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상돈-김호기 대화 (17)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경향)

작성일 : 2011-06-16 06:57조회 : 3,307

경향신문 2011년 6월 14일자 기사

[이상돈·김호기의 대화](17)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장은교 기자]
- 심상정 “북한체제 인정하되 잘못된 것은 비판하는 게 통합안 원칙”
ㆍ이상돈 “진보는 국가권력 비판하면서도 큰 정부 지향한다”
ㆍ김호기 “중도진보·정통진보 분화 불가피… 연합론이 대안”

진보진영은 지금 통합의 길을 서로에게 묻고 있다. 2007년 대선패배 후 갈라섰던 진보정당이 품어온 불씨이고, 내년 총선·대선에서 야권의 연합·통합이 한국 사회에 새로운 전망을 제시해야 한다는 명제에서다.

보수 성향의 이상돈 중앙대 교수와 진보 성향의 김호기 연세대 교수가 17번째 ‘대화’의 주인공으로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를 만났다. 화두는 분열된 진보진영의 통합과 야권연대, 그리고 척박해진 민생이었다.

심 전 대표는 진보정당 통합과정의 갈등에 대해 “대안세력으로 커 가는 과정에서의 성장통으로 봐줬으면 좋겠다”면서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은 거대 경제권력을 견제하고 광범위한 사회경제 개혁을 추진하는 ‘제2민주혁명’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야권의 통합·연합론에 대해 “우리사회에서 ‘중도진보’와 ‘정통진보’ 사이의 분화는 불가피하며, 따라서 연합론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진보는 국가권력을 비판하면서도 큰 정부를 지향한다”며 진보진영 ‘큰 정부’론의 한계를 지적했다. 대화는 지난 12일 심 전 대표가 2009년 설립한 ‘정치바로연구소’에서 진행됐다.

김호기 교수(이하 김호기) = 심 전 대표는 여러 얼굴을 갖고 있다. 1980~90년대를 대표하는 노동운동가였고 2000년대를 대표하는 진보정치가다. 한국의 페트라 켈리다. 페트라 켈리가 ‘녹색 잔 다르크’라고 불렸는데 심 전 대표는 ‘진보 잔 다르크’로 불릴 만하다. 운동정치에서 진보정당의 제도정치로 삶의 무대를 옮긴 동기는.

심상정 전 대표(이하 심상정) = 화려한 이력의 정치인이 되기보다는 한국의 실질적 변화에 기여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그런 점에서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 그는 금속노동운동가 출신 진보정치인으로서 거대한 남미 대륙을 실질적으로 변화시켰다. 민주화 이후 노동의 가치는 더 훼손되고 국민의 삶은 어려워졌다. 노동자와 서민을 제대로 대변하는 진보정당이 없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할 때 “불평등과 빈곤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권력에 대한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내가 제도정치에 뛰어든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상돈 교수(이하 이상돈) = 2008년 ‘종북주의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민노당을 탈당할 때 놀랐다. 우리나라는 미니정당이라도 하려면 노조 같은 집단을 토대로 하거나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어서 독자적 정당으로 과연 자립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지금 진보신당은 위기에 처해있는 것 같은데 분리해 나온 것에 후회는 없나.

심상정 = 우선 나는 종북주의라는 용어를 쓴 적 없고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대북정책의 뚜렷한 차이가 분당의 한 가지 원인이긴 했지만 결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분당과 통합에 이르는 과정 전체는 진보정당이 대안세력으로 커 가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2007년 대선 참패에 진보정당은 과감한 혁신과 변화로 응답했어야 했는데 성찰적 리더십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통합 노력은 바로 그런 성찰과 혁신의 연장선상에 있다.

김호기 = 다시 통합하는 이유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심상정 = 우선 국민들이 진보정당이 나뉘어 있는 것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또 국민들은 강력한 변화와 진보적 개혁을 책임질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정치세력을 고대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진보정치가 뿌려놓은 성과가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성과를 결집해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은 거대 경제 권력을 견제하고 광범한 사회경제개혁을 추진하는 ‘제2민주혁명’을 주도해나갈 것이다.

김호기 = 11일 진보신당 전국위원회에서 통합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이번 통합과정에서 가장 예민한 것은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한 인식과 패권주의와 분파주의를 포함한 당 운영 문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제 전국위 결과를 어떻게 보고 있나.

심상정 = 26일 대의원 대회가 중요하다. 전국위에서는 합의안에 대해 아쉬움이 토로됐다. 지금까지 통합논의는 분당의 원인을 극복하는 것에 초점을 두어 과거지향적일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통합 승인 및 새로운 통합정당 건설 과정에서는 미래의 비전과 구체적 실천 방안 논의가 비중있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통합 의지가 확고해질 것으로 본다. 대북정책의 경우 한쪽은 북한에 대한 비판이 냉전세력의 입지를 강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고 다른 쪽은 북한이 진보가치나 민주주의에 어긋나는 점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것이 국민 정서에 부합한다고 보는 차이다. 이번 합의안은 잘못된 것은 비판하면서도 6·15정신에 따라 북한체제를 존중하는 큰 원칙이 포함되어 있다. 극단적 견해가 일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국민들 속에서 검증하면서 얼마든지 주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패권주의는 감정의 골이 깊이 패어 있어 좀 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내년 총선은 정치적으로 조정하고 일정기간 공동운영체제로 운영하는 등 연착륙할 필요가 있다.

김호기 = 현재 야권의 연합정치론에는 이른바 ‘연합론’과 ‘통합론’이 맞서고 있다.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중도진보’와 ‘정통진보’ 사이의 분화는 불가피하며, 따라서 연합론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심 전 대표가 구상하는 총선과 대선에서의 연합정치론을 제시한다면.

심상정 = 국민들이 과연 ‘덩치가 더욱 커진 민주당’을 원할 것이냐 아니면 작지만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갈 대안정당을 희망할 것인가 판단해봐야 한다. 나는 정당 통합은 검증된 정체성을 바탕으로 이루되, 선거국면에서는 가장 적극적인 연합정치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랜 세월 보수 양당 구도에 의해 주도돼온 한국사회에서 요구되는 개혁의 폭과 깊이는 매우 넓고 깊다. 그러므로 수구보수에 맞서서는 적극적으로 협력하되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선 선의의 경쟁을 해 진보적 개혁이 책임있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어야 한다.

이상돈 = 진보는 국가권력을 비판하면서도 큰 정부를 지향한다. 육아, 대학등록금, 쌍용차처럼 경쟁에서 낙오된 기업까지 정부가 책임지고 살리라고 한다. 진보가 보는 정부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심상정 = 국가권력은 강자 편향적으로 행사될 수도 있고, 사회 연대적으로 운영될 수도 있다. 그동안 진보진영에서 비판해온 것은 전자이고,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후자다. 인류역사의 경험으로 보면 유럽의 복지 국가는 가장 성공적으로 운영되어 온 사례라고 본다. 진보정치가 하고자 하는 정부의 크기도 서구의 복지국가 크기를 넘지 않고 있다. 사실 대한민국은 재정규모로 보면 큰 정부였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GDP 대비 재정규모 평균이 41.2%인데 비해 우리는 30%대다. 1970년대~90년대까지는 17~20%로 10%대를 유지해왔다. 그러면서도 기득권층에는 아낌없이 주었고 서민들에게는 아주 인색한 정부였다. ‘글로벌 스탠더드’로 봐도 좀 큰 정부가 돼야 한다. 진보정치가 국민들에게 후한 정부를 선사하겠다.

이상돈 =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등 유럽도 유럽 나름이고, 큰 정부도 문제가 많고 위험성이 많은 것 아닌가.

김호기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이후의 시대로 변하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는 일관되게 신자유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최대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심상정 = 지금 우리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 대인데 OECD 국가 중 꼴찌에서 1~2등을 다투는 지표가 있다. 주로 노동지표들인데 최장시간 노동, 비정규직 최고 증대 등이다. OECD 국가 중 GDP 대비 정부의 복지지출이 가장 낮은 편이기도 하다. 여성지표를 보면 여성경제활동 인구는 일하고 싶은 여성 2명 중 1명으로 꼴찌에서 1~2등이다. 사회는 고속성장했으나 성장의 열매는 국민들에게 골고루 분배되지 않았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심각한 격차사회가 되었다. 그 격차가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가장 위협하는 요소라고 본다. 경제구조면에서는 토건경제, 금융과 부동산의 불륜이 한국경제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위험 요인이다. 저축은행은 서민은행으로 골프장이나 부동산 대출은 허용이 안됐었다. 그런데 2007년 저축은행의 부실을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 부동산 투기 하라는 식으로 PF 대출을 허용한 것이다. 이런 정책실패의 책임을 분명하게 물어야 개혁의 물꼬를 틀 수 있다.

이상돈 = 지금이 ‘보수의 위기’라고들 한다. 보수의 위기라고 보는지.

심상정 = 지금 국민들은 심각한 격차 사회인 한국 사회의 방향을 바꾸는 데 정치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보수세력은 사회 갈등을 관리하고 조정할 능력을 상실했다. 국가의 역할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본간의 경쟁을 조율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본과 노동간의 갈등을 조절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본간의 경쟁에서 재벌의 전횡을 용인하여 공정한 경쟁의 룰이 작동되지 않도록 방치했고, 노동은 배제함으로써 사회갈등을 격화시켜왔다. 게다가 보수정치는 도덕성마저 파산했다. 보수정치가는 군미필이 필수라는 비아냥이 있듯이 개인의 영달과 탐욕에 대한 집착으로 보수의 가치라 불리는 애국과 법치에서도 일탈했다.

김호기 = 내년 총선과 대선, 그리고 2016~17년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는 민주화 시대를 넘어서 ‘포스트 민주화 시대’로 나아갈 것이다. 70년대 ‘유신 세대’와 80년대 ‘486세대’가 진보개혁정치의 중심 세력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진보정치의 미래를 어떻게 구상하고 전망하는가.

심상정 = 영국의 보수정치학자인 마이클 오크셔는 유럽에 나치의 광풍이 몰아칠 때 그것을 히틀러 개인의 광기로 치부하려는 사람들에게, “독재자 한 사람을 자유의 적으로 내세운다면 민주주의의 진정한 위기가 어디에서 오는지 알 수 없다”는 말을 했다 이명박 정권 5년을 겪으며 우리 국민들이 굉장히 큰 깨달음을 얻고 있다. 특히 민주화를 이끌어온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역진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그런 점에서 지속가능한 개혁을 이룰 수 있는 주체 형성에 대한 책임감을 공유하고 싶다. 그것은 곧 포스트 민주화 세대와 소통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2008년 촛불, 등록금 촛불시위가 보여주는 젊은 세대들의 미래에 대해 민감하고 무겁게 받아 안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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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교수 후기]

심상정 대표는 이번 대화에서 처음으로 만났지만, 사실은 두 번째 만남이었다. 작년 12월 내가 자그마한 후원을 하고 있는 동물보호단체의 연말 파티에 티켓 값이라도 내기 위해 행사장을 잠시 들렀다가 귀가하는 길에 지하철역에서 심 대표를 만난 것이다. “심상정 대표시지요?” 하고 인사를 했더니 심 대표는 활짝 웃으면서 답례를 했다. 당시 나는 나를 소개하지 않았고, 심 대표도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나중에 그 단체 사이트를 봤더니 심 대표가 그 날 행사에 참여한 사진이 있어서 그날의 만남이 완전한 우연은 아니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민주노동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노무현 정권의 한미 FTA 협상에 반대했던 활동으로 기억되었던 심 대표는 2008년 초에 나를 여러 번 놀라게 했다. 첫째는 물론 노회찬 대표와 함께 민노당을 탈당해서 진보신당을 만든 사건이다. 당시 ‘보수의 승리’에 도취된 이른바 보수 매체는 진보신당의 ‘종북주의 탈피’를 극구 찬양하고 나섰지만, 나는 노조의 뒷받침이 없는 진보 정당이 과연 존립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2008년 총선 결과는 내 생각과 다르지 않았다.

두 번째는 광우병 파동 때 TV 토론에서였다. 나는 정부 측 패널이 너무 준비가 안 되어 있고, 심 대표를 포함한 야권 측 패널이 완벽하게 준비를 해서 나온 것을 보고 놀랐다. 경기도에 사는 나는 작년 지방선거 때 심 대표에게 한 표 찍을 생각을 했었는데, 아쉽게도 막판에 사퇴를 했다.

심 대표도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을 ‘진보의 패배’로 받아들였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런 인식이 팽배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나는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은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심판이었지, 그것이 ‘진보의 실패’는 아니고 ‘보수의 승리’는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했다.

2008년 초에 어느 보수 신문이 하는 잡지가 ‘보수정권 등장’에 대한 글을 나한테 부탁한 적이 있었다. 평소 생각대로 “항구적 가치를 중시하는 보수라는 정치철학은 원칙과 도덕을 강조하는데, 이명박 정권은 그런 점에서 보수정권이라고 볼 수 없으며 절대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써서 보냈더니 “도저히 게재할 수 없다”면서 원고료만 보내주었다. 덕분에 나는 ‘킬 피’(kill fee·사용되지 않은 원고의 집필료)란 것을 난생 처음 받았는데 3년이 지나고 보니 그 때 내 생각이 맞았다고 자부한다.

대화가 끝나고 근처의 커피숍에서 심 대표와 못다 나눈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었다. 북한의 세습을 둘러싼 논쟁 등에 관해 이야기했는데, 심 대표는 “교수님 글을 자주 보는데, 다른 것은 모두 진보인데 ‘시장’을 중시하는 점에서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했다. 작별인사를 하고 차를 운전하면서 집으로 오는 동안 “한국에서 ‘보수’를 하려면 4대강 파헤치는데 찬성하고, 검찰권 남용도 지지하고, 병역기피하고 모피 코트 거치고 살아야 하는 판이니, 이게 도무지 뭔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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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기 교수 후기]

개인적으로 정치인들이 쓴 저서는 그다지 즐겨 읽지 않는다. 구체적인 현실을 다룬다고는 하지만, 정작 현실성이 떨어지는 홍보성 책자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 직전에 출판기념회를 열어 펴내는 책들의 경우 선물로 받았음에도 왠지 손이 쉽게 가지는 않는다.

이런 가운데 드물게 눈에 띄는, 여러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정치인들의 책이 더러 있기는 하다. 심상정 의원의 <당당한 아름다움>은 그 중 하나다. 그 동안 토론회 등에서 심 의원을 몇 번 봐왔지만, 심상정이란 인물을 제대로 알게 된 것은 그의 자서전이라 할 수 있는 <당당한 아름다움>을 통해서였다.

심 의원의 책이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의 삶이 바로 19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 대학을 다닌 우리 세대의 가장 극적인 상징이라는 사실에 있다. 비록 공부하는 것을 직업으로 선택했지만, 이른바 운동권 주변에서 머물며 연구해 온 내게 이 책에서 심 의원이 펼치는 자신의 삶은 한 개인의 이야기라기보다 우리 세대 모두의 이야기로 읽히게 했다.

여러 진보적 사회과학자들이 지적하듯이 우리 사회의 민주화과정은 ‘사회운동에 의한 민주화’로 특징지어진다. 노동운동, 시민운동 등을 포함해 ‘운동’이란 말에 담긴 어의(語義)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 어려운 매우 복합적인 의미망을 갖는다. 내가 보기에 심 의원은 전형적인, 그리고 더없이 뛰어난 운동가다. 노동운동에서 정치운동으로 그 영역이 바뀌었을 뿐, 그의 생각과 실천을 관통하는 것은 참여민주주의에 입각한 온전한 민주주의의 실현이다.

동시대를 살아 온 연구자로서 심 의원에게 바라는 바는 하나다. 심 의원이 운동정치와 제도정치 간의 튼튼한 가교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여기서 가교란 사회운동을 통한 정치제도의 공고화, 제도를 통한 운동의 활성화라는 이중적 의미를 갖는다. 제도정치와 운동정치의 생산적 결합이야말로 우리 민주주의에 부여된 중대한 과제 중 하나이며, 심 의원은 바로 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년 4월에는 총선이 치러진다. 기성 권력에 당당히 맞서는, 시민과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심 의원의 목소리가 국회 본당에서 다시 한 번 크게 울려 퍼지길 바라는 것이 나만의 기대는 아닐 것이다.

(* 기사와 사진에 대한 저작권은 경향신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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