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LEESANG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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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서울시장 선거전 (1)
작성일 : 2011-09-30 11:52조회 : 3,232
서울시장 선거전 (1) : 박원순과 박영선
이상돈 (2011년 9월 30일)
서울시장 선거가 나경원 대 박원순, 또는 나경원 대 박영선으로 판이 굳어졌다. 주민투표가 무산되고 오세훈 시장이 사임하자 어느 사석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지지할 수 있는 중량급 인사를 한나라당 후보로 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 있었는데, 나는 반신반의했다. 서울시 한나라당 현역의원은 압도적으로 친이계가 차지하고 있는데다, 이들이 박 전 대표에게 갖고 있는 적대감정이 보통이 아니라서 도무지 그것이 가능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즘 관심은 박원순 변호사가 재단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이런저런 문제와 박영선 의원의 경쾌한 선전(善戰)이다. 며칠 전 한 신문에 박원순 변호사가 과거에 국가보안법 폐지를 열렬히 주장했었음을 지적하는 칼럼이 실렸다. 이것은 박원순 변호사가 후보가 되었을 때 어떤 공세가 있을 것인가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내가 느끼기에, 진보 성향의 학자나 기자들은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이 갖고 있는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장인 문제에 비교하면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보는 언론인도 있다. 사실 장인 장모의 과거는 선거운동에서 공개적으로 거론할 성질의 사안도 아니다. 하지만, 교수나 변호사가 본인이 과거에 책까지 써가면서 주장한 내용은 전혀 별개 문제다. 그것은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는 성격의 사안도 아니라서 간과되기 쉽지만 본선은 상황이 다르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에 박원순 변호사가 야권 후보가 되면 보수신문은 국가보안법에 대한 견해를 물을 것이고, 나경원 의원도 거기에 대한 답변을 요구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박원순 변호사는 단순한 무소속이 아니라 민주당을 포함하는 야권의 후보이기 때문에 민주당마저 국가보안법에 대한 당론을 밝히도록 요구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원순 변호사는 국가보안법 폐지가 자기의 소신이라고 말하든가, 아니면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고 답해야 할 것이다. 소신이라고 답하는 경우에 서울시장 선거는 이념논쟁으로 흘러가서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주민투표 성격을 띠게 될 수 있다. 소신이 바뀌었다고 답하면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집유하게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박영선 의원이 야권 후보가 되는 경우에는 이념 문제라든가 시시콜콜한 검증 문제는 사라질 것이고, 야권은 공격하고 여권은 방어하는 전형적인 심판선거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문제는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하는 진보성향 유권자들이다. 박원순 변호사 선거모금에서 보듯이 민주당이란 기성 정당에 식상한 유권자가 상당히 많은데 이들이 박영선 의원을 찍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양상은 결국 야권 후보에 따라 달라 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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