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가축이 온난화 주범 ?
2008-02-20 01:38 1,228 관리자


가축이 온난화 주범 ?
(첨단환경 2007년 6월)


1.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

작년 11월에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가축이 자동차 보다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한다는 내용의 흥미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가 알려진 것 같지 않기에 정리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식량농업기구의 가축정보정책부(Livestock Information and Policy Branch)가 발표한 ‘가축의 긴 그림자’(Livestock's Long Shadow)라는 보고서는 가축이 오늘날 심각한 환경문제에 대해 큰 책임이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보고서는 오늘날 가축이 뿜는 온실가스는 탄산가스로 환산할 경우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18%를 차지해서 교통 분야보다 비중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에서 나오는 탄산가스를 줄이기 위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보급한다고 해도 가축 숫자를 줄이지 않으면 도저히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없다는 말이다.

2. 가축이 뿜는 온실가스 

오늘날 축산은 농업의 어느 분야보다 성장하는 속도가 빠르다. 식량농업기구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1999년-2001년 동안 년 평균 고기 생산량은 2억 2900만 톤이었고, 우유 생산량은 5억8천만 톤이었는데,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2050년에는 그것이 4억 6500만 톤과 10억 4300만 톤으로 각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선진국 대형 축산업체가 하는 축산이든, 개도국 농부들이 하는 축산이든 간에 축산 분야에 종사하는 인구는 무려 13억 명이나 된다. 이 숫자는 전체 농업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것이다. 개도국의 가난한 농부들에게 가축은 중요한 땔감과 비료의 공급원이기도 하다.
가축을 기르기 위해서는 토지를 이용해야 되고 경우에 따라선 토지 형질을 변경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에서도 오염이 발생하고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축산을 위한 토지이용을 포함해서 축산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9%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가축은 이산화탄소 보다 훨씬 온실효과가 큰 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가축은 지구상에서 인간의 활동에 의해서 배출되는 산화질소(nitrogen oxide : N2O)의 65%를 배출한다. 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 보다 296배나 온실효과가 큰 대단히 강력한 온실가스인데, 대부분 가축의 배설물(똥)에서 배출된다. 또한 가축은 지구상에서 인간의 활동에 의해서 배출되는 메탄 가스의 37%를 차지하는데, 메탄 가스는 이산화탄소 보다 온실효과가 23배 크다. 메탄가스는 주로 소와 양의 되새김 과정에서 나오는데, 한해 지구상의 모든 가축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는 무려 8600 만 톤이나 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가축이 뿜는 산화질소와 메탄의 온실효과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전세계의 자동차가 뿜는 이산화탄소 보다 더 많은 것이다.
그 외에도 가축은 지구상에서 나오는 암모니아의 64%를 배출하는데, 암모니아는 수질을 오염시키는 외에도 대기를 오염시켜 산성비를 오게 한다. 

3. 사료 및 비료 생산, 축산품 가공 및 운송

가축을 키우기 위해선 사료를 생산해야 하고, 사료를 생산하기 위해선 비료를 생산해야 한다. 비료 중 가장 비중이 큰 질소 비료를 생산하기 위해선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가장 온실효과가 적은 천연가스를 사용한다고 해도 온실효과를 피할 수는 없는 것이다. 
도축에서 축산품 가공, 그리고 축산품이 소비자에 이르기까지의 운송 과정도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다. 축산품은 냉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보관과 운송 과정에서 곡류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에너지 소모가 많으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것이다. 

4. 가축으로 인한 토양 악화와 수질오염 

가축은 지구 전체 토지의 30%를 차지하고 있고, 가축에게 먹이를 공급하기 위해 전체 농지의 33%에서 사료로 쓸 작물을 경작한다. 가축에 대한 공급이 늘어남에 따라 산림을 벌채하고 초지를 조성하는 경우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남미 아마존의 열대 우림의 70%가 이미 가축을 기르기 위해 벌채되었다.
가축 무리는 초지(草地)에 대해 부담을 주기 때문에, 그로 인해 토양이 침식되고 사막화 현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과잉 방목으로 인해 초지가 사막으로 되면 결국 목축으로 인해 산림이 사막으로 바뀌는 것이다. 축산은 또한 심각한 수질 오염을 초래한다. 가축에게 먹이기 위해 지하수를 무분별하게 추출해서 지하수 고갈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5. 고기 덜 먹기 운동을 벌이자 

나는 환경주의자들의 주장에는 과장이 많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육식과 축산 문제에 관해선 동의하는 편이다. 우리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선 육식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육식이 가져다 주는 혜택도 적지 않다. 단백질과 광물질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다한 육식이 건강을 해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급격한 고기 소비 증가는 세계에 유례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육식이 증가하면 과다한 축산으로 인해 하천과 바다가 오염되고 토양이 침식하는 등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축산 폐수는 하천의 중요한 오염원이 되어 있다. 게다가 이제는 가축이 자동차 보다 지구 온난화에 더 큰 책임이 있다는 사실이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었으니,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고기 덜 먹기 운동을 벌여야 할 것이다.

4대강 '토론'을 하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