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LEESANG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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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통령 첫 메시지 실패" (SBS 라디오)
작성일 : 2014-05-07 09:56조회 : 2,965
* <한수진의 SBS 전망대> (FM 103.5 MHz 6:00-8:00)
* 진행 : SBS 한수진 기자
* 방송일시 : 2014년 5월 7일 수요일
* 대담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라디오에 있습니다.
* 대담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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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대통령 첫 메시지 실패, 여러 번 사과해도 효과 없을 것”
- 청와대와 여권, 말만하면 언어대참사, 사태 더 악화시켜
- 세월호 국정조사 필요, 사건백서 만들어 여론에 회부해야
- 집권 1년, 정부기구의 무능도 몰라, 인사부터 문제
- 대통령 초심으로 돌아가라. 대통합-경제민주화 약속 지켜야
▷ 한수진/사회자: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야당도 국회차원의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부정적입니다. 일단 사고 수습이 먼저라는 건데요. 정부에 대한 불신을 잠재우고 세월호 침몰 원인을 제대로 밝힐 방법 과연 뭘까요. 관련해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지난 주 세월호 침몰 현장에 직접 다녀오셨다고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네, 침몰 현장은 바다니까 갈 수가 없죠. 팽목항, 말하자면 비탄의 현장을 지난 4월 30일에 다녀왔습니다. 어떤 잡지에 제가 기고를 할 일이 있어서 겸사겸사 다녀온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 곳에서 어떤 생각이 드시던가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이루 말을 할 수 없죠. 거기 간 사람들 다 마찬가지일 겁니다. 사람들이 목소리도 낮추고 행동도 매우 조심스럽게 하는 아주 침울한 이런 분위기가 그곳 상황을 뒤덮었습니다. 멀리서 희생자를 수습해서 오는, 그런 현장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 이번 사고를 보면서 어떤 점이 제일 안타까우셨어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이런 대형 사고는 항상 안타깝습니다만 이번 사고는 특히, 정부가 구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냥 보냈다는 것하고, 또한 이번 사고는 희생자들, 또 가족인 피해자들이 좀 편중되어 있죠. 희생자들이 대부분 젊은 세대가 많았고 피해자들이 흔히 말하는 보통 사람, 서민층이라고 할까요. 이렇게 한쪽에 치우쳐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과거 우리 삼풍백화점이나 미국에서 대서양에 있었던 타이타닉과는 구분이 되죠. 그래서 저는 사태 수습과 치유에 보다 더 신중하고 더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권 인사들이 황당한 발언을 해서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고 어떤 장관은 그런 판국에서 라면을 끓여먹었다고 하니 참 한심하고 창피스럽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두 가지 점을 말씀해주신 것 같은데요. 일단 정부가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해주셨어요. 제대로 역할을 못했다는 거죠?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이제 우리가 대책을 알고 있지 않습니까. 해양 경찰청, 해경이 얼마나 부실하고 그야말로 의혹에 가득한 정부 기구인가를 알게 되었죠. 문제는 우리 국민들은 지금 알았다고 하더라도 국정의 최고 책임자와 고위 정책 결정자들도 그걸 몰랐던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미 정권이 들어온 지 1년이 넘어가는데 이러한 정부기관에 대한 상황적 파악을 못 했으니까 이런 사고에 대처할 수 없었고 그래서 이런 상황이 되었는데 여러 가지 우리가 인명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놓쳐버린 것, 그것은 안타까울 뿐 아니라 정부가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정부는 기구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현장에서 해경도 초기 대응이 너무나 부실했다는 말씀 해주셨는데 사실 지금 해경의 지휘 본부만 봐도 현장 경험이 부족한 그런 인사들이 대부분이라고 하죠?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네, 비로소 알게 되었죠. 청장 뿐 아니라 고위층은, 고위 간부들은 함정을 몰아본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말하자면 해군 참모 총장과 해군의 지휘관들이, 함장을 갖다가 안 해본 사람들이 있으면 군대라고 말 할 수 없죠.
▷ 한수진/사회자: 군대 같은 경우는 아예 고위직 승진이 안 된다면서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어떻게 해서 이런 조직을 지금까지 만들어왔느냐. 이건 물론 현 정권의 책임만은 절대로 아닙니다, 누적되어 온 것이죠. 그러나 현 정권이 들어서서 1년이 지났으니까, 그러면 새 정권 들어와서 무얼 했느냐. 국정 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할 말이 없다고 저는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럼 국정 파악이 이렇게까지 제대로 안 된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여러 가지 있겠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장관이나 기관장 인사가 잘못된 게 아닌가. 대체로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습니까. 저도 그 부분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인사부터 제대로 되었어야 한다, 하는 말씀이시군요. 그리고요. 대부분 학생들과 보통 사람, 서민층의 희생이 컸다, 이 부분도 말씀해주셨어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그렇습니다. 우리 사회가 상당한 세대 간의 어떤 갈등, 소득 수준에 대한 갈등 같은 게 잠재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2012년에 박근혜 대통령도 그것을 본인께서 치유하겠다고 1년 내내, 대선에서 국민 대통합과 경제민주화를 내걸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대통령 취임 후에는 그 약속이 별로 지켜지지 않았다, 그렇게 보고 있지 않습니까. 그 점에서 특히 이번 사고가 아프다고 저는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난 해 12월인가요.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파장 관련해서 저희 프로그램에서 교수님과 인터뷰를 했는데요, 그 때도 바로 그런 계층 문제 말씀해주셨거든요. ‘사회 계층 전체가 건강하지 않으면 누구도 진정한 의미에서 안녕할 수 없다’, 이런 말씀해주셨어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갈등을 갖다가 증폭시켜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이런 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을 하고 그것을 완화시키고 치유하려고 노력을 해야만 됩니다. 저는 그것이 바로 국민 대통합과 경제민주화 두 정책 방향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그 초심으로 되돌아갔으면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 지금 희생자 가족들이 특검, 청문회 도입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구요, 야당도 국정조사, 특검, 청문회 이렇게 요구하고 있는데 교수님께서도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저는 특검은 아직은 빠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검찰이 어느 정도 수사하나 지켜봐야 한다고 봅니다. 특검은 원래 권력 최고위층과 그 집안 가족에 대해서 하는 것이죠. 일단 특검은 성급한 이야기 같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당연히 국민 대표 기관인 국회가 국정조사를 하고 이른바 사건 백서를 만들어서 사회에, 여론에 회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국정조사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국정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면 시기는 언제 해야 한다고 보세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글쎄요, 선거도 있고 하니까요. 과연 이것이 5월 한 달 동안 할 수 있겠느냐. 저는 이것을 너무 성급하게 자르는 것도 좋지 않다고 봅니다. 시간을 충분히 갖고서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거 전에 끝내겠다, 그건 너무 졸속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만약 국정조사가 이루어진다면 특히 어떤 점이 집중적으로 규명되어야 한다고 보세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국정조사는 특히 정부의 잘못을 규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 선박 안전에 관한 정부 행정이 이렇게 엉망인가 하는, 말하자면 사고를 야기했던 총체적인 부실 행정, 그 부분하고 사고 발생 후 대처가 이렇게 한심할 수 있는가 하는 그 부분이 아무래도 제일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지금 새누리당에서는, 일단 사고 수습이 먼저다. 야권의 국정조사 같은 요구를 정치 공세라고 일축하는 그런 분위기인데요. 이런 새누리당의 판단은 어떻게 보세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사실은요, 정치 공세라고 일축하는 것도 일종의 정치 공세입니다. 정당은 어차피 정치공세를 하는 것 아닙니까. 문제는 정치 공세의 내용이 타당하냐, 아니냐, 그것을 따져봐야죠. 야당이 정치 공세 같은 측면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야당의 주장 중에서 국정 조사 같은 것은 충분히 이유가 있는 것이고 정당하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타당한 측면이 있다, 이런 말씀이시고요. 그리고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사고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 국가 안전처 만들겠다.’ 어떻게 보면 사태 수습도 끝나지 않은 상황인데 새로운 기구를 만들겠다고 말씀하셨어요. 이게 순서에 맞는 걸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저는 그러한 것도 보고서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건 백서이죠, 그것과 마찬가지로 거기에 대한 대책도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서, 여론을 수렴해서 이른바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준비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봅니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너무나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그러한 말씀하시는 것도 이해는 할 수 있죠.
▷ 한수진/사회자: 관료 마피아, 다시 말해 ‘관피아’의 척결도 지금 이야기 되고 있지 않습니까. 인재에서 시작했는데 관재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있거든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네, 사실 그것은 해수부만의 문제가 아니고 정부 돌아가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정부 몇 몇 부서 위원회 위원 같은 것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런 병태가 만연했던 것은 다 아는 겁니다. 그것이 이번에 이렇게 터진 거죠. 그런 것은 앞으로 이번 기회에 이 문제를 발본색원(拔本塞源)하기 위한 개혁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 개혁과제가 있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제가 느끼는 것은 청와대에서 말하자면 이런 사건에 대해서 메시지를 보내고, 말하자면 대통령이나 대변인 발표를 통해서 국민의 어떤 공감대를 사는데 완전히 실패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태를 더 악화시켰어요. 외국 사례이지만 1986년 1월 28일에 우주선 챌린저호가 폭발하는 대참사가 일어난 것 잘 기억하시죠. 그건 비참한 사건이고 국민들이 충격에 빠지고 정부의 책임도 없는 것이 아니죠. 그런데 그 당시, 그날 밤에 레이건 대통령이 자기 집무실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어요. 그래서 ‘그들을 잊지 말고 슬픔을 잊어내자.’ 이런 명연설을 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고 그 다음날 백악관에는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는 전화와 편지가 쇄도했습니다. 그건 그 당시 페기 누넌이라는 스피치라이터가, 나중에 언론인이 된 사람이죠, 그 사람이 쓴 아주 명연설이죠. 그래서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 대해서 이런 메시지를 통해서 국민들의 상처를 그야말로 보듬고 국민을 단합시키는 그런 메시지를 내는 것이 정치에 아주 중요한 역할입니다. 그런데 제가 봤을 때 현재 청와대는 그런 능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보면 컨트롤 타워 논란도 그렇고요. 청와대가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이 아닌가,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거든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청와대, 예를 들면 안보정책실은 책임이 없다, 이런 발표를 하는데 책임이 없는 게 맞다고 해도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죠. 그뿐 아니라 여권 사람들이 지금 말을 한 번 했다고 하면 그게 아주 그냥 언어 대참사를 일으키고 있어요. 그렇게 해서 자꾸만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대통령께서 여러 번 사과를 하셨는데요. 이렇게 거듭된 사과는 어떻습니까, 지금이라도 민심을 돌리는데 도움이 될까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뭐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만 제 생각은 제일 처음에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 86년 1월 달에 레이건 대통령 연설처럼 진솔하게 국민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그래서 국민들의 단합으로 이끌어내는 첫 메시지에 실패했기 때문에 그 후에 이렇게 여러 번 사과를 해도 별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런 것을 잘 하는 것도 국정을 운영하는데 가장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메시지 관리가 중요하다, 대국민 메시지가 중요하다는 거죠, 정치에서는요.
▷ 한수진/사회자: 네, 오늘 좀 쓴 소리를 많이 해주셨네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지내신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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