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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ANG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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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야권은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광주일보)
작성일 : 2015-05-02 07:23조회 : 2,045
<광주일보> 2015년 5월 1일자 칼럼
이상돈의 '바른 소리'
야권은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
4·29 재보선은 예상했던 대로 새정치민주연합의 참패로 끝이 났다. ‘성완종 리스트’라는 뜻밖의 호재가 있었음에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야권 분열과 저조한 투표율이란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표는 리더십에 큰 손상을 입었고 새정치민주연합의 앞날도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서는 관악을을 여당에 내어준 것이 가장 아픈 패배일 것이다. 인천 서구-강화을은 원래 여당 우세지구이고 성남 중원은 일찌감치 여당 우세가 예상되었기 때문에 이 두 곳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패배한 것이 이변일 수는 없다.
광주 서구을에선 유권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전 의원이 승리를 안겨주었으니 호남 민심이 문재인 대표에 대해 또다시 황색 경고를 한 셈이다.
4·29 재보선은 정동영, 천정배 두 중진 정치인이 큰 변수로 작용한 셈이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두 사람을 포용하지 못한 것이 전적으로 문재인 대표의 책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에서도 이 두 사람이 소외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과연 이 두 사람의 독자 출마가 진정한 명분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점은 있다.
이번 선거에서 정동영 전 의원은 야권 전체에 참패를 안겼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행로에도 종지부를 찍은 악수(惡手)를 두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대표를 가상적(假想敵)으로 설정한 그의 출마는 애당초 무모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물론이고 진보 시민사회도 그를 말리지 못했으니, 가히 ‘진보의 파탄(破綻)’이라고 할 만하다.
천정배 전 의원은 무소속으로 광주 서구을에서 당선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를 선택한 광주 유권자들의 속내는 그를 지지했다고 하기 보다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리더십에 대해 또다시 경고를 보냈다고 보아야 한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표가 이끄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작년에 치러진 6·2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에서 나타난 호남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선거 전략에 있어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에 뒤졌음은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를 중심으로 지명도가 높은 당내 인사들이 팀을 이루어서 선거운동을 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지원하는 문재인 대표의 옆에는 그와 해당 지역구 후보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거당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느낌을 주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러하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주목할 만한 후보도 내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의 후보들은 새누리당 후보들에 비해서 지역 밀착도 마저 뒤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감동있는 선거운동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유권자들은 야당 후보자 이름 석 자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투표장에 갔을 것이며, TV에 나온 새정치민주연합 유세 장면에서 주인공은 문재인 대표였지 해당 지역의 후보가 아니었다.
작년 재보선에서 동작을에서 벌어진 사태에 놀란 나머지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내세우기 보다는 지역구를 관리해온 인사들을 안일하게 공천하는 데 그쳐서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보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표가 당장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문 대표는 선거 다음날 공식발표를 통해 국민의 여망을 받아 내지 못해 송구하다면서 심기일전해서 수권정당으로서 야당을 이끌고 가겠다고 약속했다. 사실 현 상황에서 문 대표가 물러나면 야당은 그야말로 지리멸렬하고 말 것이다. 또한 당 대표가 된지 3개월 만에 치른 재보선에 실패했다고 해서 당 대표에 대해 퇴진을 요구해서도 안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 결과는 문 대표에게 비상한 각오로 당을 쇄신할 것을 명령했다고 보아야 한다. 문 대표가 이 마지막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고 봐야 한다. 당내 분열을 극복하고 야권 전체를 쇄신하는 일대 개혁을 하지 못한다면 내년에 있을 총선은 물론이고 내후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도 야권은 실패할 것이다.
새누리당은 예상을 뛰어 넘는 좋은 결과에 표정을 관리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번 선거가 여당에 대한 지지를 확인시켜준 것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조사는 여전히 부정적이며, 여권의 국정운영 능력도 취약하기만 하다.
결국 이번 선거를 계기로 야권이 큰 성찰과 반성을 통해 새로 태어날 수 있는지, 그리고 문재인 대표가 그 같은 야권 쇄신을 주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중앙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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