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LEESANG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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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벼랑 끝 한나라당, 출구는 있나 ? (MBN 대담)
작성일 : 2011-12-08 02:06조회 : 3,538
<MBN 뉴스 M> 2011년 12월 7일 오후 4시 25분-40분
벼랑끝 한나라당, 출구는 있나 ?
앵커 : 이번 디도스 파문을 바라보는 여러 시각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한나라당의 지지세력인 보수파들이 보는 시각은 어떨까요 ? 대표적인 보수논객 가운데 한분인 중앙대 법학과 이상돈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상돈 : 네, 안녕하십니까 ?
앵커 : 교수님을 흔히 대표적인 보수논객이라고 부는데, 틀린 말을 아니지요 ?
이상돈 : 많이들 그렇게 부릅니다만, 제가 썩 좋아하는 명칭은 아닙니다.
앵커 : 어쨌든간에 제가 그런 사담을 나누었나 하면은요, 이번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공격, 이것은 보수주의자들이 가장 분개해야 할 상황이 아닌가 싶어서요.
이상돈 : 그렇습니다. 중대한 범죄입니다, 법치의 기본을 저버린 것이지요. 국가의 공적기능을 마비시키기 위해 그랬다고 하니까요. 특히 여당 국회의원 아래서 그런 일을 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요.
앵커 : 실체적 진실을 가지고 논란이 있는데요, 배후설을 주장하는 야당, 단독범죄를 주장하는 한나라당과 최구식 의원, 이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신빙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
이상돈 :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여당의원의 일개 하급 비서가 이렇게 엄청난 일을 했다고 하면 누가 믿겠습니까 ? 그리고 설사 개인이 저질렀다고 해도 한나라당이란 큰 우산 아래에서 일어난 일이 아닙니까 ? 따라서 개인 문제가 아니고, 한나라당 자체가 이 문제를 큰 사안으로 심각하게 생각하고, 국민에게 사과하고 진상규명에 앞장서는 자세를 보여 주었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늦어 버렸지요.
앵커 : 이 문제를 포함해서, 10-26 재보선 패배 등 한나라당의 위기가 어떤 정도라고 보시나요 ?
이상돈 : 한나라당이 작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하지 않았습니까 ? 그럼에도 한나라당은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성난 민심을 바라 보지 않았습니다. 패배를 알았음에도 애써 모르는 체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한나라당이 계속 오만과 독선이 일관해서 이런 지경에 이른 것이지요. 굉장히 유감스러운 것은, 현 정권과 한나라당은 매사에 법과 절차를 무시합니다. 이런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아래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앵커 : 오늘 한나라당 최고위원 3명이 사퇴하지 않았습니까 ? 세명의 사퇴를 가져오면 그러면, 충분히 책임을 질 만큼 진 건가요 ?
이상돈 : 세분이 사퇴한 것은, 그들도 더 이상 홍준표 대표가 한나라당을 이끌어서는 안 된다고 보고 그런 것이겠지요. 그분들도 현 체제로서는 힘들다고 판단했겠지요. 그들은 중대한 변화를 요구하면서 사퇴를 했다고 봅니다.
앵커 : 그런데 홍준표 대표는 사퇴를 거부했습니다, 지난 번 재보선 참패 후에도 사퇴를 거부했고요, 연찬회에서도 사퇴를 거부했습니다. 홍 대표는 왜 이렇게 사퇴를 거부하는 걸까요 ?
이상돈 : 사퇴를 거부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렇게 해서 혼자서 한나라당을 이끌 수 있겠습니까 ? 그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사퇴를 거부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지난번 서울시 주민투표 때도 그러했고, 재보선 참패 후에도 그랬습니다. 결국 홍준표 대표의 상황판단 능력에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홍 대표는 말과 행동이 경박해서 여당의 신뢰를 굉장히 깎아 먹었습니다. 홍 대표의 상황판단 능력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밖에 달리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앵커 : 네, (홍 대표의) 상황판단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런데, 홍 대표가 재창당을 이야기 했다고 하던데요, 옛날에 신한국당이 한나라당으로 재창당한 모델을 이야기하던데요, 그 모델이 지금 타당한가요 ?
이상돈 : 그 모델은 지금 타당하지 않습니다. 현재 한나라당은 그야말로 공중분해하는, 와해하는 형상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 홍 대표가 말하는 재창당은 간판만 가는, 위장 신장개업 같은 것이지요. 진정한 의미의 재창당은 참신한 인물들이 들어오고, 기존 정당에서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만들어 놓은 사람들이 물러나야 진정한 재창당이지요. 그런 모습을 보여야지, 간판만 간다고 납득이 되겠습니까 ?
앵커 : 홍준표 대표가 주도하는 재창당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보시는군요 ?
이상돈 : 네, 저는 그렇게 봅니다.
앵커 : 홍 대표가 물러나면 누군가는 이끌고 가야 하지 않습니까 ?
이상돈 : 네, 그렇지요.
앵커 : 누군가가 박근혜 전 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
이상돈 : 현재로서는 어느 누구도 한나라당의 난국에 대해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그래도 현 집권세력과 거리를 두었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박 전 대표 밖에는 남아 있는 카드가 없지요. 그러나 지금 한나라당의 상황이 너무 나쁘기 때문에 박 전 대표 자체도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자고 해야지요, 박 전 대표가 어떤 조치를 취해도 쉬운 것이 없다고 해야지요.
앵커 : 지난 2003년 한나라당이 차떼기 당으로 몰리면서 박 전 대표가 천막당사로 가면서 위기를 이겨냈지 않았습니까 ? 박 전 대표가 지금의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을 구해낼 만한 능력을 충분히 있다고 보십니까 ?
이상돈 : 조건이 있지요. 그 때에는 당시 중진의원들이 대거 자진 사퇴했습니다. 그들이 물러나면서 박 전 대표한데 큰 공간을 내어 주었습니다. 당시 많은 중진의원들이 “우리들의 시대를 끝났다”고 자진해서 (정치일선에서) 사퇴했습니다. 그래서 박 전 대표가 2004년 총선 때 선전을 했지요. 제가 보기는 지금 친이계 의원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박 전 대표도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고 보는 겁니다.
앵커 : 그래도 박 전 대표가 등장하기에는 당헌 당규가 문제가 되지 않습니까 ? 대권 주자는 선거 1년 전에는 당직을 맡을 수 없다는 규정인데요, 이것을 박근혜 전 대표가 만들었습니다. 박 전 대표가 자기가 만든 규정을 스스로 위반할 수 있을까요 ?
이상돈 : 박 전 대표가 나선다는 것이 박 전 대표가 반드시 당 대표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 당내에서 현 정권과 일정한 거리를 두었던 중진의원들이 있지요. 예를 들면 홍사덕 의원, 6선 의원이시지요. 홍 의원 같은 분이 대표를 맡는 방법이 있겠지요. 더 좋기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보수성향의 사회원로를 당 대표로 영입하는 것입니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분을 영입하는 거지요. 그런 중대한 결심을 해야겠지요. 지금 상황이 너무 나쁘기 때문에 박 전 대표가 혼자서 상황을 타개하기도 어렵다고 해야지요.
앵커 : 김무성 의원 등 박근혜 전 대표에 반대하시는 분들, 그분들을 반박파라고 부르는데요, 그 분들은 지금의 한나라당 위기에는 박근혜 전 대표도 분명히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지 않습니까 ?
이상돈 : 그런 말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요. 박 전 대표도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고 중요한 정치적 활동을 했으니까요. 그러나 그런 발언이 얼마나 경박합니까 ? 김무성 의원 자신도 당직을 하지 않았습니까 ? 이런 것은 어떻게 보면, 망한 집안의 티를 스스로 내는 것이지요.
앵커 ; 김무성 의원의 발언은 망한 집안의 티를 스스로 내는 것이다는 말씀이시네요.
이상돈 : 그렇습니다.
앵커 : 한나라당이 수명을 다했으면, 어떤 세력이, 어떤 정당이 보수세력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요 ? 혹시 대안을 생각하시는 바가 있으신가요 ?
이상돈 : 방법은 문을 열고, 현 정권 들어서서 한나라당에서 국정을 난맥상에 빠뜨린 사람들이 스스로 물러나고 새 사람을 영입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밖에서 보기는 지금 한나라당은 난파선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좋은 사람들이 난파선에 올라타겠는가 하는 문제가 있겠지요. 그러니까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를 수습해야만 그야말로 정치적 리더십이 있는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어느 때 보다도 박 전 대표가 정치적 리더십의 실험을 받는 그런 단계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 재창당의 모습이 한반도 재단 이사장을 하는 박세일 교수가 추진하는 정당이 한나라당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
이상돈 : 박 전 대표과 박세일 교수와는 관계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정치철학에도 거리가 있고, 과거에 의정활동을 할 때에도 견해 차이가 있었지요. 그래서 박 전 대표와 박세일 교수가 추진하는 정당이 같이 가기는 어렵다고 보아야 겠지요. 하지만 박 전 대표가 갖고 있는 개인적 명성이 있지 않습니까 ? 그것은 아직 건재합니다. 그래서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정당을 또 한번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정당을 만들 수 있는 정치인이 그야말로 큰 정치인입니다.
앵커 : 지금의 위기가 한나라당의 위기일 뿐 아니라 보수세력 전반의 위기라고 보시지 않습니까 ?
이상돈 : 보수세력의 전반적 위기는 이명박 정권 초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위기가 갈 데까지 간 것이지요. 더 이상 갈 데가 없는 위기상황에 처한 것인데요, 이 기회에 위기를 극복하면 위기가 기회가 되는 거지요, 그러면 건전한 보수, 합리적인 보수, 미래를 말할 수 있는 보수가 태어나는 것이지요. 위기는 기회입니다.
앵커 ; 감사합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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