 바꾸어서 불신을 증폭시킬 대로 증폭시켰지 않았나 봅니다. 특히 침몰 사건 당시 보도를 보면 해군과 해경 자체가 ‘침수’ ‘좌초’ ‘파공’ 같은 말을 공식적으로 많이 했습니다. 만일 군함이 어뢰를 맞았다면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되지요. 국방장관이 국회에서 어뢰 가능성 이야기를 하니까 너무 어뢰 쪽으로 가지 말라는 청와대 고위층의 팩스가 가고, 이런 상황들로 인해서 정부를 믿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정부는 그간의 여러 오락가락한 사정과 그 수 많은 말들, 혼란스러웠던 점에 대해 왜 그랬나에 대해 분명하게 해명하여야만 정부의 신뢰가 살고 각종 추론과 루머를 잠재울 수 있을 것입니다.

-천안함 같이 군함이 침몰한 경우는 큰 사건인데, 군함 침몰을 두고 많은 논란이 제기된 경우가 혹시 외국에서도 있나요?

우리나라에선 숀코네리가 주연했던 미국 영화 ‘붉은 10월’이란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는 실제 1968년 일어났던, 소련 핵 잠수함 ‘붉은 9월’이 대서양에서 해저로 침몰한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아직도 의문이 많습니다. 하지만 소련은 비밀스런 나라이니까 일단 논외로 하고요..
가장 논란이 많았던 것은 그것도 역시 1968년인데 미국 잠수함 스코르피언호가 대서양에서 실종되었는데, 바다에 가라앉아 승조원 전원이 사망했습니다 .그것이 함정 고장인가 아니면 소련 잠수함 공격에 의한 것인가를 두고 논란이 많았습니다. 미 해군은 자체 조사 결과 함정 고장으로 인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스코르피언 호는 하도 고장이 많아서 당시 수병들이 ‘스크랩 아이런’ 즉 고철덩어리라고 불렀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그것이 소련의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이 나오고, 심지어 그런 책이 나오곤 합니다. 그런데 미소 전면전 위험 때문에 미국이 진실을 숨겼다는 것이지요. 잠수함 같은 경우는 전원 사망했기 때문에 그런 논란이 계속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 천안함 사건을 보면 어뢰가 우리 천안함 밑에서 폭발해서 천안함이 두 동강났다는 것인데 과연 그런 경우가 역사에서 많이 있었습니까?

제가 아는 지식에 의하면 2차 세계 대전 이후에 어뢰에 의해서 군함이 침몰한 것은 70년대 초 인도와 파키스탄 전쟁때 인도 구축함이 어뢰에 의해 침몰한 것이 있고 더 유명한 사건은 포클랜드 전쟁때 아르헨티나 순양함이 영국 잠수함의 어뢰를 맞고 침몰했는데 그것은 직격탄을 맞고 침몰한 것입니다. 그 후에는 이번 천안함 사건때 TV에 많이 나왔지만 실험공격한 것 밖에 없지 않나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 이럴 수 있고 저럴 수 있으니까 ..,정부에선 TV에 나왔던 산산조각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하니까..이런저런 의문이 생길 수가 있겠지요.

-경비 중 함정이 침몰당해서 장병 들이 죽었는데, 이에 대하여 지휘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

유사한 사례를 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신문은 천안함 침몰사건이 클린행정부 마지막 즈음인 2000년 10월 에멘의 아덴 항에 정박 중이던 7000톤급 미 구축함 콜 호가 알케다의 자살테러 공격으로 파손된 경우를 듭니다. 장병 수십 명이 죽고 다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미 해군은 그 사건이 이미 정박을 해서 경계태세를 푼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보고 함장을 문책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그 함장은 진급이 안 되서 전역하고 말았지요.

그러나 우리 천안함에 대해 모델이 될만한 사건은 제가 볼 때 다른 것이라고 봅니다.1987년 5월에 페르시아 만을 경계하던 4000톤급 미 프리게이트함 스타크 호가 이라크 공군기가 발사한 공대함 미사일 2기를 맞고 크게 파손되었습니다. 당시 타임, 뉴스위크지 카버에도 나오고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37명이 사망했으니까. 미 해군 역사에 오점을 남긴 셈입니다. 당시 경계 항해 중이었지만 미사일 방어 체제가 전혀 기능을 하지 못한 것입니다. 미 해군 조사위원회는 함장과 작전장교를 징계정도가 아니라 군법회의에 회부할 것을 건의했습니다만 참모총장이 사법적 처벌을 지나치다고 판단해서 징계하는데 그쳤고, 함장과 작전 장교는 곧 전역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천안함 사건은 콜 호 보다는 스타크 호 사건에 가깝습니다. 천안함은 대잠 초계함입니다. 당시 최전선 경비를 하다가 당했기 때문에 변명할 여지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이 우리가 판단을 하는데 기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천안함은 처음부터 소나, 폭뢰를 갖춘 대잠 초계함인데 잠수함에 당했는데 데 불가항력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얘깁니다. 우리 국방장관이 우리 소나 갖고 30%밖에 못 잡는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동급의 초계함은 다 무방비란 말입니까? 국방장관의 이 말이 진실이라면 참으로 당혹스럽게 느껴집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에 대해 보복 타격을 가해야 한다고도 주장하는데, 그런 주장은 어떻게 보시나요 ? 적절한 선례가 있나요 ?

지금 사건 발생이 벌써 2개월이 지났습니다. 사실 군사적 보복은 제한된 타깃을 상대로 사건 즉시 해야 효과적이고 후유증이 적습니다. 따라서 이미 실기한 것이고, 지금 이 상태에서 북에 대해 그런 조치를 취하면 그야말로 전쟁을 여는 것입니다.
비슷한 예가 있는데 1988년 4월 페르시아만에서 유조선을 호송하던 미 해군 프리게이트 세무엘 로버츠 호가 이란이 부설한 국제수뢰에 임의적으로 부설한 기뢰에 파손된 일이 발생했습니다. 거기가 국제통항에 쓰이는 수로이기 때문에 기뢰부설은 불법입니다. 당시 레이건 대통령은 즉각 보복 작전을 명했고, 사건 발생 나흘 후에 미 해군은 압도적 군사력을 배경으로 페르시아 만의 이란 해군 기지를 하루 동안 공격해서 파괴한 후 철수했습니다. 이란은 반격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의 보수층이 지금 천안함 문제로 인해 상당히 힘을 얻은 국면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 이런 가운데 보수단체들이 최근 천안함과 관련해 이런 저런 의혹을 제기하거나 비판을 해온 사람들에 대해 국가 보안법 위반 등의 명목으로 검찰에 고발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 도올 김용옥선생도 고발당했고 민노당 이정희 의원까지 고발당했는데 이런 상황 관련해선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도올 선생이야 원래 말을 좀 험하게 하지 않습니까 ? 제가 생각해도 표현이 과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것과 같이 천안함 사건은 정부 자체가 하도 말을 바꾸어서 불신을 자초한 면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영점 몇 프로도 못믿겠다, 패잔병이다, 그런 것은 좀 그렇지요. 그 분 원래의 표현치고도 그렇다는 겁니다. 하지만 여하튼 간에 이런 비판자들을 무턱대고 고소 고발하는 것은 오히려 정부가 무언가를 숨기기 위해서 그런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보다는 정부가 그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서 좀 더 확실하게 해명하고 해명이 안되는 것은 왜 안되는지 정부가 진솔하게 밝히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지금처럼 하면 의혹을 오히려 더 살 수 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4대강이나 천안함을 보도하는 한국 언론들 보면 양측으로 좍 갈린 느낌인데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그것을 보니까 저로서도 참담한 생각이 듭니다. 이런 분열때문에 한국 언론 그 자체가 총체적 불신위기에 서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 물론 신문이나 방송은 자신 나름의 편집 방향, 어떤 방향성, 시각이 있습니다. 그런 것은 자연스런 것입니다. 그러나 객관적 사실은 사실대로 보도하고 그 사실과 별도로 거기에 대해 우리는 이렇게 본다 우리는 어떤 생각이다 하는 그런 것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현재 언론 보도는 어떤 경우는 사실을 아예 안 다뤄버리는 것도 있고 처음부터 시각을 잡아놓고 사실을 쓰거나 보도하는 것이 있어서 골이 너무 깊은 것 같고 참 언론이란 공통분모가 이제는 사라져 가지 않나 걱정을 하게 됩니다.
-끝-
(c) 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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