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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완종 리스트 사실로 드러나면 중대한 결단 취해야”(KBS)
작성일 : 2015-05-01 09:25조회 : 1,951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2015년 4월 29일
[인터뷰] 이상돈 교수(새누리당 전 비대위원) “검찰 수사 통해 성완종 리스트 상당부분 사실로 드러나면 유감 표명, 대통령 중대한 결단 취해야”
□ 방송일시 : 2015년 4월 29일(수요일)
□ 출연자 : 이상돈 교수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 중앙대 명예교수)
[홍지명] 박근혜 대통령이 이완구 총리 사퇴에 대해서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또 누가 연루됐든 부패는 용서치 않겠다고 했습니다. 성완종 전 회장의 과거 두 차례 특별사면에 대해선 납득할 수 없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이런 내용이 담긴 박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에 대해서 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이었던 중앙대 이상돈 명예교수가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상돈]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어제 대통령이 청와대 홍보수석을 통해 입장을 내놨는데 대통령의 메시지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이상돈] 유감을 표명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적절하다고 봅니다. 현 단계에서 사과를 해야 한다는 요구가 여야 다 나왔지만 현 단계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서 사과를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사실이 확실치 않기 때문에요.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에는 대통령께서 부정부패를 척결하라고 일반론적으로 말씀하시는 건 당연하고 또 그래야 합니다. 그러나 성완종 전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 그 부분에 대해서 수사를 해야 된다고 특정적으로 언급한 것은 검찰권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봅니다. 그 부분에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홍지명] 새정치연합의 문재인 대표가 어제 이런 메시지에 대해서 진정성이 없는 대독사과이다, 특히 성완종 특사와 관련해서는 본질을 호도하고 여당 선거를 지원했다고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상돈] 야당 대표 입장에서야 그런 말씀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발언이 선거를 지원했다고 보기는 조금 지나친 것 같습니다. 다만 대통령의 발언이, 부정부패에 대한 언급이 너무 일반론이기 때문에 이것이 여권에서 발생한 것인데 그 부분에 대한 자기성찰 같은 게 부족한 건 사실이라고 봅니다.
[홍지명] 아직은 유감 정도로 충분하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대통령의 건강이 회복되고 사건의 실체가 더 드러나면 추가적으로 대통령이 여기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더 밝힐 필요가 있다고 보십니까?
[이상돈] 만일에 수사를 통해서 성완종 리스트의 실체가 상당부분 사실로 드러나면 그것은 유감 표명, 사과 정도가 아니라 대통령이 중대한 결단을 취해야 됩니다. 그야말로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관련자에 대해서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된다고 봅니다. 다만 그때까지는 우리가 상황을 봐야 되겠죠.
[홍지명] 성완종 전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 그 자체에 대해서는 이상돈 교수께선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어제 대통령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했습니다만.
[이상돈] 저도 납득하기 어렵죠. 한 정권에서 두 번 특사, 그리고 특히 정권의 마지막 순간에 하는 특사는 상당히 문제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자기 정권 사람인데 어떤 피치 못할 사건으로 실형선고를 받았거나 자격정지가 있는 경우에 그 사람들을 갖다가 우리가 나가기 전에 풀어주지 않습니까? 그런 것을 전투가 끝났는데 우리 전우를 들판에 버리고 갈 수는 없지 않느냐는 표현이 있습니다. 근데 그건 좋지 않죠.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특사라는 제도를 남용한 것이라고 봅니다. 이 같은 경우는 더 특별하죠.
[홍지명] 그러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성완종 메모 관련 수사가 예를 들어서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특사 관련부분도 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보십니까?
[이상돈] 저는 그 사건도 특사 자체는 대통령의 특권이지만 현재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외부에서 로비를 한 게 아니냐,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서 직접적으로 로비한 게 아니냐는 것이죠. 그 부분은 실제로 단순한 로비라도 우리나라 현행법 상 걸리는 게 있습니다. 그리고 돈을 받고 했다고 하면 그건 심각한 문제죠. 그러나 이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났고 가장 중요한 당사자 두 분이 이 세상에 안 계십니다. 저는 그래서 과연 이것이 밝혀질 수 있을지는 좀 회의적입니다.
[홍지명] 지금 성완종 파문 관련해서 특검을 놓고도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의혹이 나오면 특검하자는 얘기고, 새정치민주연합은 특검법안을 별도로 발의하겠다는 입장이고, 새누리당은 특검 언제든지 받을 수 있지만 새로운 특검법안은 안 된다는 입장인데, 이런 공방은 어떻게 지켜보고 계십니까?
[이상돈] 그것은 현실성보다는 자신들의 명분을 잡기 위한 것 같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현재 검찰이 수사를 시작해서 동력을 받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특검을 하게 되면 동력을 상실해버릴 수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어떤 특검에 대해서도 굉장히 혼란스럽습니다. 야당의 주장은 특검에 대한 또 다른 특검을 요구하는 것이고 여당은 그렇지 않고, 그래서 저는 여아 간에 이 문제를 정쟁 차원으로 다루지 말고 일단은 검찰의 수사를 지켜본 다음에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홍지명] 그러면 일단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고 뭔가 미진하다면 특검으로 가긴 가야 할 텐데, 그때 다시 또 부딪힐 수 있는 문제가 상설특검이냐 또 다른 특검법에 따른 새로운 특검이냐, 이 문제가 또 나올 것 아닙니까? 그때는 어떻게 하는 게 좋겠습니까?
[이상돈] 그때도 역시 여야 간의 어떤 타협점을 찾아야 되겠죠.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특검 자체가 되기가 어렵겠죠. 법리적으로 볼 때 특별법을 만들어서 특별한 특검을 도입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특별한 특검이 지난번에 통과시킨 특검법에 비춰볼 때 바람직한 것이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홍지명] 어제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서 새정치연합의 문재인 대표가 대통령 자신이 몸통이고 수혜자다, 이렇게 강력히 반발을 했고요. 이런 말을 전해들은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가 몸통이라 그랬냐고 재확인한 뒤에 선거 전패할까봐 정신 잃은 것 아니냐, 이런 서로 간에 아주 날 선 공방들이 왔다 갔다 했어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상돈] 선거 하루 이틀 앞두고서 양 당 대표가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이런 공방이 나온 것 같습니다. 사실 성완종 리스트가 수사결과에 따라서 100% 사실이라면 박근혜 대통령은 치명타를 입는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거기에 거론된 사람들이 현 비서실장이니 그야말로 대선캠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분들 아닙니까? 근데 아직은 이런 것이 사실로써 우리가 받아들이기가 어렵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에서 아무리 선거가 하루 이틀 앞에 있지만 두 대표께서는 그 점을 살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신중할 필요가 있겠다는 말씀이시군요.
[이상돈] 네, 그렇습니다.
[홍지명] 국무총리 얘기 좀 해보겠습니다. 이완구 총리가 사퇴하면서 이제 다음 국무총리를 도대체 어떤 분을 모셔야 되느냐, 상당히 고민들이 많을 텐데 이상돈 교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상돈] 어떤 분을 총리에 지명하든 간에 제일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총리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른바 책임총리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재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대해서 자신감을 좀 상실한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외교니 남북관계, 공공분야개혁 등 잘 되는 게 없잖아요? 그렇다면 대통령을 대신해서 국정을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추동력이 있고 방향을 잡을 만한 인물이 좋겠죠. 그런데 그럴 만한 인물이 있는지, 과연 대통령께서 그런 결심을 하는지, 그런 것도 쉽지 않다고 봅니다.
[홍지명] 양 당의 대표가 모두 호남총리론이라는 걸 제안했는데, 특정 지역을 지칭한 총리론은 적절하다고 보십니까?
[이상돈] 저는 출신지역을 따지는 인사는 좋지 않다고 봅니다. 일단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물을 임명하는 게 필요하고요. 같은 값이면 현 정권이 이른바 PK니 TK 편중이라는 말이 있으니까 그런 편중시비를 벗어날 수 있는 총리라면 더 좋겠죠. 그야말로 제일 중요한 것이 현 시국 같아서는 야당도 납득할 수 있는 인물을 총리로 발탁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홍지명] 이완구 총리가 낙마하면서 지금 말씀대로 대통령이 총리에게 어떤 권한을 줄 것인가도 중요하겠습니다만, 차기 국무총리가 스스로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뭐라고 보십니까?
[이상돈] 일단 국무총리가 되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왜냐면 청문회 등등을 거쳐야 되기 때문에, 제가 쭉 지켜보면 청문회 과정에서 굉장히 상처를 입게 되면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부분을 임명권자가 고려해야 되고요.
[홍지명] 사전에 철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이상돈] 네, 그렇습니다. 그리도 또 하나는 이제 집권 3년차이니까 사실 1년차, 2년차처럼 국정을 돌파하는 운영이 안 됩니다. 그래서 남은 기간을 원만하게 가기 위해서는 야당과 대화도 되고 국민과 교감할 수 있는 총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총리가 그동안 하도 여러 번 낙마하다보니까 시중에 이런 과격한 얘기도 나돌더라고요? 총리가 필요 있느냐, 그냥 총리 없이 가자는 얘기도 나오던데, 이건 화가 나서 하는 얘기겠습니다만 이 교수께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이상돈] 현재 우리 제도 안에서 총리라는 제도가 상당히 애매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돌이켜보면 총리를 제대로 쓴 대통령도 있습니다. 노태우 대통령 때 강영훈 총리 같은 경우는 성공적이었다고 보죠. 그리고 김영삼 대통령도 총리를 많이 바꿨지만 그걸 통해서 국정의 신선한 기분을 제공하고 자신의 후계그룹을 양성하기도 했습니다. 근데 박근혜 대통령은 그런 두 전직 대통령의 지혜를 존중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홍지명] 하나만 더 질문 드리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추부길 전 청와대홍보기획비서관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 말에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형인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 또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 씨, 이른바 형님들끼리 접촉을 해서 MB의 BBK 의혹을 덮는 대신에 노 대통령 퇴임 후에 신변을 보장해주기로 무슨 밀약을 맺었다, 어제 이것 때문에 또 정치권이 들썩거렸는데, 이거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상돈] 2007년 11월, 12월 대선 말에 그런 얘기가 파다했습니다. 그래서 심지어 그 당시 2007년 대통령 선거 정세는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후보, 그리고 정동영 후보와 이회창 후보 간의 대결이라는 말까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뜻밖의 변수가 됐기 때문에 이회창 후보에 대해서 노무현 대통령과 유력한 여권 후보자였던 이명박 후보 간에 묵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그러나 추부길 당시 비서관은 그 사정을 알 수 있었던 위치에 있었죠. 정두언 의원도 비슷한 얘기를 했죠. 정두언 의원도 그런 사정을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봅니다.
[홍지명] 개연성이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이상돈] 네, 개연성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것을 사실로써 입증하기는 이제는 어렵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상돈]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이었던 이상돈 중앙대 법대 명예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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