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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언론 파업, 민간인 사찰 (<미디어 오늘> 대담)
작성일 : 2012-03-23 00:12조회 : 2,413
<미디어 오늘> 2012년 3월 22일자 기사
새누리당 이상돈 “언론파업, 청와대의 무리한 인사가 초래”
김회선·김희국 공천에 “언론정책과 4대강에 대한 심판론 자초했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정권 말기인 동시에 총선과 대선이 함께 치러지는 올해를 야권은 ‘변화의 해’로 인식하지만 여권은 ‘정권연장의 해’로 만들려고 한다.
‘정권심판론’이라는 야권의 창에 맞서 방패를 든 새누리당은 10·26 서울시장 선거 패배와 ‘선관위 디도스 테러’로 붕괴 직전까지 갔지만 ‘박근혜 체제’로 전환하면서 어느 정도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의 언론장악과 ‘낙하산’ 사장에 맞선 언론총파업과 함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이 다시 제기되면서 현 정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쏟아져 나오는 ‘청와대발’ 악재는 총선을 앞둔 새누리당에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 정권연장이 만만치 않은 꿈인 셈이다.
‘비판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을 만난 21일도 주요일간지의 1면을 장식한 소식은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자인 이영호 전 청와대 비서관의 기자회견이었다. 이 비대위원은 민간인 사찰 및 증거 은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어느 선이 위인지는 모르지만 청와대발 뭔 일(민간인 사찰)이 있었고 은폐 시도가 있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비대위원은 민간인 사찰의 증거 은폐에 대해서도 “한 사람(장진수 주무관)이 (했다고) 보기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았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비대위원은 이번 악재가 새누리당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그는 “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다”면서도 “박근혜 체제는 책임질 것이 없는 사건이고 청와대에서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 비대위원은 MBC·KBS·YTN·연합뉴스 등 사상 초유의 언론파업에 대해서는 “(청와대의) 무리한 인사가 이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방송의 독립성의 지키는 것이 공영방송인데 (청와대가) 언론통제 시도를 했던 것이 아닌가. 그러기 위해 무리한 인사가 있었고 오늘날 파업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비대위원은 “언론통제의 구체적인 결과로는 4대강 사업에 대한 보도를 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표적인 4대강 사업 반대론자인 그는 “여야 간 합의를 통해 총선 후 4대강 사업에 대한 공동조사를 해야 한다. 다가오는 홍수기에 보를 비롯해 안전상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비대위원은 ‘현 정부의 언론장악이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이라고 보나’고 묻자 “상상하자”고 즉답을 피했다.
‘여당도 이 사태가 난처하니 입장이 없는 것 아닌가’는 지적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속수무책으로 있는 상황에서는 여당도 별 대책이 없다”며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결하라고 촉구해도 별 반응이 없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이 비대위원은 하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수습하려면 (해결) 된다. 의지와 의사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여러 악재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이에 휘말리지 않으려 애쓰고 있지만 여당 역시 청와대의 ‘부절적한’ 개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달곤 청와대 정무수석의 문자로 불거진 청와대의 공천개입은 “이봉화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은 공천위에서 추천된 게 아니라 청와대에서 넘어온 명단에 들어 있었다”고 폭로하면서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이 비대위원은 “청와대의 정치 개입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공천위가 정말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외부로부터의 압력에 차단됐느냐는 것은 모르는 일”이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청와대의 개입으로 공천 결과가 달라졌는가’는 질문에 “그렇게 해석될 경우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라고 부인하지 않았다.
새누리당 공천에 대해서는 ‘친이계 학살’이라는 평가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인재영입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비대위원은 “계파 학살이라고 하지만 ‘컷오프 25%’에 의해 자동적으로 탈락했다”며 “이 정권에서 국민 대중에게 지탄을 받았고 할까, 동기는 이해되지만 행동에 문제가 있었던 사람들이 다 여기에 걸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친이계 학살이란 언론의 지적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친이계 학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진수희 전 장관 정도만”이라고 지적했다. 진수희 의원은 ‘친이재오계’의 핵심 인사로 지역구(서울 성동갑)이 전략 공천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공천탈락됐다.
이 비대위원은 공천 결과에 대해 “쇄신이라는 흐름에서는 성공했다”면서도 “사람을 채우는 데서 문제가 생겼다”고 봤다. 그는 김회선(서울 서초갑) 전 국가정보원 제2차장과 김희국(대구 중구·남구) 전 국토해양부 제2차관을 구체적인 예로 들었다.
이 비대위원은 김회선 전 차장에 대해 “MB과 언론과의 관계에 대한 평이 안 좋지 않나. 정권심판론에 대한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고, 김희국 전 차관에 대해서도 “4대강 사업에 대한 정권심판론을 자초할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언론정책과 4대강에 대한 심판론은 내가 피해보고 싶었던 것이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전 차장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2008년 정연주 전 KBS사장의 해임 이후 연 ‘후임 사장 관련 대책회의’에 참석해 국정원의 국정 개입 의혹을 일으켰다. 4대강 추진본부 부본부장 출신인 김 전 차관은 환경운동연합이 4대강 찬동 A급 인사로 분류된 바 있다.
이 비대위원은 4개월여 간 새누리당을 이끌고 있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을 “대중의 인기에 뿌리를 둔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언급하며 “박 위원장은 그런 것은 없지만 권위주의적이지 않고 그런대로 대화가 되는 사람”이라며 “박 위원장이 갖고 있는 힘은 대중의 지지다”고 평가했다.
이 비대위원은 ‘박 위원장은 민주주의적 인식이 부족하다’는 윤여전 전 장관의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적이었느냐, 이회창 전 총재가 민주주의적이었느냐”고 반문하며 “이회창 전 총재를 겪어봐서 아는데 박 위원장이 훨씬 더 개방적인 사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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