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LEESANGDON
나라와 사회를 올바르게 세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칼럼
2011년은 변화와 개혁을 준비한 한해였다 (방송대신문)
작성일 : 2011-12-24 12:16조회 : 3,711
<한국방송대신문> 2011년 12월 26일자 송년호 칼럼
2011년은 ‘변화와 개혁’을 준비한 한해였다
이상돈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매년 연말이 닥쳐오면 지난 한해가 ‘격동의 한해’였다고 회고하곤 한다. 지난 2011년 한해도 역시 ‘격동의 한해’였지만, 무엇보다 ‘큰 변화와 개혁’을 예고하고 준비한 한 해로써 의미가 깊다. 2011년은 2010년 12월말 집권 여당이 새해 예산안 국회통과를 날치기로 처리하면서 시작됐다. 정권이 민생을 외면하고 ‘마이 웨이’를 하는 동안에 고삐가 풀린 물가는 연초부터 가파르게 올랐고, 보통 사람들의 삶은 더욱더 빡빡해졌다.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야당은 학교 무상급식과 4대강 사업 반대를 내걸고 승리를 거뒀는데 이것은 무서운 인심의 표출이었다. 하지만 집권세력은 성난 민심을 바로 보기 거부했다.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거둔 표면상의 승리에 도취된 이들은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았다. 2011년 4월 27일에 치러진 재보선은 무서운 민심을 또다시 보여주었다. 한나라당의 텃밭이라고 여겨지던 ‘분당 을’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당선됐고, 강원도에서도 민주당 최문순 후보가 도지사로 당선됐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지도부를 다시 구성했다.
새로 구성된 한나라당 지도부는 뜬금없이 반값 등록금을 제안했다. 그런가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무상급식 반대를 내세우면서 자신이 포퓰리즘에 맞서 싸우는 십자군인양 행세했다. 여름에 내린 폭우로 강남 한복판이 잠기고 우면산이 무너져 내리면서 ‘디자인 서울’을 내세웠던 오 시장도 함께 무너졌다. 그럼에도 오 시장은 주민투표를 강행해 자신은 물론이고 한나라당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주민투표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보선에서 야권 시민후보 박원순에게 패배했다.
2011년 한 해 동안 민주당 등 야권의 화두는 ‘통합’이었다. 야권이 통합돼야만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우여곡절을 거쳐 야권은 민주당을 주축으로 한 ‘민주통합당’, 그리고 민노당과 국민참여당 등이 합친 ‘통합진보당’으로 통합돼 내년 선거에서 연대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일어난 안철수 선풍은 여야를 모두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안철수 바람은 매사에 진보니 보수니 하면 싸우는 기성정치권에 대한 실망을 반영한 시대의 흐름이었다. 여당 국회의원의 비서가 선거 당일에 선관위를 사이버 공격했음이 드러나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붕괴하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박근혜 전 대표가 이끄는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게 됐다.
정치권이 이처럼 ‘퍼펙트 스톰’에 빠져들게 된 첫째 원인은 이명박 정권의 오만한 독주이고, 둘째는 갈 데까지 간 사회 양극화라고 하겠다. 정권은 4대강 사업, 한미 FTA 등을 민심을 고려하지 않고 밀어 붙였다. 우리나라에서 한미 FTA 반대 집회가 열리는 동안 미국 월가 등지에선 금융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대중이 읽을 만한 책이 아닌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 번역본이 수십만 부가 팔렸고, 김란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도 역시 수십만 부가 팔렸다. ‘나꼼수’ 열풍이 거세게 불어서 전통 언론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대중은 분노하고 있고, 기존 질서는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다수 국민을 외면하고 아집과 독선으로 일관해온 ‘MB호(號)’가 ‘진실과 정의’를 요구하는 ‘민심’이란 거대한 빙산에 충돌한 것이다.
2011년이 ‘변화와 개혁’을 준비하는 해였다면 2012년은 ‘심판과 치유’를 하는 한해가 돼야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국민은 우리 내면에 숨어있던 ‘잘못된 우상’이 무엇인지를 잘 깨달았을 것이다. 잠시 판단 기준을 잃어버렸던 우리 국민 모두 냉철함과 현명함을 다시 찾아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진실과 정의’, 그리고 ‘공정성과 도덕’이 승리하는 ‘축제의 장(場)’으로 이끌어 갈 것이다.
* 저작권은 방송대신문에 있습니다.
COPYRIGHT ⓒ 이상돈닷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