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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원칙있는 개혁 선택" (경향신문 대담)
작성일 : 2012-12-21 08:26조회 : 2,123
경향신문 2012년 12월 20일자 대담 기사
이상돈 중앙대 교수 “박·문 공약 엇비슷했지만 안정·원칙 있는 개혁 선택”
이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ㆍ기성정당과 달랐던 ‘안철수 현상’, 또 다른 하나의 환상으로 드러나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캠프의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인 이상돈 중앙대 교수(사진)는 20일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의 의미를 “안정적이고 원칙 있는 개혁을 유권자들이 선택한 것”이라고 꼽았다.
여야의 공약이 정치쇄신, 경제민주화, 복지, 일자리 등 분야에서 비슷했지만 결국 국민들은 안정적인 박 당선인의 손을 들어줬다는 이야기다.
이 교수는 ‘안철수 현상’을 두고 “기성 정당정치에 대한 환멸로 안철수 현상이 일어났다고 하지만 안철수도 또 다른 하나의 환상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한다”며 “그 환상이 꺼져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당선인이 쌍용차 사태, MBC 문제, 4대강 사업 지속 여부, 검찰개혁 등과 같이 갈등이 극대화한 이슈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면 국민통합을 위한 큰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 이번 대선 결과의 시대적 의미를 총평해달라.
“다수 유권자들이 안정적이고 원칙 있는 개혁을 선택했다고 본다. 여야 후보가 다같이 정치쇄신과 경제민주화, 복지, 일자리 등의 분야에서 공약을 내걸었고 그 내용도 따지고 보면 비슷하다. 하지만 결국 그 공약을 추진하기에 안정적인 박 당선인을 찍은 것이다.”
- 이명박 정부에 대한 민심이 악화되고 정권교체 열망이 높은데도 박 후보가 당선된 이유를 무엇으로 보나.
“박 당선인의 기본적인 지지인 35%는 보수 고정표도 아니고 박근혜 고정표다. 보수 콘크리트가 아니라 박근혜 콘크리트다. 35%가 기본적으로 있는 상황에서 10%만 얹으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 그런데 야권 후보의 경우 지지율 35%라는 것은 선거에 임박해서야 이룰 수 있는 수치다. 문재인 후보만 해도 7%대에서 시작한 거 아니냐. 그런 것이 박 당선인이 가진 저력이다. 야권에는 그게 악몽이었을 것이다. 물론 정권교체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열망이 높았다. 하지만 박 당선인이 이명박 정권에서 총리 등 임명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야당 역할을 했다. 따라서 ‘이명박근혜’라는 야권의 비판이 먹히지 않았다. 만약에 임명직을 했더라면 당선이 어려웠을 것이다.”
- 그렇다면 정권교체 열망이 높은데도 야권이 패한 이유는 무엇인가.
“2010년 6·2 지방선거와 올해 4·11 총선의 투표율이 비슷한데 결과는 정반대다. 그때에는 젊은층이 폭발했고 현재의 야권이 승리했다. 그러나 4·11 총선에서는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이 의석수는 잃었다고 하지만 야권과의 표 차이는 오히려 줄였다. 새누리당은 수도권에서 지지를 회복하는 추세였던 것이다. 그런데 야권은 그 추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과거의 틀로 유권자의 성향을 분석한 것 아닌가 한다. 또 문재인 후보만 놓고 본다면 노무현 정권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중간층, 부동층 내지는 유동적인 계층이 문재인 후보로 대표되는 친노 정권의 재등장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을 갖고 있어 거부감이 있었던 것 같다.”
- 보수 대 진보의 1 대 1 총결집 구도로 치러지면서 두 정치세력이 양립했다. 과반 대통령이지만 48%는 박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았다. 박 당선인이 이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공약에서 출발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 역대 어떤 선거보다 여야 간 공약과 의제가 공통적인 게 많다. 과거에는 수도 이전, 대운하, 그린벨트 해제 등과 같이 여론이 양극단으로 갈리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런데 그런 공약이 대부분 국회의 입법사항으로 남아 있다. 여야가 현명하게 국회에서 같이 풀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립을 해소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명박 정권하에서 손을 대지 못하고 어떻게 할 수 없었던 어려운 문제들, 예를 들면 쌍용차 사태, MBC 문제, 4대강 사업 지속 여부, 검찰개혁 등과 같이 갈등이 극대화한 이슈를 박 당선인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면 국민통합을 위한 큰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그 밖에 박 당선인이 앞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박 당선인이 약속한 공약이 굉장히 많다. 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공약이 여러 분야에서 나왔다. 당장 여러 곳에서 증세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 문제를 놓고 약속한 대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안철수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안 전 후보는 독자적으로 정치세력을 구축하려는 생각 없이 여론조사만 가지고 대통령이 되려고 했다. 그런 것은 처음부터 꿈이 너무 야무진 것이었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거다. 물론 국회 구성원이 가진 과다한 특권이나 갈등 위주의 대립을 하는 기성 정당을 바꿔 보자는 국민 염원이 크다는 점을 안 전 후보가 잘 파고들었다. 가장 아픈 부분이었다. 하지만 기성 정당에 대한 환멸이라고 하지만 안철수도 또 다른 하나의 환상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한다. 환상이 꺼져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 안 전 후보가 제시했던 새 정치와 관련한 의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국회의원들이 당선만 되고 나면 특권 속에 사는 것, 그런 것에 국민들 불만이 크고, 그런 문제를 해소하자는 안 전 후보의 말이 국민들의 염원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새누리당이 지난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을 때 바로 그 부분에 대해서 지적한 바 있는데,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했으면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쉽다.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면 민주당이나 안철수 전 후보 측이나 할 것 없이 새누리당이 정치쇄신 이슈에 앞서 나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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