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LEESANG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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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메이데이와 '법의 날'
작성일 : 2008-04-27 00:17조회 : 2,147
메이데이(노동절)와 '법의 날'
지난 4월 25일은 ‘법의 날’이고, 오는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입니다. 4월 25일이 ‘법의 날’이 된 것은 김대중 정부의 산물입니다. 원래 ‘법의 날’은 5월 1일이었는데, 2002년 12월에 정부가 이를 ‘4월 25일’로 변경키로 해서 2003년부터 4월 25일이 ‘법의 날’이 되었습니다.
추억 속의 ‘법의 날’
내가 대학을 다닐 적에 서울 법대는 매년 5월 1일에는 ‘법의 날’ 행사를 했습니다. 4학년 때로 기억되는데, 존슨 행정부에서 국무차관을 지낸 유진 로스토우 예일대 교수가 국제법에 대해 기념 강연을 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유진 로스토우의 동생이 경제발전단계 이론으로 유명한 월트 로스토우입니다. 월트 로스토우는 존슨 대통령의 안보보좌관을 지냈으니, 형은 국무차관, 동생은 안보보좌관을 지낸 것입니다. 형제는 2002년과 2003년에 각각 사망했습니다.)
대학 다닐 때만해도 ‘법의 날’의 유래를 알지 못했습니다. 5월 1일에 ‘법의 날’이 된 것은 아이젠하원 대통령이 미국 변호사협회의 권고를 받아들인 결과라는 것은 대학원 가서야 알게 됐습니다. 동서(東西) 냉전(冷戰)의 긴장이 팽팽하던 시절에 5월 1일이 되면 모스코바의 붉은 광장과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 그리고 평양 한복판에서는 그들의 노동자 대회가 열렸고, 붉은 군대는 탱크와 미사일을 앞세우고 행진을 했습니다.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은 그날 공개되는 공산권의 신무기에 대해 신경을 곤두 세웠습니다.
‘메이데이’
5월 1일은 흔히 ‘메이데이(May Day)’라고 부릅니다. 메이데이의 유래는 유럽에 기독교가 전파되기 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유럽에선 우리나라의 그네 같은 메이폴(Maypole) 놀이를 하면서 여름의 시작을 알리고 농사의 번창을 기원했다고 합니다. 기독교가 전해 진 후에도 이 전통은 유지되었습니다. 유럽과 미국에선 ‘계절의 여왕’인 5월이 시작되는 축제일로, 작은 마을에선 민속의상을 차려 입고 행진을 하는 의식이 전통으로 이어오고 있습니다. 학교에선 아름다운 여학생을 선발해서 ‘5월의 여왕’(메이 퀸)으로 대관식을 하는 행사를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까지 이화여대가 메이 퀸 행사를 성대하게 했습니다.
서방에선 메이 퀸을 뽑는 ‘5월의 축제일’인 5월 1일이 공산국가에서는 무시무시한 ‘적군(赤軍) 행사일’이 된 것은, 1890년부터 유럽의 사회주의자와 공산주의자들이 5월 1일을 ‘노동절’로 정한데서 유래합니다. 그 직접적인 계기는 1886년 5월 4일에 일어난 ‘헤이마켓 사건’입니다. 주의할 점은 헤이마켓 사건은 5월 4일에 일어났는데, ‘노동절’은 5월 1일로 정한 것입니다. 그것은 물론 유럽에서 5월 1일을 이미 축제일로 정하고 있어서 이날을 ‘노동절’로 정하면 ‘메이데이의 정통성’을 가져 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냉전 시대에 5월 1일은 공산국가에서 큰 의미를 갖게 되었고, 이에 대항하여 1958년에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5월 1일을 ‘법의 날’로 정했습니다. 미국 변호사 협회는 노조가 탈법을 많이 하며, 공산국가들이 메이데이 행사를 하기 때문에 5월 1일을 ‘법의 날’로 정해서 눌러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근로자의 날’과 ‘법의 날’
우리나라는 1957년에 노총 창립일인 3월 10일을 ‘노동절’로 정했습니다. 제3공화국 들어서 그 명칭을 '근로자의 날'로 변경했습니다. 1964년에 박정희 대통령은 5월 1일을 ‘법의 날’로 정했습니다. 5월 1일을 ‘법의 날’로 정하는 것은 미국을 따랐다고 밖에는 달리 설명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사회주의 운동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에선 5월 1일을 ‘법의 날’로 정했다는 것을 듣고 그렇게 결정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근로자의 날’을 5월 1일로 옮긴 김영삼 대통령
1980년대 말 이후 우리나라 노동계는 ‘근로자의 날’을 5월 1일로 옮기자는 주장을 계속해 왔습니다.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은 ‘근로자의 날’을 5월 1일로 옮기도록 결정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선 5월 1일이 ‘노동절’이면서 또한 ‘법의 날’인 기형적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2000년 들어서 대한변협(민변출신인 김창국 변호사가 회장을 할 때입니다)은 ‘법의 날’을 5월 1일로 정한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2년 말에 구한말(舊韓末)에 ‘재판소 구성법’이 제정된 4월 25일을 ‘법의 날’로 정했습니다. 보기에 따라선 우리나라에선 미국과는 정반대되는 현상이 이루어 진 것입니다.
왜곡되어 알려진 ‘헤이마켓 사건’
원래부터 ‘메이데이’였던 5월 1일이 ‘노동절’이 된 것은 헤이마켓 사건 때문입니다. 1886년 5월에 시카고 시내 헤이마켓 거리에서 일어난 폭발 사건, 그리고 이로 인해 무고한 사회주의자 몇 명이 사형을 당한 것이 ‘헤이마켓 사건’입니다. 미국 역사의 한 장(章)을 장식한 ‘헤이마켓 사건’은 미국 사법사(司法史)에 오점(汚點)을 남겼습니다. 이 사건은 미국에서 강경한 노동운동이 막을 내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 이 사건이 황당하게 왜곡되어 알려져 있다는 점입니다. “사건 자체가 자본가들의 음모였다”, “30만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흰 꽃을 손에 쥔 어린 소녀가 경찰의 발포로 죽었다” ‘당시 미국의 자본가들은 100달러 지폐로 담배를 말아 피웠다“ 등등입니다. 당시 시카고 전체 인구가 80-90만 정도였는데, 30만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는 것도 황당하고, 도무지 헤이마켓 광장은 우리나라로 치면 로타리 정도 밖에 안 되는 면적입니다. (30만 명이면 프랑스 대혁명이나 볼세비키 혁명을 일으키기에 충분하지요. 또한 당시 100달러면 지금 돈으로 수천 달러가 되는 거액입니다.)
월간 조선 2007년 5월호에 기고한 ‘헤이마켓 사건의 진실’이 ‘북 월드’에 올라 있습니다. 그것을 읽으시고 비극적인 '헤이마켓 사건'의 진실을 접해 보기 바랍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신문에 난 관련 기사를 아래에 그대로 옮겨 놓았습니다. (비교해서 읽으시면 재미있을 것입니다. 1, 2, 3 기사는 기명 칼럼입니다만, 글 쓴 기자의 이름은 생략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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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선일보 2006년 4월 25일 기사
[조선데스크] 노동판(版) ‘늑대와 소년’
역사상 가장 유명한 총파업으로, 훗날 ‘메이데이’(노동절)의 기원이 된 미국 시카고 헤이마켓 사건은 계층 간 갈등에서 비롯됐다. 요즘 정권이 자주 쓰는 용어인 ‘양극화(兩極化) 현상’과 거의 흡사하다.
당시 자본가들은 다이아몬드로 의치(義齒)를 해 넣고 100달러 지폐로 담배를 말아 피울 만큼 흥청망청 좋은 시절을 보냈다. 반대로 근로자들은 하루 16시간씩 일하고도 저임금에 노예 같은 삶을 벗어나지 못했다.
1886년 5월 1일 마침내 ‘하루 8시간 근무’를 주장하며 미국 근로자들이 봉기했을 때 세상은 진짜 멈춰버렸다. 당시 신문들은 이 광경을 “공장의 기계 소리도, 뚝딱거리던 망치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굴뚝에서 솟아오르던 연기도 보이지 않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날 경찰의 발포로 소녀를 포함한 근로자 6명이 살해됐다. 다음날 30만 명이 모인 집회에서는 누군가의 개입으로 폭탄이 터지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법원은 그 책임을 물어 파업 지도자에게 사형까지 선고했다. 이 비극의 ‘기획자’가 자본가였음은 그로부터 7년 뒤 밝혀졌다.
‘제2인터내셔널’이 1889년 7월, 이날을 메이데이 즉 세계노동절로 정했고 100년 넘게 이날이 기념되는 것은 헤이마켓으로 상징되는 그날의 총파업에 한마디로 ‘진정성(眞正性)’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억눌렸던 자들의 분노, 왜곡당한 진의, 법과 제도에 의해 옴짝달싹 못하게 된 피지배계층의 설움 같은 것이다. 진정성은 또 관찰자들로부터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공감을 받을 수 있을 때 폭발적인 인화력을 갖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총파업의 역사는 일제시대부터 시작돼 길고도 격렬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총파업’의 위력은 대단했다. 세상은 그 단어만 들어도 부들부들 떨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마치 ‘늑대와 소년’이라는 동화(童話)를 연상시키는 단어처럼 들린다. 왜 그런가?
몇 년 전 민주노총 총파업 당시, 민노총과 노동부가 집계한 총파업 인원에 너무도 큰 격차가 있는 것에 의문을 품고 내막을 알아본 적이 있다. 예를 들면 ‘500명이 파업에 참가했다’고 밝힌 회사 노조에 직접 알아보는 식이다.
몇 시간에 걸친 취재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였다. 민노총은 부풀리고 노동부는 축소하는 식이었다. 과장의 정도가 축소보다 조금 더 했지만 ‘이런 식의 숫자놀음에 노조간부만 참가하는 집회를 파업으로 둔갑시킨다면 누가 그 진정성을 알아줄까…’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지금도 뚜렷하다. 진정성이 의심받는 것은 비단 숫자 때문만은 아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늘어난, 근로자의 절박함과 관계없는 정치(政治)파업이 그것이다. 내 삶, 내 가족과 무관한 집단행동에 한 몸을 초개처럼 던질 수 있는 근로자가 몇이나 될까.
비정규직법의 국회 처리를 앞두고 민노총은 지난 10일 ‘순환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이 파업은 벌써 몇 차례 국회 일정에 맞춘다며 연기된 것이다. 국회가 비정규직법 처리를 늦추자 민노총은 24일 다시 국회 일정에 맞춰 무기한 총파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규모라는 민노총이 이토록 순발력 있게 파업을 벌이는 것은 신기하기 그지없지만 파업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시도 때도 없는 파업으로 진정성을 의심받고 그 결과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할 때 피해는 고스란히 비정규직이 떠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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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겨레 2006년 5월 1일 기사
[유레카] 메이데이와 은방울꽃
메이데이가 가까워 오면, 노동자들 가슴 가슴엔 작은 꽃 하나씩 피고, 아릿한 이야기 하나 향기처럼 퍼진다. 1905년 5월1일 프랑스 파리. 하루 12~14시간씩 혹사당하던 노동자들은 예년처럼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했다. 전례 없이 격렬했던 시위대와 진압군 사이의 공방 속에서 한 젊은 여성노동자가 죽었다. 수없이 차이고 밟혔지만 그의 얼굴은 평온했다. 손에는 꽃 한 송이 꼭 쥐어져 있었다. 그 뒤 메이데이면 노동자들은 연인에게 이 꽃을 바쳤다고 한다. 은방울꽃. 꽃말이 행복인 꽃.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전국 산지의 비탈면 관목 그늘에 자생한다. 그윽한 향기로 말미암아 향수초라고도 불린다.
이런 전승도 있다. 1886년 5월1일. 미국의 공업과 물류의 중심지 시카고에 기적 소리가 끊기고, 기계가 멈추고, 굴뚝 연기가 사라졌으며, 거리의 상점들도 문을 닫았다. 총파업! 파업 사흘째 8시간 노동을 요구하며 시위하던 노동자들에게 경찰은 발포했다. 현장에서 6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한 소녀 노동자는 은방울꽃을 꼭 쥔 채 세상을 떠났다(?).
이튿날 헤이마켓 광장에선 30여 만 명의 노동자가 운집해 항의시위를 했다. 그로부터 3년 뒤 제2인터내셔널이 결성됐다. 인터내셔널은 세계의 노동자들에게 시카고 총파업을 기억하는 집회를 이듬해 5월1일 열자고 호소했다. 1890년 5월1일 놀랍게도 각국에선 총파업이 전개됐으며 이후 매년 이날마다 8시간 노동제를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은 노동자의 날이 되었다.
‘메이데이엔 은방울꽃을’이라는 전통이 어디서 유래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유럽 젊은이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4~5월이면 연인에게 줄 은방울꽃을 찾아 구릉지대를 쏘다녔다고 하니까. 다만 차별당하고, 멸시당하고, 가축처럼 부림당했던 노동자들이 끝끝내 포기할 수 없었던 간절한 바람 하나를 기억하면 될 터이다. 소유가 아니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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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경제신문 2007년 5월 3일 기사
노동절의 유래
쾅! 폭음과 함께 시위현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경찰 1명이 즉사했고 7명이 중상을 입었다. 1886년 5월2일 밤 늦게 미국 시카고 헤이마켓 광장에서 발생한 일이다. 이에 앞서 5월1일 경찰이 하루 8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을 향해 총을 쏘는 바람에 어린 소년을 포함해 노동자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격분한 노동자 30만 명이 경찰의 만행을 규탄하기위해 다음날 헤이마켓을 비롯, 미 전역에서 총파업 시위가 벌어진 것이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터진 헤이마켓의 폭탄은 모든 걸 바꿔 놓았다. 주요 언론은 과격한 노동운동을 비난했고 노조 지도자들은 줄줄이 붙잡혔다. 당국은 집회를 주도한 노조 지도자 8명을 범인으로 기소했고 이중 4명은 처형, 2명은 종신형,1명은 옥중 자살로 사건을 종결했다. 당시 자본가들이 하수인을 매수해 벌인 사건이라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7년 뒤 자본가들의 자작극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주동자들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뒤였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1889년 파리에서 제2 인터내셔설 설립대회가 열렸고 여기서 헤이마켓 사건을 기념해 이듬해인 1890년 5월 1일을 노동자의 날로 정했다. 그 후 여러 나라가 이날을 노동절로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군사정권 시절 노동절을 북한의 노동당을 연상해서인지 불온시하는 바람에 한국노총 창립일인 3월10일을 ‘근로자의 날’로 기념하다가 문민정부 시절인 1994년부터 5월1일에 '노동절' 행사를 치르고 있다. 군사정권 시절엔 언론들도 '노동자'란 표현 대신 '근로자'란 단어를 주로 사용했다.
하지만 정작 8시간 노동을 위해 노동자의 유혈극이 벌어졌던 미국에서는 9월 첫째 월요일이 노동절이다. 미국 의회는 1894년에 9월 첫째 주 월요일을 미국 노동절로 선포한 것이다. 메이데이 총파업이 있기 4년 전인 1882년 9월 전국노동조합(National Labour Union)이 뉴욕 맨해튼 유니온 스퀘어에서 노동자 행진을 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헤이마켓 사건은 급진주의 성향을 띤 미국의 노동운동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그동안 과격투쟁을 벌여왔던 전국노동조합과 노동기사단(Knight of Labour)은 국가전복세력으로 낙인찍히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사회민주당에 가입한 노조지도자들이 득실거리던 노동기사단은 회원수 70만 명을 자랑했으나 과격노동운동에 등을 돌린 노동자들로 부터 철저히 외면당한 것이다. 대신 합리적 노선을 표방한 미국노동총동맹(AFL)은 헤이마켓 사건 직후 공식 출범해 전국조직으로 급부상하며 노동계를 완전 장악했다. AFL은 자본주의를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받아들인 전국적 노동단체였지만 합리적 노동운동을 펼치며 명실상부한 미국의 상급단체로 위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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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1> 조선일보 2003년 4월 22일 기사
“노동절 이름 돌려 달라” 민노총 입법청원 내기로
민주노총이 다음달 1일로 113주년을 맞는 세계 노동절을 앞두고 ‘노동절(勞動節)’이라는 이름을 되찾기 위해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하는 입법 청원을 내기로 했다. 민노총은 21일 “지난 1994년 근로자의 날이 3월 10일에서 5월 1일로 바뀌었지만 노동절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되돌려 받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동절은 1886년 5월 1일 ‘8시간 노동제’를 쟁취하기 위해 사형을 당하면서까지 맞섰던 미국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국제노동계가 1890년 ‘메이데이(MAY DAY)’로 기리면서 시작됐다. 민노총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1923년 조선노동총연맹 주도로 첫 노동절 기념행사가 열렸으며, 해방 직후인 1946년에는 동대문운동장에서 20만 노동자가 참여한 가운데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전평) 주최로 기념식이 열렸다.
그러나 전평이 해산한 후 1957년부터 노동절이 대한노총 창립일인 3월 10일로 바뀌었으며,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 시절 법률을 제정해 이름까지 ‘근로자의 날’로 바꿨다. 이후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시절인 1994년 3월 9일, 정부는 법 개정을 거쳐 3월10일에서 5월 1일로 근로자의 날을 바꿨으나 여전히 공식이름은 ‘노동절’이 아닌 근로자의 날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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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2> 조선일보 2002년 12월 7일
[법무부] ‘법의 날’ 4월 25일로 바꾼다
미국의 전례를 따라 제정됐던 ‘법의 날’이 내년부터 현행 5월1일에서 4월 25일로 바뀐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개정령안’을 이달 중순 법제처심의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현행 ‘법의 날’은 1958년 사회주의국가의 메이데이(5월1일)에 대항한다는 차원에서 같은 날로 정한 미국의 전례를 따라 지난 64년부터 시행됐다. 4월25일은 1895년 우리나라 최초로 ‘법률’이라는 명칭이 사용된 근대적 형식의 법인 ‘재판소구성법’이 공포, 시행된 날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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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3> 연합통신 2000년 5월 11일
대한변협 `5월1일 `법의 날` 바꾸자`
메이데이에 맞춰 5월1일로 정해진 `법의날'을 제헌절인 7월17일이나 경국대전이 완성된 날인 9월27일로 옮겨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변협(회장 김창국 변호사)이 발행하는 격주간지 `대한변협신문'은 최근 발행된 제4호의 사설을 통해 "법의 날이 근로자의 날과 겹치는데다 관 주도 행사로 전락했다"며 "특정 기념일(노동절)에 대항하기 위해 법의 날을 제정했다는 발상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변협신문 편집위원회(위원장 오욱환 변호사)도 최근 전체회의를 열고 "법의 날이 근로자의 날과 겹쳐 있어 국민들로부터 잊혀져가고 있고 심지어 법조인들마저 이 날을 무의미하게 넘겨 버린다"고 지적한 뒤 법의 날을 제헌절이나 경국대전이 완성된 날로 옮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한변협은 지난 64년 법의 날 제정 당시에도 경국대전 반포일인 9월27일을 법의 날로 제정해달라고 건의했으나 정부는 미국의 의견을 받아들여 노동절인 5월1일을 법의 날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법의 날 선포 축하연이 미8군 사령부 영내에서 열리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 58년 아이젠하워 정부 당시 미국 변호사협회장의 의견에 따라 메이데이에 대항하기 위해 5월1일을 법의 날로 선포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59년 대한노총 창립 기념일인 3월10일을 ‘노동절’로 정했다가 63년 이름을 ‘근로자의 날’로 바꿨지만 노동계의 요구에 따라 지난 94년부터 다시 5월1일을 ‘근로자의 날’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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